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중국경제 어디로 가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090215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중국경제 어디로 가나")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또 다시 기준금리를 25bp낮추고 은행의 지급준비율도 50bp인하했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6.9%로 6년래 최저치를 기록하자 중국 정부가 또 다시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친 것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글로벌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인정받으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글로벌 경제의 핵심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주도적 역할이라기보다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중순 이후 상하이 증시가 폭락하고 8월에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고 지난 3분기에는 정부의 온갖 경기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7%를 밑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중국은 국내외로부터 여러 가지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해서 통화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받는다. 또한 정책당국이 증권시장에 광범위하게 개입해서 증시의 거품을 장기화한다는 비난도 있다. 그러나 세계는 중국 지도자들이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지 분명치 않다. 비판가들은 정부가 증시를 떠받친다고 비난하다가도 주가가 폭락하면 공황상태에 빠진다. 그들은 위안화 가치가 외환의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고 강변하지만 위안화가 평가절하 되자 아우성이다. 그들은 중국이 저성장을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난리를 친다.
헷갈리게 하기는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수출지향정책 보다 서비스산업과 내수에 바탕을 둔 경제운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너무 높은 성장 목표를 세우고 마치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는듯한 경제지표들만 보여준다. 이 같은 불신의 배후에는 항상 정치적인 스트레스가 있다. 경제적으로는 시장기능이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기를 바라지만 정치적으로는 공산당이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들 목적이 상충될 경우, 공산당의 입장이 대부분 우선한다.
이 같은 지배구조가 위안화 환율제도 및 금융자유화와 같은 절실한 제도개혁을 지연시키기 일쑤다. 중국은 오랫동안 수출촉진을 위해서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해 왔다. 따라서 최근의 수출부진은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예상케 했다. 중국의 정책이나 정보자료의 비공개성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지표가 제시하는 것보다 실제상황을 더욱 비관적으로 본다. 평가절하가 공황을 암시하고 이를 더욱 부추긴다. 정부가 시장원리에 경제를 맡기기를 꺼리는 이유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를 미래에 더욱 키울 뿐이다. 정부는 과거에 주가를 떠받쳐온 대가를 지금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부는 경제를 주도하던 손을 점진적으로 떼고 개혁 약속을 보다 투명하고 신뢰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중국의 지도자나 비판자들은 모두 고속 성장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사람들의 눈높이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정부는 시장 신뢰의 필수요소인 정직한 정보를 제시해야 한다. 시장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은 신뢰성이다. 중국 지도자들은 주식 투매, 부실기업 파산, 그 밖에 시장 경제에서 흔히 벌어지는 사건들을 경제가 성숙한 증표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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