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진흥법 '내용수정 신고제' 맹점 악용 방지
웹보드게임 '치고 빠지기' 이벤트 위법성 조사
웹보드게임 '치고 빠지기' 이벤트 위법성 조사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행성 게임 단속 고삐를 죄고 있다. 단속 타깃은 일명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게임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게임 업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내용 수정 신고'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내용수정신고 개선안'을 마련, 지난달 16일부터 시행 중이다.
2007년 도입한 내용 수정 신고제는 게임사가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의 내용을 변경한 경우, 이를 24시간 내 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한 것이다. 위원회는 변경 내용이 등급 재분류가 필요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신고를 받은 날로부터 7일 내 게임사에 이 사실을 통보한다. 통보받은 게임물은 위원회 규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새롭게 등급분류 판정을 받는다.
문제는 이 제도가 사후 신고제이다 보니 위원회 등급심사와 등급 재분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그 내용이 위법하더라도 변경된 대로 게임을 운영해도 책임을 물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내용 수정 신고에서 등급 재분류까지는 적어도 21일이 걸린다.
이같은 제도의 맹점을 악용, '치고 빠지기' 식으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들이 있다는 게 위원회 설명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내용 수정 신고 단계에서는 등급 재분류 필요 여부만 판단할 뿐, 게임사가 변경한 내용이 위법이냐 아니냐를 살피지 않는다"며 "이 점을 악용해 내용수정신고 심사와 후속 작업이 진행되는 기간에 사행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지난달부터 내용 수정 신고 심사 단계에서 게임의 위법성을 가리는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그간 사후 관리 프로그램은 특정 게임에 대한 위법성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경우에나 가동했다.
웹보드 게임의 경우, 내용 수정 신고가 접수되면 위원회 등급 서비스부가 내용 수정 심사를 진행하는 동시,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온라인조사팀이 위법성 조사에 착수한다.
웹보드게임 규제 관련 게임법 시행령 위반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사안이다. 정부는 작년부터 △월 30만원 결제 제한 △베팅 한도 3만원 △하루 손실액 10만원 초과 시 24시간 접속 차단 등을 골자로 하는 웹보드게임 규제를 시행 중이다.
위원회는 위법성 조사 결과, 위법 사항을 적발하면 '시정 요청'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당 게임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내용 수정 신고 심사 단계에서 온라인조사팀을 투입하고, 즉각적인 행정처분 요청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업체 봐주기'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현재 위원회 소속 직원 3명이 단속 정보를 NHN엔터테인먼트에 미리 알려 처벌을 피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위원회에 따르면 NHN엔터는 지난 3월 포커게임 '세븐포커'에 입장료(30억 골드)를 내고 이용하는 '슈퍼매치' 시스템을 도입하고, 내용 수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관련 심사가 진행되던 중, '슈퍼매치가 하루 손실 한도액을 10만 원으로 정한 법령을 어기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이 위원회에 접수됐다. 이 사실을 위원회 직원이 비공식적으로 NHN엔터에 알려줬고, 이 회사는 위원회가 제재를 가하기 전에 슈퍼매치 시스템을 삭제했다. 회사가 슈퍼매치 시스템을 운영한 기간은 6일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체들이 정부 규제가 심하다고 얘기하기 전에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게임 규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사행성"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내용 수정 신고'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내용수정신고 개선안'을 마련, 지난달 16일부터 시행 중이다.
2007년 도입한 내용 수정 신고제는 게임사가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은 게임의 내용을 변경한 경우, 이를 24시간 내 위원회에 신고하도록 한 것이다. 위원회는 변경 내용이 등급 재분류가 필요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신고를 받은 날로부터 7일 내 게임사에 이 사실을 통보한다. 통보받은 게임물은 위원회 규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새롭게 등급분류 판정을 받는다.
문제는 이 제도가 사후 신고제이다 보니 위원회 등급심사와 등급 재분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그 내용이 위법하더라도 변경된 대로 게임을 운영해도 책임을 물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내용 수정 신고에서 등급 재분류까지는 적어도 21일이 걸린다.
이같은 제도의 맹점을 악용, '치고 빠지기' 식으로 사행심을 조장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들이 있다는 게 위원회 설명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내용 수정 신고 단계에서는 등급 재분류 필요 여부만 판단할 뿐, 게임사가 변경한 내용이 위법이냐 아니냐를 살피지 않는다"며 "이 점을 악용해 내용수정신고 심사와 후속 작업이 진행되는 기간에 사행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지난달부터 내용 수정 신고 심사 단계에서 게임의 위법성을 가리는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그간 사후 관리 프로그램은 특정 게임에 대한 위법성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경우에나 가동했다.
웹보드 게임의 경우, 내용 수정 신고가 접수되면 위원회 등급 서비스부가 내용 수정 심사를 진행하는 동시, 사후 관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온라인조사팀이 위법성 조사에 착수한다.
웹보드게임 규제 관련 게임법 시행령 위반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사안이다. 정부는 작년부터 △월 30만원 결제 제한 △베팅 한도 3만원 △하루 손실액 10만원 초과 시 24시간 접속 차단 등을 골자로 하는 웹보드게임 규제를 시행 중이다.
위원회는 위법성 조사 결과, 위법 사항을 적발하면 '시정 요청'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당 게임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내용 수정 신고 심사 단계에서 온라인조사팀을 투입하고, 즉각적인 행정처분 요청이 가능하도록 한 것은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업체 봐주기'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현재 위원회 소속 직원 3명이 단속 정보를 NHN엔터테인먼트에 미리 알려 처벌을 피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위원회에 따르면 NHN엔터는 지난 3월 포커게임 '세븐포커'에 입장료(30억 골드)를 내고 이용하는 '슈퍼매치' 시스템을 도입하고, 내용 수정 신고서를 제출했다. 관련 심사가 진행되던 중, '슈퍼매치가 하루 손실 한도액을 10만 원으로 정한 법령을 어기고 있다'는 내용의 민원이 위원회에 접수됐다. 이 사실을 위원회 직원이 비공식적으로 NHN엔터에 알려줬고, 이 회사는 위원회가 제재를 가하기 전에 슈퍼매치 시스템을 삭제했다. 회사가 슈퍼매치 시스템을 운영한 기간은 6일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체들이 정부 규제가 심하다고 얘기하기 전에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게임 규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사행성"이라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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