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사원은 9대 공기업 부채가 284조원으로 지난 4년간 2.2배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공기업 부채는 심각하다. 정부부채는 GDP 대비 35%수준으로 양호하나 493조원의 우리나라 전체 공기업의 부채를 포함시킬 경우 이 비율은 75%로 증가하게 된다. GDP 대비 국가부채의 비중이 위험한 수준을 60%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위험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경우 그 나라는 외환위기를 겪게 된다. 실제로 외환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었던 남미와 최근 남유럽의 경우도 모두 국가부채가 늘어나면서 위기를 겪었다. 미국 하버드 대학 경제학자들은 남미와 달리 우리가 1997년 외환위기를 신속히 극복할 수 있었던 원인이 당시의 건전한 재정상태에 있었고 위기 때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가부채가 우리경제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 고령화와 경기침체로 복지수요는 늘어나고 있으나 경제성장이 정체되면서 세수는 늘어나지 않아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기업부채까지 증가할 경우 우리 국가부채는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공기업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공기업 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원인은 지난 정부에서 서민주택건설이나 4대강 사업으로 차입이 늘어난 데에 원인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기업정책에 있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로 공기업 적자가 확대되자 과거 정부는 공기업의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 경영을 정상화하려 했다. 그러나 공기업 노조의 반발과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공기업 선진화정책은 일부 공기업의 민영화와 통폐합도 포함하고 있으나 그 외에도 공기업의 해외진출을 통해 공기업 경영을 정상화시키려는 것이다. 구조조정도 쉽지 않고 민영화도 어려운 상황에서 공기업이 해외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낼 경우 국내에서 발생한 공기업 경영적자를 해소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해외투자 확대에는 부족한 자원확보라는 명분도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자원공기업의 경우 자원 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를 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원수입량 대비 해외생산량의 비중인 자원 개발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자원확보가 보장된다고는 할 수 없다. 비록 해외에 투자해서 생산해도 운송비 등으로 국내로 도입되지 못하면 자원확보의 의미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자원 탐사 및 생산설비투자에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면서 공기업의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자원공기업이 아닌 공기업까지 해외투자로 수익을 늘리기 위해 차입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공기업의 부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해외여건을 고려하면 해외투자경험이 없는 공기업이 해외투자를 늘일 경우 투자수익보다는 투자손실을 볼 확률이 높고 결국 앞으로 공기업 부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공기업 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공기업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자원확보가 필요한 일부 공기업을 제외한 공기업은 해외투자를 확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원확보가 필요한 공기업이라 해도 과도한 해외투자를 엄격히 심사해서 공기업부채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기업부채는 잘 관리하지 않을 경우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다시 외환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위기를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이 결리거나 혹은 남미와 같이 반복적으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공기업 부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김정식 연세대 상경대학장ㆍ경제학부 교수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경우 그 나라는 외환위기를 겪게 된다. 실제로 외환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었던 남미와 최근 남유럽의 경우도 모두 국가부채가 늘어나면서 위기를 겪었다. 미국 하버드 대학 경제학자들은 남미와 달리 우리가 1997년 외환위기를 신속히 극복할 수 있었던 원인이 당시의 건전한 재정상태에 있었고 위기 때 확대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가부채가 우리경제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 고령화와 경기침체로 복지수요는 늘어나고 있으나 경제성장이 정체되면서 세수는 늘어나지 않아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기업부채까지 증가할 경우 우리 국가부채는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공기업부채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공기업 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원인은 지난 정부에서 서민주택건설이나 4대강 사업으로 차입이 늘어난 데에 원인이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기업정책에 있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로 공기업 적자가 확대되자 과거 정부는 공기업의 구조조정과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 경영을 정상화하려 했다. 그러나 공기업 노조의 반발과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정치권의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공기업 선진화정책은 일부 공기업의 민영화와 통폐합도 포함하고 있으나 그 외에도 공기업의 해외진출을 통해 공기업 경영을 정상화시키려는 것이다. 구조조정도 쉽지 않고 민영화도 어려운 상황에서 공기업이 해외투자를 통해서 수익을 낼 경우 국내에서 발생한 공기업 경영적자를 해소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해외투자 확대에는 부족한 자원확보라는 명분도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자원공기업의 경우 자원 개발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투자를 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자원수입량 대비 해외생산량의 비중인 자원 개발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자원확보가 보장된다고는 할 수 없다. 비록 해외에 투자해서 생산해도 운송비 등으로 국내로 도입되지 못하면 자원확보의 의미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자원 탐사 및 생산설비투자에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면서 공기업의 부채는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자원공기업이 아닌 공기업까지 해외투자로 수익을 늘리기 위해 차입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공기업의 부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해외여건을 고려하면 해외투자경험이 없는 공기업이 해외투자를 늘일 경우 투자수익보다는 투자손실을 볼 확률이 높고 결국 앞으로 공기업 부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공기업 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공기업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자원확보가 필요한 일부 공기업을 제외한 공기업은 해외투자를 확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자원확보가 필요한 공기업이라 해도 과도한 해외투자를 엄격히 심사해서 공기업부채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기업부채는 잘 관리하지 않을 경우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다시 외환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위기를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이 결리거나 혹은 남미와 같이 반복적으로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공기업 부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김정식 연세대 상경대학장ㆍ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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