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뱃세 인상 권고를 받아들여 담뱃값을 올리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2004년 이후 한 번도 인상하지 않은 담뱃값을 내년 초 대폭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담뱃값 2500원 중 1550원은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세금으로 구성돼 있다. 건강에 해롭다는 흡연을 억제하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투자를 하기 위해서 담뱃세를 올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복지부는 지난 10년 동안 담뱃값 인상을 시도했으나 거센 반발로 번번이 무산되었다. 반대 의견 중의 절반가량은 가격을 올린다고 담배 소비가 줄어들지 않을 뿐더러 서민들의 부담만 커진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흡연은 발암위험이 상당히 높다.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남자의 경우 평균 6.5년, 여자는 5.7년 단명하다고 한다.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질병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치료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민경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90년대에 미국에서 담배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자 청소년 흡연율이 크게 올랐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흡연율은 어른 보다 가격변화에 더욱 민감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담뱃값이 10% 떨어지면 청소년 흡연율은 7%쯤 증가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담뱃값이 오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상당히 줄어든다는 자료도 있다. 우리나라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청소년 흡연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문제도 담뱃값 인상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민이 담배를 부담 없이 실컷 피도록 함으로써 몸 바쳐 정부 재정에 기여케 하자는 것이 과연 서민을 돕는 것인가? 일부에서는 담배를 피우든 안 피우든 개인의 자유인데 개인의 소비생활까지 국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담배가 주위 사람들에게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강변하기 어렵다. 요즈음 대형건물이나 공공장소를 통째로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술집, 식당, PC방 등에서 담배를 팔지 못한다. 국민건강과 청소년 흡연을 줄이기 위한 조치이다. 각국이 흡연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담배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역시 장기적으로 가격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가장 싸다. 헝가리(3750원) 보다 싸고 노르웨이(1만6477원)보다는 6분의 1도 안 된다. 지난 10년 동안 담뱃값을 동결시켜온 지나친 포퓰리즘 때문에 한국은 흡연자의 천국이 되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100조원의 재원을 추가로 투입해서 우리나라를 복지강국으로 만든다고 한다. 앞으로 복지예산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재원조달 문제가 커다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국민의 조세부담이 크게 늘고 도덕적 해이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복지비용도 가능하면 수익자부담 원칙을 지키는 것이 낭비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도 담배를 피우는 수혜자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생활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정부가 이번엔 과연 담뱃값을 올릴 수 있을까.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흡연은 발암위험이 상당히 높다.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남자의 경우 평균 6.5년, 여자는 5.7년 단명하다고 한다.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질병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치료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민경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90년대에 미국에서 담배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자 청소년 흡연율이 크게 올랐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의 흡연율은 어른 보다 가격변화에 더욱 민감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담뱃값이 10% 떨어지면 청소년 흡연율은 7%쯤 증가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담뱃값이 오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상당히 줄어든다는 자료도 있다. 우리나라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청소년 흡연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문제도 담뱃값 인상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민이 담배를 부담 없이 실컷 피도록 함으로써 몸 바쳐 정부 재정에 기여케 하자는 것이 과연 서민을 돕는 것인가? 일부에서는 담배를 피우든 안 피우든 개인의 자유인데 개인의 소비생활까지 국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담배가 주위 사람들에게도 간접흡연의 피해를 주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하겠다고 강변하기 어렵다. 요즈음 대형건물이나 공공장소를 통째로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술집, 식당, PC방 등에서 담배를 팔지 못한다. 국민건강과 청소년 흡연을 줄이기 위한 조치이다. 각국이 흡연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담배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역시 장기적으로 가격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가장 싸다. 헝가리(3750원) 보다 싸고 노르웨이(1만6477원)보다는 6분의 1도 안 된다. 지난 10년 동안 담뱃값을 동결시켜온 지나친 포퓰리즘 때문에 한국은 흡연자의 천국이 되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100조원의 재원을 추가로 투입해서 우리나라를 복지강국으로 만든다고 한다. 앞으로 복지예산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재원조달 문제가 커다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국민의 조세부담이 크게 늘고 도덕적 해이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복지비용도 가능하면 수익자부담 원칙을 지키는 것이 낭비를 줄이고 합리적으로 재원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도 담배를 피우는 수혜자가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으로 서민생활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정부가 이번엔 과연 담뱃값을 올릴 수 있을까.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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