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ESSㆍ전기차` 등에 업고…
소형서 중ㆍ대형으로 빠르게 `중심이동`
삼성SDIㆍLG화학, 해외업체와 공급계약
한ㆍ중ㆍ일 3국간 불꽃튀는 `3파전` 예고
소형서 중ㆍ대형으로 빠르게 `중심이동`
삼성SDIㆍLG화학, 해외업체와 공급계약
한ㆍ중ㆍ일 3국간 불꽃튀는 `3파전` 예고
■ 2차전지 신시장 열린다
스마트폰ㆍ태블릿PCㆍ노트북용 등 소형 IT기기용이 주를 이뤘던 2차전지(충전식배터리) 시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자동차의 성장 전망에 힘입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IT기기와 달리 ESS와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해 배터리 시장의 무게중심이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에서 가장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소형전지에 비해 중대형전지 시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2010년 기준 모바일IT용 배터리 시장규모(용량)가 2만1395㎿h였던데 반해 전기차용은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15㎿h에 불과했으며 ESS용은 그보다도 못한 28㎿h수준이었다.
그러나 전기차와 ESS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가시화하면서 시장 성장 속도는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 전기차의 경우, 지난 2010년을 전후로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가면서 시장은 매년 2배씩 빠르게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연평균 31.1% 성장, 현재 2조원 수준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20년에는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SS시장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파이크리서치(Pike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총 49GW 규모의 ESS 신규 설치 수요가 발생하면서 시장도 23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ESS 설치용량이 2GW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것이다. 현재 각 시장조사기관마다 조사범위와 시각 차로 인해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소 10조∼최대 40조원 시장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차전지업체들, 중대형 시장을 선점하라=이러한 시장 성장 전망으로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기존 소형 2차전지 시장의 강자였던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향후 시장이 중대형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2000년대 초반부터 중대형 배터리 사업 연구에 착수하는 등 미리 대비를 해 온 것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ESS에서는 삼성SDI가 지난 2011년 일본 니치콘과 가정용 ESS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공급 중이며 LG화학도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 SCE를 시작으로 전 세계 최대 전력에지니어링업체 ABB(2011년), 세계 최대 태양광 인버터업체인 독일 SMA(2013년) 등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LG화학이 GM, 삼성SDI는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가고 있다. 두 업체들간의 경쟁구도에서 2차전지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의 강자인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로 시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가간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이 기술력과 생산력을 높이면서 소형 2차전지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중대형 시장 진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업체들도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중대형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어 향후 2차전지 시장이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파나소닉의 경우,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로부터 오는 2017년까지 4년 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셀 20억개를 공급받기로 한데 힘입어 2018년까지 매출 10배 확장을 목표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소형 중심이었던 2차전지 시장이 중ㆍ대형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S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양은 스마트폰의 수천∼수만대 분량"이라며 "소형과 달리 중대형 시장에서는 판매량 변화에 따른 시장 점유율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ESS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중대형 배터리 성장의 키=그러나 중대형 2차전지의 성장이 ESS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관련 법ㆍ제도적 개선이 성장의 속도를 결정하는 키가 될 전망이다.
ESS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대상에 포함시키고 관련 사업자에게 발전사업자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또 발전소, 발전기, 비상발전기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개정안 현재 국회 계류 중)이 개정돼야 하다. 이러한 법제도 개선을 통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과의 융합 모델을 통해 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상호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만 놓고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전력요금의 현실화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전기차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현재 200㎞ 내인 짧은 주행거리를 300㎞ 이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초대용량 배터리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또 초급속 충전으로 충전시간을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이를 보다 앞당겨야 시장 활성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마련 등 정부의 정책적ㆍ재정적 지원도 필수적으로 제각각인 전기자동차 충전방식에 대한 표준을 마련해 완성차와 부품사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기차 요금체계 구축, 규제완화를 통한 주유소ㆍLPG충전소의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 활로 모색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홍석ㆍ박정일기자 redstone@
스마트폰ㆍ태블릿PCㆍ노트북용 등 소형 IT기기용이 주를 이뤘던 2차전지(충전식배터리) 시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자동차의 성장 전망에 힘입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IT기기와 달리 ESS와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해 배터리 시장의 무게중심이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에서 가장 빠르게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소형전지에 비해 중대형전지 시장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2010년 기준 모바일IT용 배터리 시장규모(용량)가 2만1395㎿h였던데 반해 전기차용은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15㎿h에 불과했으며 ESS용은 그보다도 못한 28㎿h수준이었다.
그러나 전기차와 ESS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가시화하면서 시장 성장 속도는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 전기차의 경우, 지난 2010년을 전후로 완성차 업체들이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가면서 시장은 매년 2배씩 빠르게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연평균 31.1% 성장, 현재 2조원 수준인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20년에는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SS시장의 성장세도 만만치 않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파이크리서치(Pike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총 49GW 규모의 ESS 신규 설치 수요가 발생하면서 시장도 23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ESS 설치용량이 2GW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시장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것이다. 현재 각 시장조사기관마다 조사범위와 시각 차로 인해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최소 10조∼최대 40조원 시장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차전지업체들, 중대형 시장을 선점하라=이러한 시장 성장 전망으로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기존 소형 2차전지 시장의 강자였던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향후 시장이 중대형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2000년대 초반부터 중대형 배터리 사업 연구에 착수하는 등 미리 대비를 해 온 것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ESS에서는 삼성SDI가 지난 2011년 일본 니치콘과 가정용 ESS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공급 중이며 LG화학도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사 SCE를 시작으로 전 세계 최대 전력에지니어링업체 ABB(2011년), 세계 최대 태양광 인버터업체인 독일 SMA(2013년) 등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전기차에서는 LG화학이 GM, 삼성SDI는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영역을 꾸준히 확대해 가고 있다. 두 업체들간의 경쟁구도에서 2차전지 4대 핵심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의 강자인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로 시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내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가간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이 기술력과 생산력을 높이면서 소형 2차전지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중대형 시장 진출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본업체들도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발판으로 중대형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어 향후 2차전지 시장이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파나소닉의 경우,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로부터 오는 2017년까지 4년 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셀 20억개를 공급받기로 한데 힘입어 2018년까지 매출 10배 확장을 목표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소형 중심이었던 2차전지 시장이 중ㆍ대형으로 빠르게 넘어가면서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S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양은 스마트폰의 수천∼수만대 분량"이라며 "소형과 달리 중대형 시장에서는 판매량 변화에 따른 시장 점유율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ESS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중대형 배터리 성장의 키=그러나 중대형 2차전지의 성장이 ESS와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관련 법ㆍ제도적 개선이 성장의 속도를 결정하는 키가 될 전망이다.
ESS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대상에 포함시키고 관련 사업자에게 발전사업자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 또 발전소, 발전기, 비상발전기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개정안 현재 국회 계류 중)이 개정돼야 하다. 이러한 법제도 개선을 통해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무정전전원장치(UPS) 등과의 융합 모델을 통해 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고 상호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만 놓고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전력요금의 현실화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전기차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기술적으로는 현재 200㎞ 내인 짧은 주행거리를 300㎞ 이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초대용량 배터리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또 초급속 충전으로 충전시간을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이를 보다 앞당겨야 시장 활성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마련 등 정부의 정책적ㆍ재정적 지원도 필수적으로 제각각인 전기자동차 충전방식에 대한 표준을 마련해 완성차와 부품사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전기차 요금체계 구축, 규제완화를 통한 주유소ㆍLPG충전소의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 활로 모색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홍석ㆍ박정일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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