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퇴출기업' 옥석가리기 … 구조조정 속도전
회생/ 재무구조 개선 내실기업 유도
퇴출/ 청산·파산 '채권 최대한 회수'
금융권 "구조조정 부담 경감 기대"
회생/ 재무구조 개선 내실기업 유도
퇴출/ 청산·파산 '채권 최대한 회수'
금융권 "구조조정 부담 경감 기대"
![[알아봅시다] 유암코 연합자산관리의 역할과 과제](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2302101858800001[1].jpg "[알아봅시다] 유암코 연합자산관리의 역할과 과제")
유암코. 이름도 생소한 이 단어는 부실채권 관리회사 '연합자산관리'의 영문 이니셜 UAMCO를 우리 발음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 회사는 보다 효율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시중은행과 금융당국이 공동으로 설립한 구조조정 '별동부대'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현재 국내 시장은 부실기업에 대한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팽배합니다. 이는 이른바 '좀비기업'이라 불리는 만성 한계기업에 대한 한국개발원(KDI)과 한국은행 등의 잇따른 경고 때문입니다. 1년간 벌어들인 영업 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치인 '이자보상배율'이 1도 되지 않으며 이런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을 좀비기업을 분류할 수 있는데 이런 기업이 수 천 개에 육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은행 대출로 회사가 연명하고 있는 셈이지요.
◇좀비기업 '심판의 날' 온다=문제는 12월부터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면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도 수직 상승하게 됩니다. 그간 사상 유례없는 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별 부담없이 은행 대출을 이용해왔는데 금리가 오르는 순간 부채는 눈덩이처럼 부풀게 되는 셈입니다.
게다가 좀비기업의 경우 금리가 오르는 것만으로도 경영 능력을 상실하고 부도나 파산에 처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부실 대출은 고스란히 금융회사의 짐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좀비기업의 부실이 금융회사의 연쇄 부실로 확대될 수 있는 뇌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부실기업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부터가 비정상입니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한다면 이들 기업은 자연히 구조조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이런 기능을 상당부분 상실했습니다. 시장성 차입(회사채, CP 등) 증가로 채권은행의 역할이 축소되고 은행들의 추가대출 기피 등 채권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 또한 '나만 아니면 돼'라는 자행 이기주의가 만연한데다 채권단간 이견으로 살릴 수 있는 기업의 부실이 오히려 확대되기도 합니다. 금융 감독 당국의 채권단간 이견 조정 역할도 위축된 상황입니다.
이러한 은행권의 부실정리를 위해 유암코를 설립했지만 개별적인 부실담보채권(NPL) 정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사모펀드(PEF) 시장도 양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전문가가 부족하고 투자자 모집도 쉽지 않은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부진한 상태입니다.
◇유암코 기능 확대해 구조조정 속도전=이에 당국은 유암코 기능 확대를 통한 민간주도의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유암코 내에 산업 및 구조조정 등에 전문성이 있는 기업구조조정본부 및 구조조정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전담 인력을 편성하는 한편 이를 통해 투자대상 선정·투자 실행 등 사모펀드 설립·관리 관련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출자·대출약정 규모는 기존 1조5000억원에서 3조2500억원으로 확대해 구조조정 전문회사의 사모펀드 기초재원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당국은 앞으로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주주은행과 협의해 출자·대출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암코는 사모펀드 편입 대상기업, 즉 구조조정 대상 기업 선정이라는 중차대한 업무를 맡게 됩니다. 대상을 선정하면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를 통해 채권·주식 등을 매입, 해당 기업을 구조조정하게 됩니다.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살리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퇴출을 통해 시장의 건전성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당국의 의지입니다.
살릴 수 있는 기업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합니다. 일단 은행은 해당 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이자감면 등 채무재조정을 하게 되며 신규 자금도 추가로 지원해 정상 영업활동을 돕는 것입니다. 기업내 비영업용자산, 비우량 사업부문, 자회사 등을 매각해 부채비율 등 재무여건을 개선하고 우량사업으로 기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잠재 부실우려 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도 하게 됩니다. 아울러 협상·거래처 변경을 통한 원자재 가격 인하 및 인력 재배치·구조조정, 임직원 복리후생 조정 등 비용 절감 작업도 뒤따르게 됩니다. 이러한 지원은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유망해 당장 재무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의 자생력을 키움으로써 내실 있는 기업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입니다.
반면 살릴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경우 청산, 파산 절차에 돌입합니다. 보유 핵심자산을 매각해 은행의 채권을 최대한 회수하고 더 큰 부실을 막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금융권은 유암코를 통해 구조조정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더라도 채권은행이 수행하는 채무재조정(만기연장, 이자감면 등), 신규자금 지원 등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은행 건전성도 제고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최근 유암코는 중소기업 중 좀비기업 175곳을 선정,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습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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