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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로 밝혀진 커피믹스 첨가물 논란

식약처 허가 인산염ㆍ카제인나트륨 유해물질인 것처럼 홍보 

입력: 2013-12-08 19:36
[2013년 12월 09일자 15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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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로 밝혀진 커피믹스 첨가물 논란
인산염과 카제인 나트륨을 뺀 커피믹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카제인 나트륨과 인산염은 물론 커피믹스가 소비자에게 해를 끼친 적은 없다. 식약처가 사용을 허가한 첨가제를 근거도 없이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독약으로 만들어버리는 엉터리 꼼수는 용납할 수 없다. 이제는 소비자가 나서야 한다.

우리가 가공식품을 통해 많은 양의 인(燐)을 섭취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다르다. 커피믹스 한 봉지에 포함된 인산염의 양은 25mg 정도다. 인의 양으로 환산하면 최대 6mg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비자의 하루 평균 인 섭취량이라고 제조사가 제시한 1215.5mg의 0.5% 수준에 불과한 적은 양이다. 콜라 1캔에 들어있는 인의 양도 10mg(인산염 40mg)이 안된다. 우유나 달걀에 들어있는 인의 양과는 비교하기도 어렵다. 커피믹스에서 인산염을 뺀다고 인 섭취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커피믹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도(pH)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커피믹스가 물에 잘 녹도록 만들어야 하고, 유통 과정에서의 변질도 막아야 한다. 산도조절제에는 인산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산화나트륨, 황산, 구연산, 탄산칼슘, 탄산수소나트륨 등이 모두 산도조절제로 사용된다. 무(無)인산염 커피믹스에 포함된 미네랄혼합물도 산도조절제일 가능성이 높다. 인산염 대신 사용한 미네랄혼합물의 정체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인산염이 정말 몸에 해로워서 대체물질을 개발했다면 그 사실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소비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고 예의다. 인산염을 정체불명의 미네랄혼합물로 바꾼 것을 감춰서는 안 된다.

칼슘보다 인을 너무 많이 섭취해서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없다. 칼슘과 인을 1:1로 섭취해야 한다는 주장은 권장섭취량의 의미를 황당할 정도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뼈와 이빨을 만드는 경우를 제외하면 인체에서 칼슘과 인의 생리적 역할은 전혀 다르다. 서로 독립적인 역할을 하는 두 영양성분을 1:1로 섭취해야 할 이유는 없다.

식품에 들어있는 인산이 뼈와 이빨을 녹여서 배출시킨다는 주장도 근거 없는 괴담일 뿐이다.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가 치아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상식은 극미량의 인산염 때문이 아니라 지나치게 많이 들어있는 설탕 같은 당분 때문이다. 화학적으로 인산은 칼슘과 결합해서 뼈와 이빨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P)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영양성분이다.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와 RNA에도 필요하고, 세포에서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ATP(아데노신 삼인산)와 ADP(아데노신 이인산)에도 필요하다. 인은 근육을 움직이게 해주는 단백질의 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체액의 산도를 정교하게 조절해준다. 심지어 이빨과 뼈에도 들어간다.

그렇다고 인을 무작정 많이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영양학적으로 아무리 좋아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된다. 한국영양학회가 2010년 발표한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인은 하루에 3500mg 이상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우리 식생활에서 칼슘 섭취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인에 대해서는 걱정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무(無)인산염, 무(無)카제인커피믹스는 황당한 문제 제기를 황당한 해결책을 내놓았다고 떠벌리는 대표적인 꼼수일 뿐이다. 카제인 나트륨 대신 넣었다는 무지방 우유에도 카제인이 들어있고, 인산염 대신 정체불명의 미네랄혼합물이 들어있다. 이제 소비자를 우롱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꼼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소비자가 정신을 차려야 하고, 식품업계의 적극적인 자정 노력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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