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ETRI 주관 유무선 통신업체 참여 프로젝트 진행
유선 초고속 인터넷 시장 포화… 새로운 돌파구로 기대감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서 시연 성공…세계 무대 데뷔
개발부터 국제표준 채택 노려…세계이통시장 표준화 주도
유선 초고속 인터넷 시장 포화… 새로운 돌파구로 기대감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서 시연 성공…세계 무대 데뷔
개발부터 국제표준 채택 노려…세계이통시장 표준화 주도
■기술로 이룬 70년 성장신화
(18·끝) 세계 최초 '와이브로' 개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인 2000년대 들어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사용자들은 더욱 빠른 데이터 전송에 목말라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CDMA 개발 저력을 토대로 'IT코리아 강국'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기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데이터 서비스를 위주로 하는 와이브로 기술의 가능성에 주목한 정부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시작된 'IT839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로 와이브로를 선정했다.
◇CDMA 영광 재현할 '와이브로' 스타트=와이브로(WiBro:Wireless Broadband Internet)는 이름 그대로 언제 어디서나 이동 중에도 최고 3Mbps 이상의 뛰어난 전송속도로 무선인터넷 접속을 가능케 하는 정보통신 서비스다.
정부는 2003년 ETRI를 주관기관으로 하고 삼성전자, KT, 하나로텔레콤, SK텔레콤, KTF 등의 유무선 통신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와이브로 규격과 시제품을 개발하는 '차세대 휴대인터넷 서비스(HPi) 프로젝트'의 닻을 올렸다. 와이브로 프로젝트에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총 39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다.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ETRI와 삼성전자 연구원들은 와이브로 시제품 개발을 위해 정상적인 출퇴근 시간을 반납하고 밤을 낮과 같이 밝혀가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냈다. 덕분에 당초 계획보다 한 달여 앞당겨진 2004년 11월 27일 시제품으로 개발한 와이브로 기지국과 단말기를 이용해 상·하향 인터넷 접속에 세계 최초로 성공함으로써,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도 자체 개발한 와이브로 기지국에 ETRI 단말기를 연결해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다양한 단말기를 이용해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드디어 2004년 12월 23일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통신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속 20㎞로 달리는 버스 안에서 1Mbps 속도의 인터넷 접속 및 실시간 방송서비스를 선보였다.
◇10년 만에 또다시 이동통신 새 장 열어=2006년은 ETRI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의 IT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한 해였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10년 만에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와이브로의 첫 등장은 2003년 ETRI 자체 규격에 의한 OFDMA 방식을 사용한 2.3㎓ 첫 무선인터넷 접속 성공으로 시작됐다. 이어 국내 및 국제규격을 적용한 시제품은 2004년 12월 23일 ETRI에서 열린 '와이브로 시제품 개발 시연회'를 통해 기술개발의 성공을 전 세계에 알렸다.
와이브로의 등장은 사용자 측면에서 이동전화 기반의 무선인터넷이 느린 속도에 비해 사용요금이 비싸 보편적 이용에 한계를 갖고 있고, 무선랜 역시 이동성 제약과 사용 가능한 장소 제약 등의 불편을 갖는 것을 단번에 해소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통신사업자 측면에서는 당시 유선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시장의 성숙으로 통신시장 정체를 극복하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와이브로가 이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의 정책적 측면에서는 국제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IT 분야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아 집중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처럼 와이브로는 3.9세대 이동통신기술로 휴대인터넷 관련 세계 최초의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2006년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 개막=ETRI는 우선 와이브로 규격에 기반한 30Mbps급 실용모델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05년에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전송하는 스마트안테나 기술 개발을 통해 전송속도를 향상시킨 50Mbps급 와이브로 시제품을 개발했다. ETRI의 개발 성과는 삼성전자로 기술 이전돼 상용화 장비 개발로 이어졌고, KT는 시범서비스를 위한 시범망 구축에 나섰다.
ETRI와 산업체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완성 단계에 들어선 와이브로는 2005년부터 국내외 시연회를 통해 이름을 세계 각국에 알리기 시작했다. 와이브로는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세계 시장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당시 APEC의 와이브로 서비스 시연에는 PDA 형태의 단말기와 일반 휴대폰 형태의 단말기, 노트북에 장착할 수 있는 PCMCIA 카드가 쓰였다.
이어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도 성공적으로 시연할 수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의 와이브로 시연 성공을 계기로 CDMA에 이어 순수 국산 토종기술로 개발을 준비해 온 와이브로를 세계 속에 알려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과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나아가 와이브로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기반도 다져 '이동통신 강국'의 면모를 다시금 세계 속에서 알려 나갈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2006년 3월부터 KT가 서울 일부 지역과 지하철 일부 노선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를 제공했다. 5월에는 SKT가 서울 대학가를 대상으로 시험 서비스를 실시해 유무선 연동형 게임과 주문형비디오(VOD), 메신저 채팅, 개인 방송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국내 시범 서비스를 잇따라 성공적으로 마친 KT, SKT 등 이동통신사업자는 2006년 6월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에 본격 들어가 '와이브로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국제표준 채택으로 세계 시장 주도=ETRI는 기존에 개발해 왔던 통신시스템과는 다르게 와이브로 개발을 진행했다. 규격 개발과 동시에 시스템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와이브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썼다. 이를 위해 국제표준 무대에서 이동통신 분야 표준화 회의를 주도해 가면서 우리의 기술이 하나씩 세계 표준규격으로 채택되도록 노력했다.
이러한 전략과 노력이 결실로 이어져 와이브로는 1년 만에 세계 표준으로 최종 승인을 받게 됐다.
3세대 이후 이동통신기술 주도권을 놓고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ETRI에서 기술 개발을 주도한 와이브로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IT 분야에서 다시 한번 도약하는 기회를 잡게 됐다.
와이브로 시험 서비스 성공은 CDMA 신화에 이어 '제2의 CDMA'를 학수고대했던 우리나라 IT산업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어 줬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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