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채택 확대 … LG화학 등 시장 주도권 기대감
삼성 외 제조사들 '각형' 철수
'원통형' PC시장서 비중 줄어
삼성 외 제조사들 '각형' 철수
'원통형' PC시장서 비중 줄어
전기자동차와 전력저장장치(ESS) 시장을 중심으로 중·대형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제조방식을 두고 LG화학을 필두로 한 파우치형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형 진영의 선두주자인 삼성SDI와 테슬라 모델S를 앞세운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의 대응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B3의 CEO인 히데오 타케시타 회장은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5 배터리 재팬' 테크니칼 콘퍼런스에서 "올해 50억셀 이상의 수요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각형을 주로 사용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파우치 형태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타케시타 회장은 이어 "(모바일 시장은)배터리 제조사들이 점점 시장에서 각형을 철수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자동차 시장에서도 역시 파우치 타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은 원통형, 마지막으로 각형 순으로 고객의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PC 시장에서도 울트라북 등 슬림PC의 강세로 원통형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파우치 방식 제조업체들은 중·대형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종현 LG화학 자동차전지 사업부장 부사장은 "고객들의 요구는 에너지 용량이 높고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원한다"며 "폴리머(파우치형)가 그런 측면에서 (각형 대비)싸고 용량이 많고 세팅도 용이하며 싸이클 특성도 좋아 예전 각형을 쓰던 업체들도 폴리머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필름 형태의 파우치 안에 배터리 소재를 넣는 방식이어서 디자인과 무게 측면에서 유리하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1위인 LG화학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과 AESC(닛산과 NEC의 합작사), 2013년 중국에 인수된 A123 등이 이 방식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인 닛산과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동향에서도 파우치 우세 현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닛산 리프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 1위인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볼트 등이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탑재하고 있는 반면, 각형 배터리 진영에서는 BMW i3가, 원통형에서는 테슬라 모델 S 정도가 그나마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각형 진영에서도 대량 생산과 충격 대응 등에 강점이 있는 만큼 파우치형에 밀리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이들은 BMW와 폴크스바겐 등 안전성을 중시하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고, 각형이 제조 경쟁력이나 진동과 충돌 등에 장점이 있어 주도권을 뺏기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제조 업체는 소형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SDI와 일본 산요, 중국 BYD 등이 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아직 파우치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B3는 지난해 2분기 '자동차용 배터리 형태별 가격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오는 2020년 각형 셀은 올해에 비해 53%, 파우치형 셀은 48% 수준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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