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학칼럼] 암조직과 `빛과의 싸움`](http://contents.dt.co.kr/images/201505/2015051302102251607001[1].jpg "[의과학칼럼] 암조직과 `빛과의 싸움`")
우리는 병원에서 'PDT' 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PDT 치료를 받기 위해서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PDT가 치료 방법의 하나인지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치료가 이루어지는지는 모른다.
사실 빛이 인류의 질병 치료에 이용되기 시작한 때는 기원전 1400년경으로 이집트나 중국에서 건선(psoriasis)이나 백반증(vitiligo)의 치료에 사용하였던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적 개념의 '광역학 치료'(photodynamic therapy, PDT)는 1900년대 빛에 의해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일항 상태의 산소 분자를 생성할 수 있는 '광응답제'(photosensitizer)가 보고되면서부터다. 광역학 치료의 원리는 광응답제가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하면 조직 내에서 일항 산소(singlet oxygen), 산소 라디칼(oxygen radical)과 같은 활성 산소류를 발생시키고, 이들의 화학적 반응성이 강하므로 주변의 여러 세포 구성조직을 이루는 분자들과 직접적인 화학적 반응에 의해 물리화학적인 손상으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막 체계(membrane system) 등의 고유작용이 정지됨으로써 발생하는 종양조직을 죽이거나 죽어가는 상태를 유도하여 암을 치료하는 것이다.
필자는 PDT를 연구하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 사업(도약)의 연구지원을 받아 PDT에 사용되는 광응답제의 단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을 최대화시킨 '암세포의 pH 환경에서 선택적으로 암세포에 잘 달라붙는 물에 잘 녹는 고분자화 광응답제'를 연구했다. 현재는 이 연구를 끝내고 고분자 분야의 학술지인 'Macromolecular Bioscience' 저널에 'A Cancer-Recognizing Polymeric Photosensitizer Based on the Tumor Extracellular pH Response of Conjugated Polymers for Targeted Cancer Photodynamic Therapy'라는 제목으로 2014년 12월호로 게재됐다.
이 연구에 대해 설명하자면, PDT에 사용되는 광응답제는 물에 잘 녹지 않고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달라붙지 않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병원에서 쓰이기가 어렵다. 광응답제가 물에 잘 녹지 않으면 주사하기가 어렵고, 체내의 환경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한 암세포에만 가서 붙지 않는다면 정상세포까지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광응답제의 단점을 극복하여 물에도 확실하게 녹으면서도 암세포에만 달라붙을 수 있는 광응답제를 개발했다. 만들어진 광응답제가 물에 확실하게 녹을 수 있는 것은 물과 아주 친한 물질을 광응답제에 붙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암세포에만 달라붙을 수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체내 환경의 pH가 7.4 정도인 반면에, 암세포는 pH가 6.5 정도로 약산성의 환경을 가진다. 만들어진 광응답제는 체내 환경의 pH에서는 음전하를 띠고 암세포 환경의 pH에서는 양전하를 띠게 되는데 이 때, 음전하를 가진 세포막에 양전하를 가진 광응답제가 달라붙게 되고 암세포 세포막의 EPR effect*(Enhanced permeability and retention effect)로 더 효과적으로 축적이 된다. 이렇게 암세포에 광응답제가 달라붙어 있고 빛을 쏘아줌으로 PDT 효과를 볼 수 있다.
*EPR effect : 암세포가 빠르게 자라면서 혈관의 생성을 자극하게 되는데 새롭게 생성된 혈관은 비정상적이라서 구멍이 뚫려 있고 smooth muscle layer가 부족하여 혈관 벽이 느슨하다. 결국, 구멍이 뚫려있고 느슨한 혈관 벽을 통해 축적이 잘 된다.
나건 가톨릭대학교 생명공학 교수(생체 의료용 나노소재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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