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국민의 눈과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으려면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어야 하고, 창조경제 주도권을 과감하게 바꿀필요 있어
창조경제에 관한 전국민적 학습열기가 뜨겁다. 창조경제라는 단어가 신문지상에 나타나는 빈도는 여전히 높고, 도심 각지에서 매일 열리는 각종 조찬모임의 제목에도 창조경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창조경제에 국한된 것이 아닐진대, 무엇이든 새로운 화두가 나오면 전 국민이 거기에 매진하는, 일명 `끓어오르는 국민적 학습열기'가 진정 우리의 저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창조경제가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등장한지 어언 100여 일. 적어도 학술적으로는 창조경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와 해석이 충분히 내려진 듯하다. 이른바 해외석학을 모셔다가 창조경제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기도 했고, 이스라엘의 창업기반 성장모델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 봤다. 그렇다면, 지금쯤은 창조경제를 잘 모르겠다는 얘기는 없어질 만도 한데, 사석에서 들리는 주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창조경제가 3대 불가사의중 하나란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 저변의 심리를 한번 알아보았다.
첫째, 창조경제를 폄하하려는 심리의 저변에는 어느덧 버릇이 되어버린 정부시책에 대한 냉소적 자세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용과 행동은 바뀌지 않은 채 간판만 바꿔 단들,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냉소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그들이 문제인가, 아니면 내용과 행동은 바꾸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있는 그들이 문제인가. 한번쯤 겸허하게 되돌아 볼 일이다.
둘째, 창조경제에 편승하여 앞서 나가는 지도자 그룹과, 뒤에서 그들을 묵묵히 지켜보며 창조경제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 보는 일반대중 사이의 인식 격차이다. 경제사회의 혁신은 늘 그렇듯 새로운 혁신주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걸고 주도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어떠한 화두를 내걸든 늘 같은 집단이 혁신주체를 자임하고 나선다면, 그들을 지켜보던 일반대중은 혁신주체가 그대로임을 아는 순간, 등을 돌리고 만다.
셋째, 창조경제는 분명 가치있는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아무리 참신하고 멋있어도, 그것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과 자세와 여건이 우리에게 없다면 그것은 한낱 허상에 불과하다. 창조경제의 제기가, 갖고는 싶으나 가질 수 없어 일찍이 포기해 버린 희망을 헛되이 다시 부추기는 일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창조경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에 무력감이 먼저 떠오르게 해서는 안된다.
넷째,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실천수단으로 제시한 것은 과학과 ICT, 그리고 창업활성화이다. 만일 이들이 창조경제를 이끌 올바른 견인차라면, 우리가 과거 정부에서 추진해 왔던 과학입국, IT일등국가, 십 수년간의 창업활성화 조치가 지금쯤은 우리나라를 이미 선진 창조경제의 반열에 올려놨어야 옳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로 성공을 하려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쓰기에 앞서, 지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실패사례에서 값진 교훈을 배워야 한다. 창조경제가 디지털 4대강 사업으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차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름답기만 한 비전보다는 가슴에 와 닿는 진정성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일촉즉발의 긴장국면에서도 일관되고 끈기있는 대북정책으로 국민적 신망을 얻어가고 있다. 이처럼 창조경제도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눈과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으려면, 명시적인 자세의 변화, 생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창조경제의 주도권은 과감하게 국민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창조경제정책은 시행에 앞서 수용자인 기업, 시장, 소비자, 국민의 검증을 거처야 한다. 창조경제가 진정 새로운 혁신패러다임이라면, 이른바 갑과 을의 자리바꿈도 시도해 보아야 한다. 혁신 패러다임이 아무리 바뀌어도 혁신주체가 바뀌지 않으면, 창조적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창조경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워내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지 않는다고 억지로 키와 체중을 늘릴 수는 없는 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찾아내고, 그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학과 ICT와 창업만으로 창조경제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기업과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각종 규제와 법, 창작물의 무단복제와 지적재산권의 탈취가 일상화된 저급 사회문화, 창의적 생각보다는 천편일률적 답안을 강요하는 교육풍토, 기득권에 집착하여 신생기업, 신시장, 신경제의 출현을 저지하는 이익단체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하는 한, 창조경제는 공허한 구호에 머물 수 밖에 없다. 나 자신부터 그러한 불순한 동기가 없었는지,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 본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창조경제가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으로 등장한지 어언 100여 일. 적어도 학술적으로는 창조경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와 해석이 충분히 내려진 듯하다. 이른바 해외석학을 모셔다가 창조경제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기도 했고, 이스라엘의 창업기반 성장모델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 봤다. 그렇다면, 지금쯤은 창조경제를 잘 모르겠다는 얘기는 없어질 만도 한데, 사석에서 들리는 주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창조경제가 3대 불가사의중 하나란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 저변의 심리를 한번 알아보았다.
