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의 현실을 무시한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비율 축소와 처우 개선 정책이 연구현장에서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조직의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는 공공기관 운영방침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연구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비정규직 직원 해고와 연구자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출연연들은 엄격한 정원 규제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문이 닫혀 있는데, 비정규직만 줄이다 보니 결국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5개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 2012년 35.6%에서 지난해 28.5%로 7.1%포인트 줄어들었다. 수치상으로는 분명히 개선된 결과다. 그러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과는 딴판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지난 2012년 39%에서 작년 25%로 큰 폭으로 줄었고, 비정규직 직원 수는 460명에서 249명으로 200여 명이 감소했다. 이렇게 줄어든 인력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211명 중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48명으로,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다른 출연연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비정규직이 409명에서 241명으로 줄어들면서 전체 직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4%에서 39%로 낮아졌지만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뀐 사람은 28명에 그쳤다. 줄어든 비정규직 인력의 17%에 불과한 수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비정규직 비율이 3년만에 27%에서 9%로 한자릿수 대로 줄어들었고, 전체 비정규직 숫자도 151명에서 41명으로 90명이 줄었지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바뀐 사람은 16%인 18명밖에 없었다. 25개 출연연 전체적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20% 선에 그쳤다.
젊은 연구자들이 마음껏 연구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유연한 출연연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하면 국가 미래를 과학기술로 바꾸겠다는 큰 꿈을 꾸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은 연구현장에 남은 연구자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에 집중해야 할 연구자들이 영수증 처리 같은 부수적 잡무까지 떠맡으면서 출연연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결과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출연연 현장에서는 정원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이는 출연연이 각종 공기업과 같이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똑같은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는 지난 7년여간 반복돼온 과학계의 해묵은 과제지만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2008년에는 '기타공공기관' 범주에 포함돼 법 적용을 받게 됐다. 과학계는 족쇄를 풀어줄 것을 끊임없이 주장해왔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년간 출연연의 연구비는 300% 늘어났지만 정규직 직원은 20%만 늘어나는 비대칭 현상이 지속됐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축소 정책은 기름에 불을 붙는 격이 됐다.
각종 굴레를 그대로 둔 채 출연연에 창조적 혁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부는 R&D 혁신전략 수립의 일환으로 출연연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형식적 올가미를 풀어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출연연들은 엄격한 정원 규제 때문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문이 닫혀 있는데, 비정규직만 줄이다 보니 결국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25개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비정규직 비율은 지난 2012년 35.6%에서 지난해 28.5%로 7.1%포인트 줄어들었다. 수치상으로는 분명히 개선된 결과다. 그러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과는 딴판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지난 2012년 39%에서 작년 25%로 큰 폭으로 줄었고, 비정규직 직원 수는 460명에서 249명으로 200여 명이 감소했다. 이렇게 줄어든 인력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211명 중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48명으로, 전체의 23%에 불과했다. 다른 출연연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비정규직이 409명에서 241명으로 줄어들면서 전체 직원 중 차지하는 비율이 54%에서 39%로 낮아졌지만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뀐 사람은 28명에 그쳤다. 줄어든 비정규직 인력의 17%에 불과한 수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비정규직 비율이 3년만에 27%에서 9%로 한자릿수 대로 줄어들었고, 전체 비정규직 숫자도 151명에서 41명으로 90명이 줄었지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바뀐 사람은 16%인 18명밖에 없었다. 25개 출연연 전체적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20% 선에 그쳤다.
젊은 연구자들이 마음껏 연구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유연한 출연연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하면 국가 미래를 과학기술로 바꾸겠다는 큰 꿈을 꾸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은 연구현장에 남은 연구자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에 집중해야 할 연구자들이 영수증 처리 같은 부수적 잡무까지 떠맡으면서 출연연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결과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출연연 현장에서는 정원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이는 출연연이 각종 공기업과 같이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똑같은 규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는 지난 7년여간 반복돼온 과학계의 해묵은 과제지만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2008년에는 '기타공공기관' 범주에 포함돼 법 적용을 받게 됐다. 과학계는 족쇄를 풀어줄 것을 끊임없이 주장해왔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년간 출연연의 연구비는 300% 늘어났지만 정규직 직원은 20%만 늘어나는 비대칭 현상이 지속됐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축소 정책은 기름에 불을 붙는 격이 됐다.
각종 굴레를 그대로 둔 채 출연연에 창조적 혁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부는 R&D 혁신전략 수립의 일환으로 출연연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형식적 올가미를 풀어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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