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 칼럼] 성조숙증 해법 어디까지 왔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0402102251607002[1].jpg "[의과학 칼럼] 성조숙증 해법 어디까지 왔나")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성조숙증이 급속도로 증가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의료보험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 사이에 성조숙증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의 수가 5배 이상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나 급증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실정이다.
성조숙증은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시작되는 경우를 말하며, 90% 이상에서 여자에서 발생하며,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이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진성 성조숙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뼈나이가 빨리 진행되어 성장이 조기에 종료되므로 최종 성인키가 작아지는 문제, 성조숙증의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문제, 또래와의 신체적인 차이로 사회심리적인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문제 때문에 학동기 부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성조숙증환아가 증가하는 요인으로는 영양과 위생상태의 개선, 사회경제 수준의 향상, 비만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이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며, 단기간에 급증하는 추세로 보아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중요한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는 급증하는 성조숙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내분비계장애물질과의 연관성과 그 발생 기전을 연구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연구)의 지원을 받아 '최근 급증하고 있는 진성 성조숙증의 원인 규명과 기전 연구: 진성 성조숙증에서 내분비계장애물질과 kisspeptin/GPR54의 역할'이라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내분비계장애물질 중에서도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의 영향에 대해 더 주목하여 연구하고 있으며,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가소제로, 비스페놀A는 코팅제로 사용되는 물질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접하고 있는 물질이어서 그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임상적으로도 의미가 깊다고 본다. 특히 최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년간 전국 초·중·고생 1820명을 조사해 발표한 어린이·청소년의 인체 내 환경유해물질 농도 실태조사에서 비스페놀A의 소변 속 농도는 어린이(6~11세)가 1.41㎍/g cr로 성인(0.88㎍/g cr)의 1.6배에 달하며, 프탈레이트대사체의 농도 역시 어린이가 성인보다 1.5배 높았다는 조사는 본 연구의 중요성을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사춘기가 시작되는 기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kisspeptin과 그 수용체인 GPR54이 사춘기의 시작을 조절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주로 뇌의 시상하부에서 발현되는 조절인자이므로 성조숙증 환자에서 직접 그 변화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1단계 연구에서 측정이 보다 용이한 혈청 내의 kisspeptin 농도가 시상하부에서 발현되는 kisspeptin 발현과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후속연구로 내분비계장애물질과 혈청 kisspeptin이 진성 성조숙증 환자에서 증가되어 있는지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며, 최종적으로 내분비계장애물질이 kisspeptin/GPR54 축에 어떤 기전을 통하여 영향을 주는지 규명하려고 한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라 진성 성조숙증 환자에서 뇌의 시상하부에서 발현되는 호르몬인 kisspeptin/GPR54 축이 활성화 되어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내분비계장애물질에 의한 것임이 규명될 경우 이러한 물질의 규제 및 조절을 통해 진성 성조숙증의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어 의료재정 면에서, 또한 어린이, 청소년 건강 증진 면에서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춘기 시작의 기전을 밝히는 데도 기여하여 기본적인 생리현상의 규명에도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김호성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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