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의 감칠맛… 음식 깊은 맛 증진
음식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해 주지만,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화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음식의 맛은 혀에 있는 감각기관인 미뢰를 통해 느낀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 모든 맛의 기본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과학적으로 우마미라는 새로운 맛의 정체가 밝혀졌다.
우마미(うま味, umami)는 본래 감칠맛을 뜻하는 일본어였다. 그런 우마미가 이제는 웹스터 사전에도 등재되고, 생리학과 식품영양학의 학술논문에서 사용하는 국제 공용의 학술용어로 자리를 잡았다. 우마미는 더 이상 일본에서만 쓰는 일본어가 아니다. 우리의 감칠맛은 물론 영어의 savory, 중국어의 메이웨이(美味) 또는 시안웨이(鮮味)가 모두 우마미로 통합되고 있다. 우마미의 정체를 밝혀낸 일본 과학자들의 공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학술적으로 우마미는 어머니의 손맛 정도로 이해되는 감성적인 감칠맛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정의된다. 글루탐산(MSG) 또는 아스파트산(Asp)과 같은 아미노산이나 이노신산(IMP) 또는 구아닐산(GMP)과 같은 핵산(核酸)의 맛이 우마미다. 혀에 있는 우마미 전용 미뢰에 아미노산이나 핵산이 결합되면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어 뇌신경을 자극한다.
우마미는 그 자체를 즐기기보다 음식의 깊은 맛을 증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마미 성분이 풍부한 식품은 대부분의 요리에서 향미증진제로 사용된다. 우마미 성분을 이용하면 감미료나 소금 사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마미 성분이 지나치게 많으면 심한 거부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특성도 가지고 있다. 누구나 MSG를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언론의 주장처럼 음식점에서 우마미 조미료를 무작정 많이 넣을 수는 없다.
우마미 성분은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된다. 다시마나 가다랑어포를 우려낸 일본의 다시(해물 육수), 콩이나 어류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장류(藏類), 유산균을 이용한 발효식품이 대표적인 예다. 동양에서만 우마미를 즐긴 것도 아니다. 멸치나 정어리 같은 어류를 소금에 절인 어장(魚醬, 젓갈)은 로마 시대에도 유행했다. 18세기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샤바랭이 개발한 송아지뼈 육수나 토마토와 치즈를 많이 쓰는 이탈리아 요리도 우마미의 향미증진 효과를 이용한다. 우마미 성분이 포함된 소스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감칠맛 나는 음식을 아무나 먹을 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장을 담그기도 어렵고, 김치나 치즈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물이나 육류를 우려내서 육수를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연료가 필요하다. 결국 감칠맛이 나는 음식은 충분한 여유가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나 즐길 수 있었고, 굶주림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우마미를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동경대의 화학자 이케다 기케나에 덕분이었다. 이케다는 1908년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에서 처음으로 MSG를 추출했다. 육류와 토마토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우마미라는 이름을 처음 제시한 이케다가 설립한 아지노모토사는 지금도 세계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의 MSG는 사탕수수의 당밀을 발효시켜 생산한 발효 조미료다. 발효공정에서 글루탐산을 분리하기 위해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는 것을 대단한 화학적 변화라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조미료는 순수한 MSG에 다양한 성분을 첨가한 복합조미료다.
MSG에 민감한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값비싸고 힘든 전통 방식을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도 감칠맛 대신 우마미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과학적 노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과 비교하면 지금도 MSG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은 부끄러운 것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과학독서아카데미 회장)
우마미(うま味, umami)는 본래 감칠맛을 뜻하는 일본어였다. 그런 우마미가 이제는 웹스터 사전에도 등재되고, 생리학과 식품영양학의 학술논문에서 사용하는 국제 공용의 학술용어로 자리를 잡았다. 우마미는 더 이상 일본에서만 쓰는 일본어가 아니다. 우리의 감칠맛은 물론 영어의 savory, 중국어의 메이웨이(美味) 또는 시안웨이(鮮味)가 모두 우마미로 통합되고 있다. 우마미의 정체를 밝혀낸 일본 과학자들의 공로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학술적으로 우마미는 어머니의 손맛 정도로 이해되는 감성적인 감칠맛보다 훨씬 더 구체적으로 정의된다. 글루탐산(MSG) 또는 아스파트산(Asp)과 같은 아미노산이나 이노신산(IMP) 또는 구아닐산(GMP)과 같은 핵산(核酸)의 맛이 우마미다. 혀에 있는 우마미 전용 미뢰에 아미노산이나 핵산이 결합되면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어 뇌신경을 자극한다.
우마미는 그 자체를 즐기기보다 음식의 깊은 맛을 증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마미 성분이 풍부한 식품은 대부분의 요리에서 향미증진제로 사용된다. 우마미 성분을 이용하면 감미료나 소금 사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마미 성분이 지나치게 많으면 심한 거부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특성도 가지고 있다. 누구나 MSG를 이용해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 언론의 주장처럼 음식점에서 우마미 조미료를 무작정 많이 넣을 수는 없다.
우마미 성분은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된다. 다시마나 가다랑어포를 우려낸 일본의 다시(해물 육수), 콩이나 어류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장류(藏類), 유산균을 이용한 발효식품이 대표적인 예다. 동양에서만 우마미를 즐긴 것도 아니다. 멸치나 정어리 같은 어류를 소금에 절인 어장(魚醬, 젓갈)은 로마 시대에도 유행했다. 18세기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샤바랭이 개발한 송아지뼈 육수나 토마토와 치즈를 많이 쓰는 이탈리아 요리도 우마미의 향미증진 효과를 이용한다. 우마미 성분이 포함된 소스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찾을 수 있다.
감칠맛 나는 음식을 아무나 먹을 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장을 담그기도 어렵고, 김치나 치즈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물이나 육류를 우려내서 육수를 만들려면 많은 시간과 연료가 필요하다. 결국 감칠맛이 나는 음식은 충분한 여유가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나 즐길 수 있었고, 굶주림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우마미를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동경대의 화학자 이케다 기케나에 덕분이었다. 이케다는 1908년 다시마를 우려낸 국물에서 처음으로 MSG를 추출했다. 육류와 토마토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우마미라는 이름을 처음 제시한 이케다가 설립한 아지노모토사는 지금도 세계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의 MSG는 사탕수수의 당밀을 발효시켜 생산한 발효 조미료다. 발효공정에서 글루탐산을 분리하기 위해 수산화나트륨을 첨가하는 것을 대단한 화학적 변화라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조미료는 순수한 MSG에 다양한 성분을 첨가한 복합조미료다.
MSG에 민감한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값비싸고 힘든 전통 방식을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도 감칠맛 대신 우마미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과학적 노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본과 비교하면 지금도 MSG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은 부끄러운 것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과학독서아카데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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