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TPP로 `무역` 새 기회 만들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510/201510120215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TPP로 `무역` 새 기회 만들자")
수출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분기 그리고 7, 8월 수출실적이 모두 줄었으며 관세청에 따르면 8월은 -14.7%를 기록했다. 사실 수출은 이미 작년 중국, EU, 동남아, 일본 등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이에 따라 GDP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도 2013년 57.1%로 피크에 이른 후 내리막길이다. 부진한 내수를 감안하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이토록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답을 찾기 전에 우선 수출이 줄어든 것은 물량이 아니라 수출금액인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점 수입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수입대비 수출가격으로 정의되는 교역조건이 금년 유가하락으로 다소 개선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수입량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수출부문의 생산성 증가가 교역조건의 악화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부단히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출부진은 우리 경제의 외적 요인에서 찾아야 한다.
혹자는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도의 엔화약세를 수출부진의 첫째 요인으로 들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대일수출과 자동차를 제외하면 제3국에 대한 수출에 큰 파급효과를 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동안 일본기업이 엔저를 수출단가를 낮추기보다는 이익을 높이는데 활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작년부터 일본의 수출물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단가도 하락하는 모습은 조만간 우리 수출에 본격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수출감소는 글로벌 침체에 따른 부진한 해외수입수요에서 찾게 되는데, 문제는 비록 글로벌 침체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전세계수입수요가 지나치게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IMF와 WTO는 글로벌 침체에 버금가는 요인으로서 생산활동에 따른 수입수요가 크게 줄어든 구조적 변화를 들고 있다. 예를 들면 1986~2000년 기간에 전세계 GDP가 1%p 증가할 때 수입은 2.2%p 증가했으나 2001~2013년 기간은 1.3%에 그치고 만 것이다.
이 구조적 변화를 보호무역의 대두,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중국을 축으로 하는 글로벌 공급사슬의 이동에 중요한 배경이 있다. 중국의 노동은 더 이상 값싸지 않다. 대신 기술발전이 값싼 노동력을 대체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여년 동안 중국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간재, 자본재의 수입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자본, 인력, 기술을 배경으로 중국정부는 중앙아시아에서 아프리카에 이르는 지역에 항만, 철도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뉴 실크로드'라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글로벌화 플랜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다. 앞으로 중국은 뉴 실크로드를 통해 금융부문에서는 위안화 국제화를 실물부문에서는 새로운 공급사슬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변화를 고려할 때 기존의 글로벌 공급사슬이 한중일이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공급사슬로 대체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현되고 있다. 과연 새로운 공급사슬이 어떤 성과를 거둘 지 미지수이지만 앞으로 20년 우리 수출의 미래가 달린 것은 분명하다.우리의 형편상 중국의 뉴 실크로드와 같은 거대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정부는 새로운 무역의 기회를 창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 미정부 주도의 12개국으로 구성된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극 참여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