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한국경제, 제조업서 활로 찾아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070215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한국경제, 제조업서 활로 찾아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7%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성장률은 이보다 높은 3%로 추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전망기관들은 2% 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본다. 3% 대에 있는 잠재성장률에도 미달하면서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
성장률이 이렇게 낮아질 경우 우리경제는 선진국과 달리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연금과 복지체제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령화는 진전되고 있으며 노후소득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실업은 물론 40대 중반에 조기퇴직까지 증가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이렇게 된 원인중의 하나는 제조업을 경시하거나 포기하는 성장전략 때문이다.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우리 제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조선과 철강업은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가장 믿었던 전자까지도 중국의 추격으로 멀지않은 장래에 경쟁력이 역전될 것이 우려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제조업은 이제 가망이 없으니 서비스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학자들까지 한국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에 주력해 내수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3배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으며 내국인의 해외서비스 구입수요를 내수로 돌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정부도 서비스업 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최근 서비스 기본법을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낙후된 서비스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서비스업만으로 우리 성장률을 높이기는 어렵다. 한국의 경제구조가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수시장이 커서 서비스업이 중요하고 이미 연금체제와 복지체제가 구축되어 있어 성장률이 낮아져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내수시장은 작고 수출위주의 경제구조이다. 서비스산업의 발전만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없는 경제구조인 것이다. 제조업과 달리 대부분의 서비스업은 수출이 어려운 비교역재다. 우리경제는 미국이나 선진국경제와 달라 서비스업으로 내수는 조금 살아날 수 있지만 우리국민 모두가 먹고 살기에는 역부족이다.
서비스업이 고용을 많이 창출한다고 하나 제조업과 달리 투자의 매몰비용이 작아 고용의 안정성은 떨어진다. 비정규직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제조업을 무시하고 서비스업만 육성한 나라들은 비록 선진국이라고 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은 제조업을 포기한 대가로 높은 실업 비용을 지금도 치르고 있으며 반면에 제조업이 강한 독일은 수출이 늘어나면서 다른 유럽에 비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않다.
기업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업에 다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을 고급화시켜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기술을 개발해서 지금의 주력산업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한중 FTA 발효가 우리 제조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책을 세울 필요도 있다. 지금은 비록 TV와 같은 가전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중국의 가전제품을 수입하게 될 경우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상호 경쟁적 제조업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제조업에서 우리경제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산업부와 미래부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 다. 미래부는 제조업의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을 수립해야 하고 산업부는 신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신산업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이들 부처의 정책을 좀더 적극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특히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합쳐진 미래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금은 모든 산업이 정보통신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유통과 금융 그리고 문화산업과 같은 서비스산업은 물론 대부분의 제조업도 모두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통신과 연관이 있다. 미래부와 산업부가 새로운 과학기술정책과 신산업정책을 수립해 제조업을 부활시킬 때 우리경제는 지금의 저성장기조에서 벗어나 되살아날 수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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