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에 대한 영업정지가 지난 13일로 끝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통신 3사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행위가 이용자 차별에 해당한다며 통신 3사에 총 66일의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중징계를 통해 이통 3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보조금 규제와 관련한 정부의 강력한 경고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영업정지가 시행된 지난 1월8일부터 3월13일까지 총 66일 동안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은 오히려 더 최악으로 치달았다. 영업정지에 돌입한 기업의 가입자들을 뺏어오기 위해 경쟁사들이 무차별적으로 보조금 폭탄을 뿌려댔고, 이에 맞서 영업정지 기업들도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가입 등의 음성적인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불했다. 특히 일부 대리점에서는 최신 기종인 `갤럭시S3'가 단돈 7000원, 사실상 공짜폰으로 뿌려졌다.
지난해 9월 갤럭시S3가 17만원대에 공급되면서, 사상 최대의 보조금 경쟁을 펼쳤던 때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지난 13일에는 결국 청와대까지 나서서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벌인 통신 3사에 강력한 제재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방통위도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지 불과 세 달 여만에 다시 총 51억의 과징금을 통신 3사에 부과했다. 심지어 국회에서는 보조금 지급을 원천 차단하는 입법안까지 제출되면서 정부 및 정치권의 보조금 규제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거의 해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매번 그때 뿐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영업정지라는 극단적인 중징계를 내린 상황에서도 사업자간 경쟁이 더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보조금 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방통위내에서 조차도 정부가 왜 강력한 보조금 규제를 시행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정도다.
보조금 규제는 과거 이통사간 공정경쟁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을 완전 방치할 경우, 결과적으로 자본력이 강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경쟁을 제한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강했다. 최근에는 사업자간 보조금 경쟁이 보조금을 지원받는 소비자와 그렇지 못한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구도가 변하고, 더 많은 편익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보조금 규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졌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매일매일 전쟁을 벌이고 있고, 또 이같은 혜택을 마다할 리 없는 소비자들이 있는 한 보조금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이미 사업자나 소비자 모두 10여년 넘게 보조금 제도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정부만이 보조금 정책을 터부시하고,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보조금 규제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방통위가 가입자당 최대 27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구체적인 보조금 액수를 설정하고 제재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상한선인 27만원도 법적인 효력을 가지지 못한 말 그대로 권고 수치에 불과하다.
정부가 소비자 차별을 이유로 이통사들에 강력한 보조금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을 통해 더 많은 편익을 얻고자 한다. 방통위내에서 조차 보조금 규제의 명분도, 이를 근거로 사업자들을 일일이 단속하는데 따르는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정부가 과거 규제만능의 기조에서 벗어나 실제, 시장의 매커니즘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일본에서는 보조금 정책과 요금제를 병행,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요금제와 보조금 중에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에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가입자당 최대 27만원으로 족쇄처럼 묶여있는 보조금 상한선도, 왜 그 금액이 타당한지 재검토돼야 한다. 약정기간, 서비스 이용도 등에 따라 보조금 가이드 라인을 차등화 하는 방법도 고려돼야 한다.
정부가 힘을 앞세워 `규제를 위한 규제'를 강요하던 시대는 지났다. 시장에서 사업자간 자율경쟁이 작동하고, 또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보조금 정책이 무엇인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경섭 정보미디어부장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통신 3사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행위가 이용자 차별에 해당한다며 통신 3사에 총 66일의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중징계를 통해 이통 3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행위를 원천 차단하고, 보조금 규제와 관련한 정부의 강력한 경고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영업정지가 시행된 지난 1월8일부터 3월13일까지 총 66일 동안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은 오히려 더 최악으로 치달았다. 영업정지에 돌입한 기업의 가입자들을 뺏어오기 위해 경쟁사들이 무차별적으로 보조금 폭탄을 뿌려댔고, 이에 맞서 영업정지 기업들도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가입 등의 음성적인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불했다. 특히 일부 대리점에서는 최신 기종인 `갤럭시S3'가 단돈 7000원, 사실상 공짜폰으로 뿌려졌다.
지난해 9월 갤럭시S3가 17만원대에 공급되면서, 사상 최대의 보조금 경쟁을 펼쳤던 때 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지난 13일에는 결국 청와대까지 나서서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벌인 통신 3사에 강력한 제재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방통위도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지 불과 세 달 여만에 다시 총 51억의 과징금을 통신 3사에 부과했다. 심지어 국회에서는 보조금 지급을 원천 차단하는 입법안까지 제출되면서 정부 및 정치권의 보조금 규제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규제가 거의 해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매번 그때 뿐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영업정지라는 극단적인 중징계를 내린 상황에서도 사업자간 경쟁이 더 심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보조금 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방통위내에서 조차도 정부가 왜 강력한 보조금 규제를 시행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정도다.
보조금 규제는 과거 이통사간 공정경쟁을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통사간 보조금 경쟁을 완전 방치할 경우, 결과적으로 자본력이 강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경쟁을 제한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강했다. 최근에는 사업자간 보조금 경쟁이 보조금을 지원받는 소비자와 그렇지 못한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구도가 변하고, 더 많은 편익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보조금 규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졌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매일매일 전쟁을 벌이고 있고, 또 이같은 혜택을 마다할 리 없는 소비자들이 있는 한 보조금 경쟁은 불가피하다"고. 이미 사업자나 소비자 모두 10여년 넘게 보조금 제도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에서, 정부만이 보조금 정책을 터부시하고,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보조금 규제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방통위가 가입자당 최대 27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구체적인 보조금 액수를 설정하고 제재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상한선인 27만원도 법적인 효력을 가지지 못한 말 그대로 권고 수치에 불과하다.
정부가 소비자 차별을 이유로 이통사들에 강력한 보조금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을 통해 더 많은 편익을 얻고자 한다. 방통위내에서 조차 보조금 규제의 명분도, 이를 근거로 사업자들을 일일이 단속하는데 따르는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정부가 과거 규제만능의 기조에서 벗어나 실제, 시장의 매커니즘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일본에서는 보조금 정책과 요금제를 병행,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요금제와 보조금 중에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에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선택을 유도할 수 있다. 가입자당 최대 27만원으로 족쇄처럼 묶여있는 보조금 상한선도, 왜 그 금액이 타당한지 재검토돼야 한다. 약정기간, 서비스 이용도 등에 따라 보조금 가이드 라인을 차등화 하는 방법도 고려돼야 한다.
정부가 힘을 앞세워 `규제를 위한 규제'를 강요하던 시대는 지났다. 시장에서 사업자간 자율경쟁이 작동하고, 또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보조금 정책이 무엇인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경섭 정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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