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9개월째 연속 흑자… 내수 부진 영향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 커
내수 부진으로 수입이 급감하면서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6월 초부터 확산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여파로 6월에도 불황형 흑자는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일 발표한 '5월 국제수지(잠정치)' 자료를 통해 5월 경상수지 흑자는 8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39개월째 흑자를 기록 중이다. 1986년 6월부터 38개월간 이어졌던 종전의 최장 흑자기간보다 길다.
5월 경상흑자는 전달보다 5억1000만달러(6.3%)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달(91억2000만달러)보다는 4억7000만달러(5.2%)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1~5월 경상수지 흑자는 402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억7000만달러(27.9%)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다. 5월 상품수지 흑자는 4월 125억6000만달러에서 91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수출(통관기준)은 42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9% 감소했다. 석유제품과 가전제품, 선박 등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일본(-13.5%)과 중동(-12.9%), 동남아(10.5%) 등으로의 수출이 부진했다. 수입은 36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4% 감소했다.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이 24.7%, 3.4%씩 감소한 영향이다.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간한 '산업활동 동향' 보고서를 보면 5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1.1% 감소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과 수입이 감소한 것은 석유제품 단가하락과 세계 교역량 감소, 가공무역·중계무역 감소,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간 수입과 수출 감소율을 보면 지난해 12월에는 수입이 3.1% 증가했지만, 수입은 1% 줄었다. 올 1월에는 수출이 0.9% 감소하고 수입은 11.1%나 빠졌다. 2월(수출 -3.3%·수입 -19.6%), 3월(-4.5%·-15.6%), 4월(-8%, -17.8%)에도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컸다.
메르스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6월에도 불황형 흑자는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무려 6p 떨어진 99를 기록했다. 세월호 사고 직후인 지난해 5월(104)보다 크게 낮다. 메르스가 세월호 사고보다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수출은 46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감소하고, 같은 기간 수입은 13.6% 줄어든 367억달러로 잠정 집계했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크다.
서영진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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