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개방에도 데이터 접근 어려워
유통구조 개선 시급
UCI로 데이터 관리하면 유통과 권리보호 획기적
관련기관 적극 논의 필요
유통구조 개선 시급
UCI로 데이터 관리하면 유통과 권리보호 획기적
관련기관 적극 논의 필요
![[포럼] UCI로 콘텐츠 유통 효율성 높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2902102251607001[1].jpg "[포럼] UCI로 콘텐츠 유통 효율성 높이자")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 키워드는 '창조경제'와 '정부3.0'이다. 창조경제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지식 및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형 경제구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시장혁신정책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국 산업경제의 터를 닦은 지도자였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산업경제의 성공을 바탕으로 지식경제의 터를 닦는 미래형 지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표현한 것이 창조경제다. 한편 정부부문의 혁신 정책은 '정부3.0'으로 대표된다.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전자정부 정책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한국으로서는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벽을 허물고, 정부와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민과 관이 협력하여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는 미래형 정부혁신 모형으로 '정부3.0'을 표방한 것이다.
이러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 '정부3.0' 정책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콘텐츠'다. 정부는 갖고 있는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개방하고 민간은 이 데이터 자원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여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래로 공공데이터법을 제정하고 2012년 118건에 불과하던 공공데이터 개방이 2013년 5154건, 2014년 1만5544건으로 확대됐다. 또한 공유저작물 창조자원화 정책을 통해 무료로 개방된 저작물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무원이 업무상 작성한 저작물에는 저작권을 보호하지 않고 민간에 개방하는 정책이 2014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됨으로써 '공공누리'홈페이지나 '문화포털'을 통해 방대한 공공 저작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민간에서는 여전히 볼멘소리가 흘러나온다. 데이터제공이나 개방 건수에 비해 활용가치가 높은 것은 부족하거나 접근이 어렵고, 실제로 창의적인 서비스를 개발하여도 이를 유통하고 소득으로 연결할 방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부문에서나 민간에서나 동일하게 자신의 데이터나 콘텐츠를 제공할 경우 이에 대한 권리보호가 너무 취약하다는 우려도 높다. 애써서 만들거나 정부 일을 하면서 소중하게 축적한 데이터를 무방비로 내어 놓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결국 유통구조나 유통질서를 투명하게 하고 이에 대한 환류체계를 마련하여야 해결되는 문제이다.
산업사회의 시장에서 물류 및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에서 큰 혁신을 가져온 것이 바코드를 중심으로 한 유통관리시스템이었음을 비추어보면 지식경제시장에서 디지털콘텐츠에 바코드를 붙여서 관리하는 체계는 시장초기부터 확립하여야 할 기반환경이다.
디지털 경제에서도 이러한 기반기술이 존재한다. 바로 콘텐츠식별자이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모든 콘텐츠에 바코드와 같은 식별번호나 마크 등을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도서관에서는 책에 바코드를 붙이기도 하고 개별적인 식별자를 붙이기도 한다. ISBN이나 ISSN 등은 우리가 자주 보는 식별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자원의 축적이 다른 나라보다 조금 앞서 시작되면서 이런 식별자가 복잡하게 나타나는 것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가콘텐츠식별체계(Universal Content Identifier)를 구상하고 시행했다.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유일하고 영구한 코드를 부여하는 국가표준 식별체계가 바로 UCI이다. UCI는 국제표준 식별체계와도 연동이 쉬울 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에 식별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제는 자신의 콘텐츠가 언제, 누구를 통해,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는지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디지털콘텐츠 유통기반이 잘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개방하는 수많은 데이터셋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콘텐츠를 마치 자신의 것인 양 표시도 하지 않고 이용하거나 왜곡하여 이용하는 경우에도 이를 관리할 방법이 없다. 민간에서도 디지털콘텐츠를 불법으로 활용하고 있는 경우 이를 법적으로만 구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UCI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UCI를 통해 콘텐츠를 관리하기 위하여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정부 내 협업이 꼭 필요한 분야가 바로 이 분야이다. 행정자치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데이터개방정책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저작물 개방, 공유저작물 창조자원화 정책을 UCI로 관리하면 시장에서의 유통질서와 권리보호에 획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공공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우선적으로 추진할 일은 행정자치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관련 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논의하는 일이다.
권현영 광운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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