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86명 정점… 갈수록 줄어
24명 완치판정 사망자보다 많아
의료진 감염 확산은 문제로
24명 완치판정 사망자보다 많아
의료진 감염 확산은 문제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사태의 큰 고비는 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감염되는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어, 제한된 병원 환경에서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간과한 것이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진자가 전날보다 3명 늘어난 165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3명이 늘어 총 23명으로 치사율은 13.9%로 높아졌다. 또 5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전체 퇴원자는 24명으로 늘어, 처음으로 사망자보다 많아졌다. 현재 격리 중인 사람은 총 6729명으로 전날보다 221명 늘었고,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총 4492명으로 541명 증가했다.
이날 본부가 발표한 '메르스 유행곡선'에 따르면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본 메르스 환자 발생 수는 지난 1일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행세는 8일까지 가장 컸지만 이후에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환자 발생은 특히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에게 바이러스가 옮은 사람이 계속 나오며 8일까지 하루에 10명 안팎씩 증가했다. 1~8일 발생한 환자는 전체 환자 165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 86명에 이른다. 환자수는 이후 9일과 10일 각각 4명, 11일 5명, 12일과 13일 각각 3명, 14일 2명, 15일 1명, 16일 2명 등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1번 환자를 통한 평택성모병원에서의 유행과, 14번 환자를 통한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유행이라는 두번의 고비는 일단 지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추가 확진자 3명 중 2명은 간호사로, 지금까지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의사 5명, 간호사 11명 등 총 30명에 달한다. 163번 환자는 119번 환자가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한 지난 5∼9일 같은 병동에 있었고, 164번 환자는 75번·80번 환자가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의 같은 병동 의료진이었다. 특히 164번 환자는 충분한 개인보호장구를 갖추지 못한 채 메르스 확진자 병동에서 환자들을 직접 돌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고 역학조사 중이던 162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사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는 병동에서 이동식 엑스선 사진을 촬영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환자 역시 이미 확진된 환자를 촬영하면서 충분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감염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메르스 확진자를 발생시키고도 허술한 방역으로 의료진에게까지 감염을 확산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은 감염병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의료진 감염 확산과 관련, 전문가들은 병원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간과한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사회가 아닌 병원과 같은 밀폐되고 특수한 공간에서는 밀접 접촉이 아닌 공기를 매개로 한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병원에서 에어로졸과 미세 비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고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면 당국이 먼저 조처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 감염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삼성서울병원 특별방역단'을 구성해 병원에 급파했다. 이들은 전 직원에 대해 순차적으로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메르스 노출 위험 기간인 지난달 27∼29일과 지난 2∼10일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모든 환자에 대한 상담과 신고를 접수받기로 했다. 또 강북삼성병원은 삼성서울병원에 의사 10명과 간호사 100명 등 110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메르스 환자 및 일반 환자 치료를 돕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환자가 추가 발생한 강동경희대병원과 아산충무병원에 대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이날 확인된 165번 환자는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머물렀던 76번 환자와 이달 6일 같은 시간에 내원했다. 특히 이 환자는 증상 발현 후 평소 다니던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111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당국이 격리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13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42) 환자가 확진 며칠 전 의심 증상이 있는 상태로 가족 등과 함께 제주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제주도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편 세계간호사대회 참석차 방한 중인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국내 메르스 사태에 대해 "바라건대 짧은 시일 내에 사태가 통제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한국정부가 강력한 제반 조치를 통해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르스는 밀실 환경에서 전염되는 만큼 대중에 대한 위험은 작다"며 "우리의 바람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메르스 발병은 종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18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진자가 전날보다 3명 늘어난 165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3명이 늘어 총 23명으로 치사율은 13.9%로 높아졌다. 또 5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해 전체 퇴원자는 24명으로 늘어, 처음으로 사망자보다 많아졌다. 현재 격리 중인 사람은 총 6729명으로 전날보다 221명 늘었고, 격리가 해제된 사람은 총 4492명으로 541명 증가했다.
이날 본부가 발표한 '메르스 유행곡선'에 따르면 증상 발현일을 기준으로 본 메르스 환자 발생 수는 지난 1일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행세는 8일까지 가장 컸지만 이후에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환자 발생은 특히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에게 바이러스가 옮은 사람이 계속 나오며 8일까지 하루에 10명 안팎씩 증가했다. 1~8일 발생한 환자는 전체 환자 165명의 절반을 훌쩍 넘는 86명에 이른다. 환자수는 이후 9일과 10일 각각 4명, 11일 5명, 12일과 13일 각각 3명, 14일 2명, 15일 1명, 16일 2명 등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1번 환자를 통한 평택성모병원에서의 유행과, 14번 환자를 통한 삼성서울병원에서의 유행이라는 두번의 고비는 일단 지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추가 확진자 3명 중 2명은 간호사로, 지금까지 의료진 등 병원 종사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의사 5명, 간호사 11명 등 총 30명에 달한다. 163번 환자는 119번 환자가 아산충무병원에 입원한 지난 5∼9일 같은 병동에 있었고, 164번 환자는 75번·80번 환자가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의 같은 병동 의료진이었다. 특히 164번 환자는 충분한 개인보호장구를 갖추지 못한 채 메르스 확진자 병동에서 환자들을 직접 돌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고 역학조사 중이던 162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사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치료를 받는 병동에서 이동식 엑스선 사진을 촬영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환자 역시 이미 확진된 환자를 촬영하면서 충분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 감염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메르스 확진자를 발생시키고도 허술한 방역으로 의료진에게까지 감염을 확산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은 감염병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의료진 감염 확산과 관련, 전문가들은 병원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간과한 것이 사태를 키웠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사회가 아닌 병원과 같은 밀폐되고 특수한 공간에서는 밀접 접촉이 아닌 공기를 매개로 한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병원에서 에어로졸과 미세 비말에 의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충분히 예견되고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면 당국이 먼저 조처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 감염 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삼성서울병원 특별방역단'을 구성해 병원에 급파했다. 이들은 전 직원에 대해 순차적으로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고, 메르스 노출 위험 기간인 지난달 27∼29일과 지난 2∼10일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모든 환자에 대한 상담과 신고를 접수받기로 했다. 또 강북삼성병원은 삼성서울병원에 의사 10명과 간호사 100명 등 110명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메르스 환자 및 일반 환자 치료를 돕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환자가 추가 발생한 강동경희대병원과 아산충무병원에 대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이날 확인된 165번 환자는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머물렀던 76번 환자와 이달 6일 같은 시간에 내원했다. 특히 이 환자는 증상 발현 후 평소 다니던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111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당국이 격리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13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41번(42) 환자가 확진 며칠 전 의심 증상이 있는 상태로 가족 등과 함께 제주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제주도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편 세계간호사대회 참석차 방한 중인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국내 메르스 사태에 대해 "바라건대 짧은 시일 내에 사태가 통제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한국정부가 강력한 제반 조치를 통해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르스는 밀실 환경에서 전염되는 만큼 대중에 대한 위험은 작다"며 "우리의 바람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메르스 발병은 종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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