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견인할 미래창조과학부는 그 이름 만큼이나 화려하게 등장했다.
창조와 경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용어이지만 이 둘의 결합은 다소 낯설고 비장함 마저 느끼게 했다.
방법론에서야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 ICT(기술정보통신) 산업 육성이다.
한국이 그 동안 잘 해 왔고, 앞으로도 잘 할 분야라는 이유에서다.
적극적인 인재육성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파격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이런 주장들 뒤에는 앞선 주자들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조바심도 엿보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IT 강국' 한국의 실체를 좀 더 냉철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ICT 산업은 크게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기기 네 축으로 굴러간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과 최고의 IT 제조 기술로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쌓았지만, 앞의 두 부분만 놓고 보자면 사실 체면치레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디지털경제 시대의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경쟁력은 OECD 19개 국가 중 14위로 수 년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전세계 시장의 2% 수준에 그쳐 미국(40%), 일본(10%)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비중은 8.2%로 70%를 차지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비교할 때 그 불균형의 정도가 심각하다.
반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콘텐츠와 플랫폼 산업을 키워왔다.
그 안에 구축한 광활한 생태계는 끝없는 성공 스토리와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이 이 게임의 강자인 것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원천기술과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시장 규모, 기타 산업의 발전 정도,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에 투자하는 자본의 규모도 다르다.
그러나 이런 물리적인 차이점이면 더 깊은 곳에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화의 차이'가 발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미국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선진국에서는 `소프트웨어는 기업 자산'이라는 마인드가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내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누군가 피땀 흘려 노력한 대가로 개발된 자산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다져지는 것이다.
우리 새 정부의 정책 체크리스트에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 주요 항목으로 올라와 있고, 구체적인 정책 개발을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부처간 협력도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 예산도 확보되어야 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통합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 간과해선 안 될 근본적인 전제조건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적재산권에 대해 선진국 수준의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한 정부나 공공기관은 민간업체들로부터, 대기업은 중소기업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눈감은 채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은 일의 순서가 어긋난 것이다.
보호받지 못할 곳에 재산을 쌓아둘 개인이나 기업은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 간 빛의 속도로 달려왔다.
그 속도가 우리나라의 ICT 산업을 키웠지만 동시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가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은 거창한 정책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ICT 산업이 갖고 있는 불균형을 인정하고, 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공정성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훔치는 행위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공정성이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창조경제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박선정 BSA(소프트웨어연합) 한국 의장
창조와 경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용어이지만 이 둘의 결합은 다소 낯설고 비장함 마저 느끼게 했다.
방법론에서야 갑론을박이 있겠지만,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 ICT(기술정보통신) 산업 육성이다.
한국이 그 동안 잘 해 왔고, 앞으로도 잘 할 분야라는 이유에서다.
적극적인 인재육성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파격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이런 주장들 뒤에는 앞선 주자들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조바심도 엿보인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IT 강국' 한국의 실체를 좀 더 냉철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ICT 산업은 크게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기기 네 축으로 굴러간다.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과 최고의 IT 제조 기술로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쌓았지만, 앞의 두 부분만 놓고 보자면 사실 체면치레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디지털경제 시대의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경쟁력은 OECD 19개 국가 중 14위로 수 년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고,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전세계 시장의 2% 수준에 그쳐 미국(40%), 일본(10%)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비중은 8.2%로 70%를 차지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비교할 때 그 불균형의 정도가 심각하다.
반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콘텐츠와 플랫폼 산업을 키워왔다.
그 안에 구축한 광활한 생태계는 끝없는 성공 스토리와 부가가치의 원천이 되고 있다.
미국이 이 게임의 강자인 것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원천기술과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시장 규모, 기타 산업의 발전 정도,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에 투자하는 자본의 규모도 다르다.
그러나 이런 물리적인 차이점이면 더 깊은 곳에 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문화의 차이'가 발전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미국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선진국에서는 `소프트웨어는 기업 자산'이라는 마인드가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서 내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누군가 피땀 흘려 노력한 대가로 개발된 자산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그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다져지는 것이다.
우리 새 정부의 정책 체크리스트에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 주요 항목으로 올라와 있고, 구체적인 정책 개발을 위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부처간 협력도 이루어져야 하고, 무엇보다 예산도 확보되어야 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통합적인 전략도 필요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해 간과해선 안 될 근본적인 전제조건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적재산권에 대해 선진국 수준의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한 정부나 공공기관은 민간업체들로부터, 대기업은 중소기업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눈감은 채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은 일의 순서가 어긋난 것이다.
보호받지 못할 곳에 재산을 쌓아둘 개인이나 기업은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 간 빛의 속도로 달려왔다.
그 속도가 우리나라의 ICT 산업을 키웠지만 동시에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가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은 거창한 정책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ICT 산업이 갖고 있는 불균형을 인정하고, 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공정성이 더 절실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훔치는 행위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기본적인 공정성이 확보되었을 때 비로소 창조경제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박선정 BSA(소프트웨어연합) 한국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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