첫째, 창조경제를 폄하하려는 심리의 저변에는 어느덧 버릇이 되어버린 정부시책에 대한 냉소적 자세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용과 행동은 바뀌지 않은 채 간판만 바꿔 단들,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냉소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그들이 문제인가, 아니면 내용과 행동은 바꾸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있는 그들이 문제인가. 한번쯤 겸허하게 되돌아 볼 일이다.
둘째, 창조경제에 편승하여 앞서 나가는 지도자 그룹과, 뒤에서 그들을 묵묵히 지켜보며 창조경제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 보는 일반대중 사이의 인식 격차이다. 경제사회의 혁신은 늘 그렇듯 새로운 혁신주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걸고 주도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어떠한 화두를 내걸든 늘 같은 집단이 혁신주체를 자임하고 나선다면, 그들을 지켜보던 일반대중은 혁신주체가 그대로임을 아는 순간, 등을 돌리고 만다.
셋째, 창조경제는 분명 가치있는 패러다임이다. 그러나 아무리 참신하고 멋있어도, 그것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과 자세와 여건이 우리에게 없다면 그것은 한낱 허상에 불과하다. 창조경제의 제기가, 갖고는 싶으나 가질 수 없어 일찍이 포기해 버린 희망을 헛되이 다시 부추기는 일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 창조경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에 무력감이 먼저 떠오르게 해서는 안된다.
넷째,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실천수단으로 제시한 것은 과학과 ICT, 그리고 창업활성화이다. 만일 이들이 창조경제를 이끌 올바른 견인차라면, 우리가 과거 정부에서 추진해 왔던 과학입국, IT일등국가, 십 수년간의 창업활성화 조치가 지금쯤은 우리나라를 이미 선진 창조경제의 반열에 올려놨어야 옳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로 성공을 하려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쓰기에 앞서, 지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실패사례에서 값진 교훈을 배워야 한다. 창조경제가 디지털 4대강 사업으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차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름답기만 한 비전보다는 가슴에 와 닿는 진정성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일촉즉발의 긴장국면에서도 일관되고 끈기있는 대북정책으로 국민적 신망을 얻어가고 있다. 이처럼 창조경제도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눈과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으려면, 명시적인 자세의 변화, 생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창조경제의 주도권은 과감하게 국민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창조경제정책은 시행에 앞서 수용자인 기업, 시장, 소비자, 국민의 검증을 거처야 한다. 창조경제가 진정 새로운 혁신패러다임이라면, 이른바 갑과 을의 자리바꿈도 시도해 보아야 한다. 혁신 패러다임이 아무리 바뀌어도 혁신주체가 바뀌지 않으면, 창조적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창조경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워내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지 않는다고 억지로 키와 체중을 늘릴 수는 없는 일.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서 찾아내고, 그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학과 ICT와 창업만으로 창조경제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기업과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는 각종 규제와 법, 창작물의 무단복제와 지적재산권의 탈취가 일상화된 저급 사회문화, 창의적 생각보다는 천편일률적 답안을 강요하는 교육풍토, 기득권에 집착하여 신생기업, 신시장, 신경제의 출현을 저지하는 이익단체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하는 한, 창조경제는 공허한 구호에 머물 수 밖에 없다. 나 자신부터 그러한 불순한 동기가 없었는지,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져 본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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