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년째 '제자리걸음' 정체
오세호 지사장 영입 영업 강화
샌드박스 보완 신제품 총공세
오세호 지사장 영입 영업 강화
샌드박스 보완 신제품 총공세
이스라엘 보안기업 체크포인트가 국내 영업에 고삐를 죈다. 체크포인트코리아는 최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세서(CPU) 레벨에서 시스템의 이상 동작을 감지해 악성 사이버 위협을 차단하고 기존 샌드박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샌드 블래스트'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크포인트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정보보호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이스라엘이 주변국과의 군사 분쟁에 시달릴 때 강력한 사이버 방어막을 치며 안보에 일조한 곳도 체크포인트다. 이 때문에 북한과의 대치 상황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등과 사이버 긴장관계에 놓여있는 우리나라에서 체크포인트의 기술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체크포인트코리아는 국내에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매출은 3년째 정체되는 등 침체를 겪었고 지사장 자리도 공백이 길었다.
국내 영업의 '열쇠'인 주요 협력사와의 계약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에 지능형지속위협(APT)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사이 파이어아이코리아, 팔로알토네트웍스코리아 등 미국 신진 보안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으며 체크포인트의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이에 체크포인트코리아는 올해 오세호 지사장(사진)을 새롭게 영입하고 영업 인력을 대폭 늘렸다. 체크포인트 자체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된 만큼, 이를 국내에 제대로 알리고 사후 기술지원 역량을 다져놓는다면 다시금 국내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 외국 보안업체나 국내 보안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체크포인트 기술을 국내에 알리는데 주력하고 신제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 지사장은 "체크포인트의 검증된 보안 기술과 전문성을 보안 시장 조류에 맞게 재구성하고, 시장 영역별로 더욱 밀착적인 고객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영업력을 보강하고 있다"면서 "파트너 또한 확대하고 제조 및 금융고객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체크포인트가 국내 시장을 공략할 전략 기술로 내놓은 제품 '샌드 블래스트'는 기존 사이버 위협 대응 제품의 '결정판'이다. 그동안 제기됐던 '샌드박스'의 단점을 CPU 레벨에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샌드박스란 외부에서 유입된 문서나 파일, 각종 프로그램 등을 가상의 공간에서 실행시켜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는 APT 대응 기초 기법이다. 하지만 최근 해커들은 이 샌드박스 자체를 우회하는 변종 해킹공격을 하면서 보안 제품을 무력화하고 있다. 설령 악성 공격을 잡아내더라도 탐지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를 차단·치료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시스템에 상당한 부하를 초래하는 것도 사실이다. 남인우 체크포인트코리아 기술총괄 전무는 "샌드 블래스트는 CPU 레벨에서 이상 동작을 감지해 사전 차단하기 때문에 샌드박스보다 대폭 단축된 시간 안에 사이버 위협을 원천 차단할 수 있고, 치료와 분석까지 끝낼 수 있다"고 전했다.
샌드 블래스트는 외부에서 유입된 문서나 링크, 자료에 대해 모든 '실행(액티브) 코드'를 사실상 제거하고 PDF로 변환해 내부에 전달한다. APT 공격의 대표적인 방식이 문서나 이미지, 동영상 등 정상으로 위장한 파일에 악성코드를 숨겨 이를 이용자도 모르게 '실행'시키는 것인데, 실행 코드 자체를 삭제하고 '내용'만 내부로 유입시키면 악성 공격에 당할 가능성이 아예 배제되기 때문이다. 실행 코드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은 CPU 레벨 에뮬레이션 기능 때문이다. CPU가 동작할 때 시스템의 메모리 등을 참조해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정상적이지 않은 동작을 하거나 이상 메모리를 참조하는 경우 사이버 위협일 가능성이 높아 이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후 파일에 대해서는 기존 샌드박스로 한번 더 보안 검증을 거치게 된다. 다계층 검증을 통해 사이버 위협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샌드 블래스트의 강점이다.
남 전무는 "샌드 블래스트를 기업 안에 구축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체크포인트의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구현, 초기 도입비용을 낮춰 우수한 보안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면서 "국내에는 하이브리드 방식과 클라우드, 사이트 구축 등 다양한 방식을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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