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은 희망에서 출발한다. 상대가 희망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관계를 지탱하게 만드는 힘이다. 기대가 실망으로 꺾일 때, 관계는 붕괴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의 쓴맛도 강한 법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혁신에 대한 피로감은 후각이 느끼는 그것에 견줄 만큼 빠르다. 새로운 것은 더 충격적인 새로운 것이 아니면, 실망의 늪에 빠진다. 서프라이즈가 아니면 현상유지마저도 쇼크다. 지금 가진 물건을 바꾸고 싶을 만큼 새로운 것인가, 이미 지불한 비용이 아까워도 새 것을 선택할 만큼 혁신적인가.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에너지는 결국 기대감을 충족시킨 새로운 무엇인가에서 나온다. 단순 숫자 늘리는 새 시리즈만으로는 실패다.
2분기 실적시즌을 넘기면서 우린 다시 삼성전자와 애플을 본다.
삼성전자는 스티브 잡스 타개이후 새로운 것을 토해내지 못한 애플을 따라잡으며 그 수혜를 고스란히 주머니에 쓸어 담았다. 하지만 이젠 삼성전자가 갤럭시S4이후 정체의 늪에 빠졌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요즘 삼성전자 사람들이 싫어하는 말 중 하나는 애플의 추락을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의 성공을 잘 따라하긴 했으나, 애플이 혁신을 멈추자 삼성마저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창조적 에너지가 부족한 집단은 롤 모델이 사라진 이후,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혹자는 애플이 다시 삼성전자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한다. 애플이 아이폰 이후 또 한차례 혁신을 이뤄내고, 이를 다시 삼성이 따라잡는 과정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으로선 매우 자존심 상하는 얘기다.
JP모건의 부정적 리포트이후 120만원 대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추가적인 성장동력, 혁신이 부재하다는 판단이 부정적인 미래전망의 근간이 되고 있다.
통제되는 조직 문화 속에서 창조적 에너지가 나오기란 쉽지 않다. 혁신은 기존의 것을 과감히 파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창조적 파괴가 혁신을 가능케 한다.
애플과 삼성은 PC시장에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랫동안 벌여왔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진화경쟁을 모바일 부문에서 이끌고 있다. 애플은 직관적 OS를 통해 모바일폰의 사용자 접근성에 혁명을 만들며 초기 스마트 폰 시장을 점령했다. 애플 IOS에 맞선 안드로이드가 진화하면서 애플의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새로워 보이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느냐, 즉 하드웨어 성능에 주목했다. 애플이 혁신을 멈춘 동안 시장은 철저하게 삼성주도의 하드웨어 경쟁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이제 한계다. 갤럭시S4의 부진은 새로움의 부족함 때문이다. 아이폰5와 갤럭시S3이후 시장은 OS와 하드웨어에서 더 큰 설렘으로 기대감을 높여왔다. 실망은 설렘에 대한 배신감에서 나온다.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과 다르지 않는 이상,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 누가 소비자를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을 끌어낼 것인가.
분기 영업이익 10조 시대를 눈앞에 둔 삼성전자에게 이익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은 더 이상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금 삼성전자에게 필요한 모멘텀은 혁신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삼성에 대한 기대감은 롤 모델이 없어도, 스스로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적 에너지가 있는가에 쏠려 있다.
혁신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일, 삼성에겐 지금이 진통의 시간이다.
임윤규 산업부장
사람들이 느끼는 혁신에 대한 피로감은 후각이 느끼는 그것에 견줄 만큼 빠르다. 새로운 것은 더 충격적인 새로운 것이 아니면, 실망의 늪에 빠진다. 서프라이즈가 아니면 현상유지마저도 쇼크다. 지금 가진 물건을 바꾸고 싶을 만큼 새로운 것인가, 이미 지불한 비용이 아까워도 새 것을 선택할 만큼 혁신적인가. 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는 에너지는 결국 기대감을 충족시킨 새로운 무엇인가에서 나온다. 단순 숫자 늘리는 새 시리즈만으로는 실패다.
2분기 실적시즌을 넘기면서 우린 다시 삼성전자와 애플을 본다.
삼성전자는 스티브 잡스 타개이후 새로운 것을 토해내지 못한 애플을 따라잡으며 그 수혜를 고스란히 주머니에 쓸어 담았다. 하지만 이젠 삼성전자가 갤럭시S4이후 정체의 늪에 빠졌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요즘 삼성전자 사람들이 싫어하는 말 중 하나는 애플의 추락을 닮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애플의 성공을 잘 따라하긴 했으나, 애플이 혁신을 멈추자 삼성마저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창조적 에너지가 부족한 집단은 롤 모델이 사라진 이후, 급격히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혹자는 애플이 다시 삼성전자를 견인할 것이라고 말한다. 애플이 아이폰 이후 또 한차례 혁신을 이뤄내고, 이를 다시 삼성이 따라잡는 과정을 되풀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으로선 매우 자존심 상하는 얘기다.
JP모건의 부정적 리포트이후 120만원 대까지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추가적인 성장동력, 혁신이 부재하다는 판단이 부정적인 미래전망의 근간이 되고 있다.
통제되는 조직 문화 속에서 창조적 에너지가 나오기란 쉽지 않다. 혁신은 기존의 것을 과감히 파괴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창조적 파괴가 혁신을 가능케 한다.
애플과 삼성은 PC시장에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랫동안 벌여왔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진화경쟁을 모바일 부문에서 이끌고 있다. 애플은 직관적 OS를 통해 모바일폰의 사용자 접근성에 혁명을 만들며 초기 스마트 폰 시장을 점령했다. 애플 IOS에 맞선 안드로이드가 진화하면서 애플의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새로워 보이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느냐, 즉 하드웨어 성능에 주목했다. 애플이 혁신을 멈춘 동안 시장은 철저하게 삼성주도의 하드웨어 경쟁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이제 한계다. 갤럭시S4의 부진은 새로움의 부족함 때문이다. 아이폰5와 갤럭시S3이후 시장은 OS와 하드웨어에서 더 큰 설렘으로 기대감을 높여왔다. 실망은 설렘에 대한 배신감에서 나온다.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과 다르지 않는 이상,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 누가 소비자를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을 끌어낼 것인가.
분기 영업이익 10조 시대를 눈앞에 둔 삼성전자에게 이익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은 더 이상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지금 삼성전자에게 필요한 모멘텀은 혁신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삼성에 대한 기대감은 롤 모델이 없어도, 스스로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적 에너지가 있는가에 쏠려 있다.
혁신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일, 삼성에겐 지금이 진통의 시간이다.
임윤규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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