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갤시리즈만 호환… 카톡-라인 등 킬러 앱도 없어
■ 다시 뛰는 한국금융
(프롤로그) 변화에 직면한 금융권
금융 환경이 격변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금융과 IT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기존 패러다임을 흔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해 온 은행,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들은 이제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다시 뛰는 한국 금융' 시리즈를 통해 한국 금융산업의 나아갈 방향과 금융회사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를 세계 80위로 평가했다. 이는 아프리카의 말라위(79위), 우간다(81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금융회사들이 수 십 년 간 한국이라는 작은 테두리에 안주해 전통적 영업을 고수해 온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사업 다각화, 해외 진출 등에 나서 경쟁력을 키우는 대신, 손쉬운 담보대출 위주의 '이자장사'만 벌인 탓이 크다는 것이다.
◇'이자놀이'는 끝났다…수익성 급감=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전년 3조9000억원 보다 60.4%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 수준인 1.79%로 분석됐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보다도 0.19%p 낮다. 금감원은 예대금리차의 축소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화예대금리차는 2010년 2.94%에서 2012년 2.59% ,그리고 2014년 2.18%로 하락했다. 이 같은 NIM 축소에 따라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운용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같은 수준인 3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5일 기준금리를 연 2.0%로 동결했지만 앞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핵심 수익원인 예·적금 금리, 대출금리 등은 더 낮아질 수 있으며 저금리로 인해 은행 고객들이 줄어들 수도 있다. 기존에 고객의 돈을 받아서 다시 빌려주고 수익을 내는 모델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셈이다.
증권, 카드, 보험 등 부문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증권업계의 경우 지난 2013년 최악의 상황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3년 3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33억원 적자였으며 4분기에도 282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1분기 회복세로 돌아서 2979억원 흑자, 2분기 2774억원 흑자, 3분기 814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조사에서 49개 증권사 중 13곳이 여전히 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증시 부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자본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카드, 보험사들도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로 이르면서 기존 방식의 영업으로는 현상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핀테크 등 새로운 도전 직면…혁신만이 살 길=금융권은 여기에 더해 금융과 IT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애플이 '애플페이'를 선보였으며 중국 텐센트, 알리바바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진출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금융IT는 각종 규제로 인해 금융서비스의 부수적인 수단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제는 주된 서비스로 바뀌고 있다. 특히 기존 금융회사들을 제치고 IT기업들이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다음카카오와 LG CNS는 카카오페이를 선보였고. 다음카카오와 금융결제원은 은행들과 뱅크월렛카카오를 출시했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에서는 이런 격변에 따른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금융 대토론회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여기서 망할 분들(금융회사들) 많다"며 "누가 어떻게 망하는지가 문제다. 나갈 길은 디지털화다"라고 주장했다. 홍기택 KDB산업은행장도 "은행이 (IT기업에) M&A를 당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들이 혁신을 통해 다시 뛰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회사 내부 조직부터 변화에 맞춰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고 나오고 있다. 이런 도전의 예로 업종 간 벽을 허물고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들 수 있다. 또 영업점에서 고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객에게 찾아가는 서비스, 새로운 모바일 결제 서비스 등도 시도할 수 있다. 특히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 등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IT기업들의 금융 진출을 경계만 할 게 아니라,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핀테크 시대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규제 완화 등도 필요하다. 관치 금융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금융당국은 기업들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고 규제도 전면 점검해 수정해야 한다. 다행히 금융당국도 이 점을 인식, 적극적인 개혁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개혁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금융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금감원도 지난 10일 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런 정책이 단발성이 그쳐서는 안되며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진규기자 k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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