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형제간 중재자 역할 기대… 광윤사 대주주로 알려져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을 판가름 지을 쟁점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 및 건재 여부, 두 아들의 우호 지분 확보 향방, 그리고 어머니 시게미쓰 하쓰코씨의 의중이다.
세가지 쟁점에 속해 있는 사람 중 두 형제를 접촉해 왔고 앞으로도 '중재' 또는 '중대 결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시게미쓰씨다. 두 사람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감정적인' 설득이 가능한 데다, 롯데홀딩스를 뒤흔들 수 있는 광윤사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게미쓰씨는 경영권 분쟁이 심화한 지난달 30일 입국한 뒤 신 총괄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이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이틀간 머물다 출국했다. 이 기간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어떤 입장을 전달했을 지가 관건이다. 시게미쓰씨는 시아버지의 제사 때문에 입국했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제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신 총괄회장과 식사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일본으로 돌아간 지난 2일에는 신동빈 회장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만나지 않고 통화만 했다"고 밝혔지만 의견조율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게미쓰씨가 경영 성과가 좋고 일본 귀족가문 여성과 결혼해 한국과 일본에서 탄탄하게 기반을 갖춘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 들어와 신 회장측의 의견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반 신동빈 세력에 전달하러 온 '특사'가 아니냐는 추측도 돌았다.
일각에서는 시게미쓰씨가 오히려 갈등을 봉합한 뒤 제3의 대안을 찾으러 온 '중재자'가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가 하네다 공항에서 한국언론과 만나 "신동주, 동빈 둘 다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두 형제가 계속 맞선다면 시게미쓰씨의 중대 결정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지분 상당 부분을 시게미쓰씨 또는 그의 친족이 갖고 있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신동주, 동빈 양측이 주장하는 자신들의 '우호지분'에는 광윤사 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광윤사 지분의 상당규모를 시게미쓰씨와 그의 우호세력이 갖고 있다면 그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이번 싸움의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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