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 중심 파장 거세… 협박에 못이겨 2명 자살
한국은 '잠잠'… 예의주시 필요
한국은 '잠잠'… 예의주시 필요
"올해 40대 기혼남입니다. 키 180에 75㎏입니다. 좋은 만남 원합니다."
이미 결혼한 남자가 자신 소개와 함께 새로운 만남을 원한다고 거리낌 없이 말하는 곳. '애슐리메디슨'의 한국 애플리케이션(앱) 이다.
남녀 중개 사이트 애슐리메디슨이 지난달 외부로부터 해킹을 당한 후, 정보가 유출되면서 미국, 캐나다 등 이용자가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연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정보가 공개된 미국 유명한 방송인 조시 더거는 가족에 사과 방송을 했고, 캐나다에선 유출된 정보를 빌미로 한 협박에 못 이겨 두 명이 자살하기도 했다. 국내 애슐리메디슨 가입자는 10만~20만 명(추정)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애슐리메디슨 앱에선 이용자들이 별다른 동요 없이 활발히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가입은 앱 소개처럼 '30초'면 충분할 정도로 간단했다. 이름과 암호, 관계 상태('매여 있는 남성이 여성을 찾음', '매여 있는 여성이 남성을 찾음', '여자를 찾는 싱글 남성', '남성을 찾는 남성')를 설정하고, 위치(국가)와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이름과 위치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어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만으로 실제 인물을 역추적 하긴 쉽지 않아 보였다. 자신의 프로필 입력에 생일, 키, 몸무게, 이메일 주소 등을 추가로 입력하면 회원 가입이 끝난다. '사진이 있으면 남성이 연락해 올 확률이 37배 높아진다'며 사진 등록을 유도하고 있지만 사진 없이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회원 가입 후 서비스에 들어가자마자, 국내 기혼·미혼 남성들 사진과 소개가 계속 나타났다. 가입 후 한 시간 동안 개인적으로 온 쪽지도 10여 건이 넘을 정도였다. 애슐리메디슨은 이번 해킹 사건 이전부터 서비스의 윤리적 문제로 논란이 잦았다. 국내에선 그동안 '간통법'을 근거로 사이트가 차단됐지만, 올 초 간통법이 폐지되면서 4월부터 다시 국내 서비스가 시작됐다. 한국은 아직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해킹 여파에서 벗어나 있지만, 앞으로 어떤 파장이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애슐리메디슨 앱은 만 18세 이상만 가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가 없어 나이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다. 나이와 성별, 지역 모든 상황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어, 자칫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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