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신화 주역 김대용 박사
"1970년대 단순 하청…열악한 수준
일과 기술격차 줄이려 피나는 노력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도 힘모아야"
"1970년대 단순 하청…열악한 수준
일과 기술격차 줄이려 피나는 노력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도 힘모아야"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미래를 내다본 우수한 인재의 집념, 열정, 노력이 혼연일체가 됐기 때문에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일본의 반도체 기술을 앞질러 오늘날 '반도체 강국'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30년 넘게 반도체 분야에 몸담아 온 김대용 박사(사진)는 우리나라가 무의 터전에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박사는 ETRI에 입사한 이래 30년 이상 반도체 연구에 종사하면서 4M D램부터 16M D램, 64M D램에 이르는 반도체 신화를 쓴 주역으로, 우리나라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반열에 올라서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11년 ETRI에서 정년 퇴직한 이후 지난해까지 테라헤르츠포토닉스창의연구센터 초빙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평생 연구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70년대 중·후반만 해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단순 조립공장 형태의 하청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었다"면서 "1983년 한국전자기술연구소(KEIT)에서 64K 롬, 삼성반도체에서 64K D램을 각각 개발하면서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우리나라는 1986년 10월부터 ETRI를 총괄 연구기관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금성반도체 등 반도체 분야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역량을 모아 4M D램 개발에 착수해 1989년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1991년 16M D램, 1993년 64M D램 개발에도 성공했다.
김 박사는 "16M·64M D램 개발 성공으로 우리는 미국, 일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었고, 256M D램을 계기로 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국이자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면서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ICT 강국에 올라서는 기폭제 역할을 했고, 국가 경제발전과 국운 융성의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은 점점 소형화·미세화되는 첨단 공정기술과 융복합을 통해 더 많은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지만, 예전보다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약해진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국가 차원에서 공유·확산하고, 반도체 산업이 대한민국의 영원한 국가 성장동력 1순위임을 인식해 메모리 반도체를 뛰어넘은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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