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등 동력원… 세단서 슈퍼카까지 '대중화' 가속페달
국산차도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생산 시동
BMW i8· 람보르기니 아스테리온과 경쟁 예고
국산차도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생산 시동
BMW i8· 람보르기니 아스테리온과 경쟁 예고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오는 2015년을 친환경 자동차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 수소, 태양열 등 다양한 연료가 미래 친환경차의 주 동력원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패러다임의 전환기로 불리는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친환경차는 바로 하이브리드카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한 방식으로 운동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그 힘을 다시 주행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카는 적은 연료로 높은 연비를 실현하는 게 기술의 핵심이다. 1899년 포르쉐 창업자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가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 '믹스테'를 만든 이후 100여년 만인 1997년, 동경모터쇼에서 도요타 프리우스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하이브리드카의 대중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창기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커다란 배터리와 엔진 때문에 트렁크까지 자리를 내줘야 했지만, 여러 차례 진화를 거치면서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의 장점을 두루 갖춘 '진정한' 하이브리드카로 거듭났다. 이제는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카도 개발됐으며, 충전식이 아니라 직접 전기를 충전하는 플러그인 방식도 나왔다. 아울러 소형이나 준중형뿐 아니라 대형 세단이나 레이싱용 스포츠카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속속 출시되면서 차급의 다양화도 이뤄지고 있다.
국산차 역시 비싼 가격에 낮은 연비로 외면받았던 과거의 아픔을 딛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해내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7개월간 1800억원을 들여 개발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그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카 최초로 직분사(GDI)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19.3㎏·m으로 기존보다 4~5% 동력성능을 향상하는 데 성공했다. 또 전기차 모드에서 힘이 약하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전기모터의 출력 역시 35㎾에서 38㎾로 높였다. 엔진과 전기모터가 바뀌면서 연비는 ℓ당 18.2㎞로 기존 모델보다 8.3% 향상됐다.
국내 수입차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도요타 캠리다. 최근 2015년형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고 다시 한번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이브리드카의 원조인 도요타의 제품인 만큼 2.5l 듀얼 VVT-i 가솔린 엔진과 105㎾ 전기모터, 무단변속기를 탑재한 캠리는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1.6㎏·m의 동력성능을 발휘해 동급 경쟁 모델인 쏘나타와 퓨전(143마력, 17.8㎏·m)을 압도한다. 공인연비는 ℓ당 16.4㎞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 낮다.
BMW는 'i8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통해 하이브리드카 세그먼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5ℓ 3기통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로 최고출력 362마력, 최고속도 250㎞/h의 초고성능 힘을 낼 수 있도록 고안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은 4.4초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섀시 등으로 만들어져 차체 중량이 1485㎏으로, 대형 스포츠카임에도 불구하고 중형차 수준의 무게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 슈퍼카는 더욱 진일보할 전망이다. 람보르기니가 최근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하이브리드 슈퍼카 '아스테리온 LPI 910-4 콘셉트카'를 살펴보면, 엔진으로 고출력 610마력의 힘을 지닌 5.2ℓ V10엔진이 탑재된다. 총 3개의 전기모터의 출력까지 더해지면 최고출력은 910마력까지 올라간다. 최고속도는 시속 320㎞로 제한되며, 제로백은 3초다. 괴물 같은 동력성능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당 98g, 연비 24.3㎞/ℓ로 친환경차의 조건도 완벽히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존재가 사라질 것만 같았던 하이브리드카는 지난 1~2년 사이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순식간에 주인공으로 떠올랐다"며 "독일 3사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차츰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착수하면서 단순히 연비만을 고려한 기존의 콘셉트를 넘어, 다양한 차급의 하이브리드카를 차츰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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