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무사할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몇 달간 등락을 반복했던 주가 박스권 하단 지지선 6만5000원은 허망하게 무너졌다.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냉정함, 두려움은 매도를 불렀다. 중국 레노버의 미국 모토로라 인수가 LG전자에 미친 단기적 영향.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하웨이와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판에, 새로운 거대 세력의 등장이라니.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삼성 32.3%, 애플 15.5%, 하웨이 5.1%, LG전자 4.8%다. 그런데 레노버와 모토로라의 결합체인 `레노로라`는 6%로, 하웨이를 제치고 일약 3위로 부상하고 LG전자는 5위로 밀려난다.
시장의 우려는 단순 시장점유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단 레노로라가 LG전자 스마트폰 브랜드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더 걱정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쓴맛을 봤고, G시리즈를 내 놓고 나서야 비로소 일정 궤도에 올라섰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각인된 브랜드 포지션은 여전히 삼성전자나 애플에 밀려 있다. 프리미엄에 2% 부족한, 같은 가격이라면 손 뻗기 주저하게되는. 그렇다고 대 놓고 중저가 브랜드라고도 할 수 없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해 만들어지는 브랜드파워가 이런 LG전자의 어중간한 포지션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금 시장의 우려인 셈이다.
LG전자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레노버나 하웨이보단 앞선 브랜드파워를 갖고 있다. 그런데 그 차별화 포인트를 수요와 연결시키는 게 문제다. LG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LG전자는 작년 한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만들어낸 G폰을 통해 스러져가던 스마트폰 사업을 가까스로 살려놨다. 그렇다고 레노로라와 하웨이를 제치고 나가서 돈 벌어올 만큼 쌩쌩해진 것은 아니다. 이제야 링거 뽑고 자기 앞 가름 할 정도다.
LG전자는 지난 주 새 전략 스마트폰 G프로2를 출시했다. 또 하나의 G시리즈에 불과할 수 있으나, 2014년 휴대폰 사업의 첫 시작이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박종석 사장은 올 연말까지 확고한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뭔가 믿는 구석 있는 자신감이길 바랄 뿐이다.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다. 레노로라는 언제라도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세력이다. 블랙베리나 HTC 등 쟁쟁한 업체들이 여전히 시장의 매물로 나와 있다. MS가 인수한 노키아 행보도 신경쓰인다. 거친 경쟁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침몰한 업체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그들과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3위권 싸움은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된다. 시장에선 이들이 중국업체에 추가적으로 M&A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2의 레노로라가 등장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약자들간의 결합과 합병이 시너지를 일으켜 성공을 거둔 M&A는 드물었다는 점이다. M&A는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유클리트 기하학을 따르지 않는다. 제로가 되기도 하고 열이 되기도 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위기를 겪으며 추락을 경험했고, 2013년 재기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모토로라, 블랙베리, HTC, 노키아의 몰락을 지켜봤다. 몰락의 과정을 곱씹어 보라. 그들이 혁신에 얼마나 둔감했는지.
LG전자가 레노로라와 제2의 레노로라에 맞서 글로벌 3위,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힘은 앞선 기술력과 함께, LG전자제품에 손이 갈 수 있게 하는 브랜드 파워에 있다. 그런 브랜드파워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인드의 혁신, 2등 아닌 1등을 경험하고 지켜내려는 경영진의 독한 의지에서 가능하다. LG전자에 지금 그런 독함이 있는가.
임윤규 산업부장
시장의 우려는 단순 시장점유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단 레노로라가 LG전자 스마트폰 브랜드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더 걱정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에 대한 뒤늦은 대응으로 쓴맛을 봤고, G시리즈를 내 놓고 나서야 비로소 일정 궤도에 올라섰다. 하지만 지금 시장에 각인된 브랜드 포지션은 여전히 삼성전자나 애플에 밀려 있다. 프리미엄에 2% 부족한, 같은 가격이라면 손 뻗기 주저하게되는. 그렇다고 대 놓고 중저가 브랜드라고도 할 수 없다. 레노버가 모토로라를 인수해 만들어지는 브랜드파워가 이런 LG전자의 어중간한 포지션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금 시장의 우려인 셈이다.
LG전자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레노버나 하웨이보단 앞선 브랜드파워를 갖고 있다. 그런데 그 차별화 포인트를 수요와 연결시키는 게 문제다. LG전자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LG전자는 작년 한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만들어낸 G폰을 통해 스러져가던 스마트폰 사업을 가까스로 살려놨다. 그렇다고 레노로라와 하웨이를 제치고 나가서 돈 벌어올 만큼 쌩쌩해진 것은 아니다. 이제야 링거 뽑고 자기 앞 가름 할 정도다.
LG전자는 지난 주 새 전략 스마트폰 G프로2를 출시했다. 또 하나의 G시리즈에 불과할 수 있으나, 2014년 휴대폰 사업의 첫 시작이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박종석 사장은 올 연말까지 확고한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장담했다. 뭔가 믿는 구석 있는 자신감이길 바랄 뿐이다.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다. 레노로라는 언제라도 다시 등장할 수 있는 세력이다. 블랙베리나 HTC 등 쟁쟁한 업체들이 여전히 시장의 매물로 나와 있다. MS가 인수한 노키아 행보도 신경쓰인다. 거친 경쟁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침몰한 업체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그들과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3위권 싸움은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된다. 시장에선 이들이 중국업체에 추가적으로 M&A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제2의 레노로라가 등장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약자들간의 결합과 합병이 시너지를 일으켜 성공을 거둔 M&A는 드물었다는 점이다. M&A는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유클리트 기하학을 따르지 않는다. 제로가 되기도 하고 열이 되기도 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위기를 겪으며 추락을 경험했고, 2013년 재기에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모토로라, 블랙베리, HTC, 노키아의 몰락을 지켜봤다. 몰락의 과정을 곱씹어 보라. 그들이 혁신에 얼마나 둔감했는지.
LG전자가 레노로라와 제2의 레노로라에 맞서 글로벌 3위,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힘은 앞선 기술력과 함께, LG전자제품에 손이 갈 수 있게 하는 브랜드 파워에 있다. 그런 브랜드파워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인드의 혁신, 2등 아닌 1등을 경험하고 지켜내려는 경영진의 독한 의지에서 가능하다. LG전자에 지금 그런 독함이 있는가.
임윤규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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