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3.0] 의료서비스산업과 융합기술](http://contents.dt.co.kr/images/201501/2015011602102251607002[1].jpg "[메디컬 3.0] 의료서비스산업과 융합기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의료영리화'의 논란을 일으킨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의료법개정안'의 국회처리가 진행 중이다. '의료영리화' 논란 여부는 차치하고 이 법안들은 대한민국 의료서비스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보건의료서비스는 단순한 서비스산업으로만 분류하기에는 사회 안전 보장의 성격이 크다. 전기, 교통, 국방과 같이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비용에 안정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기초 서비스이기 때문에 가격 결정과 유통과정이 공공의 통제를 받는다. 택시나 버스 회사는 민간이 운영함에도 서비스제공에 정부허가가 필요하고 가격이 통제된다. 의료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민간에 의해 운영되지만 국민 건강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의 적정성 관리는 필수적이며 허가 사항이고 전문가에게만 허용된다. 그리고 가격과 제공 방법이 통제된다.
하지만 의료서비스는 많은 자원(특히 인력)을 필요로 하고 이는 결국 비용으로 직결된다. 비용은 계속 상승하는데 가격은 통제되고 있으니 서비스의 수준이 유지되기 어렵다. 따라서 비용을 절감하고 대규모의 의료서비스(규모의 경제)를 구현하여 수익을 유지하여야만 재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하면서 대한민국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의료서비스가 미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건을 정리하자면 첫째가 국가 사회의 경제력의 발전(수요의 증가에 따른 시장의 확보), 둘째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의 확보이며, 셋째가 지속적인 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한 재투자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이미 세계 10위권으로 국가규모를 능가하는 성장을 이뤘다. 이에 따라 단순한 수명 연장을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의료서비스가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의료수가 통제에 따른 낮은 이익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었다. 대한민국 의료에서 등장한 빅5 대형병원은 미국이나 기타 선진국에서는 구현 불가능한 서비스 형태이다. 의료이익률이 높은 미국에서는 현실적으로 필요성 낮고 기타 사회주의 의료 국가에서 예산으로 움직이는 의료기관에 적용하기 어려운 모델이다. 이런 조건을 본다면 앞으로 의료영리가 보장되고 충분한 수요가 보장된 중국이나 인도 정도가 대한민국의 대형상급종합병원 시스템이 구현 가능한 나라라고 생각된다. 마지막 조건인 서비스 수준 향상을 위한 재투자가 대한민국 의료서비스 산업 발전의 마지막 해결과제이다. 이미 '규모의 경제'를 통한 '박리다매'식 수익창출은 한계에 도달했고 이를 계속 추구하기에는 대한민국 의료시장의 규모는 너무나 작다. 그리고 정부가 이를 위한 재원을 충분히 제공해줄 수 없다.
이를 위한 탈출구는 '새로운 시장'의 확보와 '새로운 의료 관련 파생서비스'를 통한 재투자 동력의 확보이다. '새로운 시장'은 한국형 의료시스템의 효율성을 글로벌화 하여 구현되어야만 한다. 아직 충분한 의료서비스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이 그 대상이다. 대한민국 전자 산업과 자동차 산업이 매우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택한 그 길이다. 한국형 의료서비스는 의료정보기술을 적용하여 저비용, 고효율을 가지고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의료 시스템이다. 단기간에 의료서비스의 큰 향상을 원하는 국가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다. 단순히 의사 몇 명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파는 것은 경제적인 이득 외에도 대한민국의 '문화 역량' 강화를 위해 가치 있는 사업이다.
'한국 의료시스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금융 프로그램을 포함한 종합상사 형식의 '의료관련 파생산업 서비스'의 구현이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이를 제대로 판매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에서 허용하는 '특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가 한국의료시스템의 해외 진출을 위한 주체가 되어야만 한다. 고효율, 저비용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정보통신 융합기술과 의료서비스 외에서 이익을 확보하는 기능을 구현하여야만 대한민국 의료서비스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국내 의료서비스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산업은 존속이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시야를 보다 넓은 세계로 돌려봤으면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그대로 감수하면서 세계를 상대할 수 없다. 조금만 더 넓게 생각해보자. 15만명의 의사가 제공하는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는 국내 수요만을 충족하기에는 너무나 과잉 상태이다. 우리나라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이 세계를 상대하듯 의료융합기술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서비스 산업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꿈이 새해에는 이루어졌으면 한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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