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000cc급 모델에 2200cc급 엔진 탑재할 듯…동력성능 저하·연비효율 감소 우려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디젤 모델에도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싼타페, 쏘렌토 등 2200㏄급 SUV에 탑재 중인 4기통 2.2ℓ VGT(R엔진)를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차급에 맞는 최대 효율을 발휘하기 위해선 베라크루즈와 모하비에 들어가는 3000㏄급 S엔진을 탑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디젤 모델에 그랜저와 같은 디젤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기존 SUV용 R엔진을 개선해 만든 R2.2 E-VGT 클린 디젤엔진으로, 8개의 신기술을 적용해 국내 최초로 유로6 규제를 충족시킨 엔진이다. 특히 기존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를 각각 약 20마력, 6㎏·m 끌어올린 202마력, 45.0㎏·m의 동력성능을 갖추면서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같은 가솔린 모델 기준, 제네시스의 공차중량은 1900~2000㎏으로 그랜저보다 400㎏가량 무거워 구동방식을 맞춤형으로 변경하더라도 연비 효율의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300㏄와 3800㏄로 구분된 V6 람다Ⅱ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신형 제네시스의 주행성능에 마이너스 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대 315마력과 40.5㎏·m의 힘을 발휘하는 가솔린 모델보다 동력성능은 크게 떨어지면서 연비 개선이 탁월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3000㏄급 S엔진을 개조한 대형세단용 엔진을 에쿠스의 후속 모델에 탑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 개선 수준이 아닌 에쿠스에 맞춰 대폭 변경된 신엔진이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를 건너뛰고 에쿠스에 신형 엔진을 탑재하는 것은 에쿠스만의 차별성과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6월 그랜저 디젤을 출시하면서 중대형 부문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출시 첫달 205대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전체 그랜저 판매량의 28.7%에 해당하는 2060대를 판매했다. 내년부터 세계 각국의 연비·배출가스 규제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제네시스를 비롯해 아슬란, 에쿠스 등 중대형 세단의 디젤 모델 출시가 잇달아 예고된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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