제네시스 브랜드 첫 모델 … 정몽구 회장 "세계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
"그동안 축적해온 모든 기술력을 집약하고 최고의 성능과 품질 관리로 탄생한 'EQ900'는 세계 최고급 명차들과 당당히 경쟁해 나갈 것입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9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EQ900 신차발표회'에서 현대차가 지난달 4일 출범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모델인 EQ900을 선보이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몽구 회장이 이번 신차발표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대외 이미지 제고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이 신차발표회를 직접 주관한 것은 2013년 11월 2세대 제네시스 신차발표회 이후 2년1개월 만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로이터통신은 "제네시스 브랜드는 수익성 향상과 더불어 고급차 시장 진입을 향한 정몽구 회장의 숙원도 풀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EQ900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야심 차게 개발한 최첨단 프리미엄 세단"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이번 신차 출시를 계기로 브랜드 가치를 혁신적으로 높이고, 최첨단 기술을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올해는 고 정주영 회장님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로 (EQ900의 출시) 의미가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면서 "현대차의 새로운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첫 번째 모델이 되는 EQ900 자동차는 전 세계 고급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 "자동차 산업은 다른 주력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변화와 혁신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이 기존의 기술력에 ICT 등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네시스의 첫 신차인 EQ900는 출시 전부터 초기 반응이 뜨거웠다. 사전예약만 1만700여대에 달했다. 국산 최고급 세단이 신차 출시 전 사전예약만으로 1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것은 EQ900이 처음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여기에 만족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출범 이전까지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잦은 부침을 겪어왔다.
현대차 에쿠스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한 2009년 2월 사전예약 1180대로 시작해 첫해 1만6274대를 기록했지만, 올해(~10월)는 4412대까지 떨어졌다. '정몽구의 애마'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던 기아차 K9 역시 출시 첫해인 2012년 5월 1500대로 시작해 8개월 만에 7599대를 기록하며 월평균 1500대 수준으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점차 판매량이 떨어져 2013년 5000여대, 2014년 4400여대 판매하는 데 그쳤고 올해는 3631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이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독립 출범함에 따라 브랜드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제네시스 EQ900은 '통합 주행 모드', '렉시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운전석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항목의 첨단 고급 사양들을 모든 트림에 기본 탑재했다.
완전 자율주행차의 전초 단계인 고속도로 주행지원(HDA) 시스템도 국내 최초로 탑재했다. 고강도 엔진 내구시험을 통과한 람다 3.8 V6 엔진, 람다 3.3 V6 터보 엔진, 타우 5.0 V8 엔진 등도 선보인다. 오너 드라이버를 공략한 람다 3.3 V6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의 동력성능을 실현한다. 판매가격은 3.8 GDi 모델이 7300만~1억700만원이고, 3.3 터보 GDi 모델은 7700만~1억1100만원, 5.0 GDi 모델은 1억1700만원이다.
현대차 측은 "고급 수입차 브랜드가 대중화하기 전까지 플래그십 세단 시장은 저변이 약했고, 차량의 기술력 문제라기보단 시기적인 문제와 수입차 확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면서 "단순히 판매대수에 일희일비하지 않았고 꾸준히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내실을 다져온 만큼 이번 제네시스 EQ900은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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