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테라 개발 총괄 출신… 모바일RPG '히트' 주목
모바일 이용자 반응 빨라 지속적 업데이트·운영 더 중요
모바일 이용자 반응 빨라 지속적 업데이트·운영 더 중요
■‘게임명장’을 찾아서
(26)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오랜 시간 시장 선두를 유지하는 게임사의 공통점은 '다작(多作)'이 아닌 철저한 '라이브 서비스'로 그 자리를 수성했다는 것입니다. 넷게임즈도 그러한 길을 걷고 싶습니다."
게임 업계에서 '테라'의 아버지로 불리는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 명장 박용현(45) 넷게임즈 대표의 포부다.
박용현 대표는 2003년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온라인 MMORPG) 프로그래밍 총괄, 2011년 블루홀에서 '테라'(온라인 MMORPG) 개발을 총괄한 인물이다. 이후 2014년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개발사 넷게임즈를 설립했다.
박 대표의 포부는 그가 첫 모바일게임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은 뒤에 나온 것이라 더 의미심장하다. 최근 그는 첫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히트'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처녀 출전했고, 결과는 '압승'이었다.
지난달 18일 넥슨을 통해 출시한 '히트'는 출시 하루 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국내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또 출시 보름 만에 누적 다운로드 200만 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용자 시각으로 시장에 나와 있는 모바일 RPG 게임들을 살펴보니 이것저것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그래픽부터 전투 시 이용자가 느끼는 액션감, 레벨에 대한 밸런스 등이 부족했고, '히트' 개발 시 이러한 요소에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리니지2', '테라' 때도 그랬듯 완전히 새로운 것을 파는 것보다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것을 좀 더 좋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넷게임즈 설립 후 박 대표의 마음에는 여전히 온라인게임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가 한번 시련을 겪으면서 오히려 모바일게임 개발에 적합한 조직으로 신속히 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회사 설립 후 처음에는 온라인게임 개발을 시도했다가 프로젝트가 중단됐습니다. 이게 저에게나 우리 회사에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모바일 RPG 개발 조직은 온라인 RPG 개발 조직과는 마인드 자체가 달라야 합니다.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던 대로 답습하면 안 되는 것이죠. 사람이 참 바뀌기 어려운 존재인데, 작년에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박 대표는 '히트' 반응에 놀랐고, 이 때문에 자신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수 있었다고 했다.
"오후 2시쯤 이용자에 푸시 메시지(알림 메시지)를 보내니 게임을 잠시 중단했던 이용자들이 다시 접속하는 비율, 그러니까 재접속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용자 반응이 즉각 나타난다는 것에 놀랐죠. 온라인게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니까요. 이용자 반응이 빠르다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고 또 무섭기도 하더군요. 이용자 반응이 빠르다는 얘기는 문제가 생기면 그만큼 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니까요. 제가 느끼기에 이용자가 게임에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보다 3분의1 또는 4분의1 정도로 짧습니다."
박 대표는 당분간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히트'에 집중할 계획이다. '게임 시장에서는 라이브(게임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운영)를 잘하는 회사가 잘 된다'는 그의 믿음 때문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오랜 시간 선두를 유지하는 게임사는 다작(多作)이 아니라, 잘되는 게임에 대한 철저한 라이브 서비스로 수성해왔다고 봅니다. 넷게임즈도 그러한 길을 걷고 싶습니다. 특히 라이브의 중요성은 이용자 반응이 빠른 모바일게임에서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철저한 라이브로 '히트'가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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