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 칼럼] 천연물 신약연구 시장 주목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507/2015070102102251607001[1].jpg "[의과학 칼럼] 천연물 신약연구 시장 주목해야")
'천연물'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천연물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연물이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얻어지는 물질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천연물'이란 육상 및 해양에 생존하는 동·식물 등의 생물에 미량 존재하는 2차 대사산물과 생물의 세포 또는 조직 배양 산물 등 생물을 기원으로 하는 물질로서 생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등 생리활성을 가지는 물질로 정의할 수 있다. 예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의 성분 물질로부터 개발된 해열진통제이며, 양귀비의 성분 물질인 모르핀, 팔각회향의 성분으로 만든 타미플루, 서양 주목의 미량 성분물질인 택솔은 항암제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천연물을 기원으로 하는 의약품 개발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진행 중이며, 필자 또한 천연물 과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천연물을 이용한 항암 효능 검증에 매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천연물 의약품 시장은 연간 8~10%씩 성장하고 있으며, 신약 1건 개발 시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조원의 매출과 매출의 20~50% 순이익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업적인 계산은 차치하고, 학자의 관점에서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의·과학자들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의 가치' 때문이다. 천연물은 아주 오랜 과거로부터 장시간 사용되어온 임상적 경험이 축적되어 있으며, 우수한 효능과 적은 부작용의 특징이 잘 알려져 있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논리로 그 효능을 입증한다면 연구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의 절감 부분에서도 유리하여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이점이 있다.
두 번째는, '안전성과 안정성'의 관점 때문이다.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은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 발생이 적고, 생체 독성이 낮아 장기간 복용시 안정성 면에서 탁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는, '시대적 흐름에 의한 요구' 때문이다. 웰빙과 유기농이 대표 키워드로 제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대중들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중들의 인식 변화로 연결되어, 자연 본래의 것으로부터 얻어진 저자극성, 저독성 제품의 선호도 증가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에 의한 의·과학자들의 천연물 신약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천연물 신약 개발 이면에는 많은 난제들이 산재해 있다. 생물을 자원으로 이용해야 하는 그 특성상 무분별한 생물 자원 확보 및 개발로 인해 생물 다양성의 훼손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가간 생물 자원 확보의 과도한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원료가 되는 생약의 고른 품질을 위해서 유통 및 관리, 제조 과정에 있어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을 충족시키는지에 대한 철저한 평가도 뒤따라야 할 것이며, 명확한 유효성분의 규명과 적정 용량, 임상 시험을 통한 안전성의 검증까지 무수히 많은 단계를 거쳐 그 실효성이 입증되어야만이 신약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의 천연물 신약 연구 개발 상황은 어떠할까. 세계의 천연물신약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철저한 검증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것에 비해 국내의 연구 개발 상황 및 정책 부분에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고 잡음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이다. 인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분야인 만큼 조급하고 성급한 정책 수립과 승인을 통한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 보다는 미래 세대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철저한 실효성 검증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며, 각 분야의 연구 인력들도 현재 처한 문제점을 깊이 분석하고 상호간의 갈등보다는 유기적인 접근을 통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건강한 방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안광석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MRC 암예방소재개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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