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 수준 낮아 기술 상용화 어려움"…스마트의료기술 세미나서 지적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 발전과 상용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단계의 국제표준 연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국가기술표준원 주최로 열린 '스마트 의료기술 세미나'에서 안선주 기표원 스마트의료 기술분야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현재 우리나라는 정보화 수준은 높지만, 의료법 등의 제한으로 인해 정보교류가 안 되다 보니 표준화 수준이 낮아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한 R&D 과제들이 상용화를 위한 표준기술 기반 제품 생산에 실패해 세계 시장 진출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안 코디네이터는 "최근 모바일 헬스,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건의료정보시스템 등 스마트헬스 기술들이 의료환경 변화를 이끌면서 표준 기반의 의료정보 교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국내 기술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R&D 단계부터 철저히 국제표준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이 사우디아라비아 6개 병원의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한 것은 시스템 개발단계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국가표준을 적용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수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협상 당시 사우디 측은 시스템을 구축할 6개 병원이 지역별로 떨어져 있어 병원간에 국제표준 기반으로 의료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지 가장 궁금해했다"며 "분당서울대병원은 2003년 개원 때부터 국제표준에 관심을 갖고 의료 현장에 도입해 왔으며, HIMSS(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 최고 단계인 7단계 인증을 받은 성과 등이 수출 당시 크게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의료IT 수출은 단순한 IT기술 수출이 아니라 한국의 의료서비스와 콘텐츠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을 수출하는 것"이라며 "단일 기업이 주도하기 어려운 국제표준 도입과 국제표준 주도를 위해선 국가 차원의 지원과 정책 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융합·신산업 등 국가전략산업 표준화를 총괄 지원하기 위해 분야별 민간 표준전문가인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전담 제도를 도입했다.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 업무와 산업화 지원을 위해 기표원장이 임명한 민간 전문가로, 표준화 연계가 필요한 R&D 과제를 발굴하고 구체적 로드맵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보건의료분야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스마트 헬스 데이터, PHR(개인정보기록), EHR(전자의무기록), 모바일 헬스, 바이오 헬스 등 스마트 의료기술 분야 5개 기술군 및 50개 주요 기술을 선정해 표준기반 R&D 로드맵을 개발, 정책 반영을 추진하는 등 R&D와 표준간 연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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