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EV K5' 내년 유럽 출시
테슬라 SUV모델 'X' 공개
전기차 인프라 확대될 듯
테슬라 SUV모델 'X' 공개
전기차 인프라 확대될 듯
폭스바겐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디젤차 시대가 끝나고 전기자동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가 저유가와 시기상조론 등으로 주춤하던 전기차 시장에 강한 성장 동력을 제공한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 비유럽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폭스바겐발 '디젤 게이트' 이후 연이어 전기차 관련 전략을 공개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폭스바겐발 디젤 게이트가 배기가스 문제로 대두한 만큼, 유력한 대안으로 전기차가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외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그룹의 전략을 집중해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자동차 유럽법인도 내년 유럽시장에서 가솔린 터보엔진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동력을 탑재한 'K5(수출명 옵티마)'를 선보인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 뿐 아니라 전기차 열풍의 주역인 테슬라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첫 전기 스포츠실용차(SUV)인 모델X를 공개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기존 제품보다 전기동력 주행거리를 39% 늘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차세대 볼트의 판매를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폭스바겐 사태가 디젤차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기가스 문제를 해소할 유력한 대안으로 전기차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폭스바겐 사태가 보여주는 것은 디젤과 가솔린 엔진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라며 "이제 새로운 기술의 시대로 이동할 시간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에서 추진 중인 디젤차 사용 제한 정책이 다른 주요 도시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로 인해 전기차와 무인 자율주행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블룸버그는 디젤차 배기가스 문제 해소를 위해 정책적으로 전기차 개발을 추진, 오는 2020년까지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 비율을 지금보다 15% 줄이겠다는 중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에 따라 주춤한 전기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드EVs에 의하면 지난 8월 말까지 미국 전기차(PHEV 포함) 연간 판매량은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저유가 장기화와 비싼 배터리 가격, 일부 지역에 국한한 충전 인프라 한계 등이 주 요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배터리 가격 인하와 세계 각국의 전기차 인프라 확대 정책이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B3에 의하면 오는 2020년에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올해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최근 신규 공장 증설 계획을 연이어 내놓고 가격 경쟁력 확보와 신규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에 대비하고 있다.
한 전기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 여파가 아직 완성차 부품업계까지 오진 않았지만, 조만간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계약 확대는 물론 공동 기술개발 등의 제안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폭스바겐 사태가 친환경차 시장 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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