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논리로 지상파측의 주장만 관철될 경우 내년도 CPS 가격은 소문이 현실이 될것이고 공영방송수신료 문제 등 다양한 이슈 등장할 것
유료방송사와 지상파방송사 간에 지상파방송 재전송 분쟁이 끝날 줄 모르고 지속되고 있다. 이번에도 방송통신위원회의 무사안일 대처 속에서 지난달 18일 대법원은 지상파 3사가 케이블방송사업자를 상대로 낸 저작권 등 침해중지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정했다. 이로 인해 케이블방송사가 재전송 계약을 맺지 않고 신규 디지털방송 가입자에게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면 케이블방송사는 각 지상파방송사에게 하루 3000만원의 간접강제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법원의 재전송 가처분 판결의 아쉬운 점은 지상파방송사가 유료방송사에 저작권 행사에 따라 재전송 대가를 요청할 수 있다는 법 논리적 측면만 강조한 것이다. 사실 지상파방송의 직접수신가구가 전국 시청가구의 8% 미만인 점을 고려했다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재전송으로 인해 지상파방송가 얻는 광고이득 등 수익적 측면이 고려되었어야 한다. 또한 재전송 문제가 양 사업자간의 콘텐츠 대가 지불에 관한 문제라면, 시청자 1인당 콘텐츠 사용료(CPS)가 지상파방송사가 요구한 대로 월당 280원이 합리적인 것인지도 판단했어야 한다.
어쨌든 이번 판결로 케이블방송사는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첫째는 케이블방송사와 지상파방송사 간에 재전송 계약을 맺고 가입자 1인당 콘텐츠 사용료로 지상파방송사 각사에 월당 280원씩을 지급하고, 지상파방송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면 된다. 둘째는 케이블방송사가 의무제공 채널인 KBS1ㆍEBS방송을 제외한 지상파방송사의 채널을 시청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된다. 작년에 전국 가구의 1/3이 넘는 770여만 가구가 HD 지상파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셋째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디지털 케이블방송 월 수신료가 9000원에서 15000원 사이, 지상파 재전송으로 지상파방송에 지불해야하는 CPS가 연 1만80원임으로, 시청료 수익측면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시청자에게 지상파디지털방송 시청을 위해 일정금액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 세 가지 방법 모두 유료방송사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이다. 첫 번째 경우는 2010년 말 유료방송인 케이블방송사가 184개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게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는 약 3600억 정도이다. 케이블방송 1500만 가구가 디지털 전환 후 지상파방송에 지불하는 연간 재전송 대가는 약 1500억 정도이고, 현재 지상파방송 계열 케이블채널이 프로그램 사용료로 약 800억을 가져가고 있음으로 지상파방송사는 3600억 중 2300억 전체 케이블방송의 프로그램 사용료 중 약 64%를 가져간다. 따라서 184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1300억을 가지고 나누어야 하고 균등 분배할 경우 1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연간 약 7억 정도 가져간다. 최근에는 의무재전송 채널인 종편까지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재송신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2010년도 지상파방송의 순이익은 약 2000억 정도이다. 1900만 유료방송 가입가구가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시 CPS가 280원이면 지상파방송은 매년 약 2000억을 재전송 대가로 받게 되어 지상파방송 순이익은 약 4000억 정도가 된다. 아무리 시청자들이 지상파방송을 좋아한다고 해도 수백 개 유료방송 프로그램에게 빈익빈 부익부 방식의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비율은 유료방송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PP의 발전을 꾀할 수 없음은 물론이요 다양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유료방송사들의 미래도 밝을 수가 없다.
두 번째 방법은 유료방송사업자가 시청료 수익구조 측면에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는 시청자를 볼모로 방송사 간에 수익논란으로 보여 공공성, 공익성을 우선의 가치로 생각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경쟁 중인 타 유료방송으로 가입자가 빠져나갈 수 있어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할 수도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최근 지상파방송사들이 내년도 CPS를 400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유료방송사업자들 사이에서 시청료 수익구조 측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지상파방송은 더 이상 무료방송이 아니다. 국민들은 공영방송 수신료로 현재 2500원을 지불함과 동시에 유료방송사업자에게도 지상파방송 시청을 위해 일정금액을 또 지불해야 한다.
방송을 담당하는 미래부는 지상파방송사가 요구하는 CPS 280원이 합당한 것인지, 대가 산정 기준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힘의 논리로 지상파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관철될 경우 내년도 CPS 가격은 소문이 현실이 될 것이고, 종국에는 공영방송수신료 문제, 직접수신 8% 이하인 지상파방송 주파수 무용론 등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슈들이 등장할 것이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이번 법원의 재전송 가처분 판결의 아쉬운 점은 지상파방송사가 유료방송사에 저작권 행사에 따라 재전송 대가를 요청할 수 있다는 법 논리적 측면만 강조한 것이다. 사실 지상파방송의 직접수신가구가 전국 시청가구의 8% 미만인 점을 고려했다면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재전송으로 인해 지상파방송가 얻는 광고이득 등 수익적 측면이 고려되었어야 한다. 또한 재전송 문제가 양 사업자간의 콘텐츠 대가 지불에 관한 문제라면, 시청자 1인당 콘텐츠 사용료(CPS)가 지상파방송사가 요구한 대로 월당 280원이 합리적인 것인지도 판단했어야 한다.
어쨌든 이번 판결로 케이블방송사는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첫째는 케이블방송사와 지상파방송사 간에 재전송 계약을 맺고 가입자 1인당 콘텐츠 사용료로 지상파방송사 각사에 월당 280원씩을 지급하고, 지상파방송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면 된다. 둘째는 케이블방송사가 의무제공 채널인 KBS1ㆍEBS방송을 제외한 지상파방송사의 채널을 시청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된다. 작년에 전국 가구의 1/3이 넘는 770여만 가구가 HD 지상파 프로그램을 보지 못하는 `블랙아웃'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셋째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디지털 케이블방송 월 수신료가 9000원에서 15000원 사이, 지상파 재전송으로 지상파방송에 지불해야하는 CPS가 연 1만80원임으로, 시청료 수익측면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 시청자에게 지상파디지털방송 시청을 위해 일정금액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 세 가지 방법 모두 유료방송사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이다. 첫 번째 경우는 2010년 말 유료방송인 케이블방송사가 184개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게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는 약 3600억 정도이다. 케이블방송 1500만 가구가 디지털 전환 후 지상파방송에 지불하는 연간 재전송 대가는 약 1500억 정도이고, 현재 지상파방송 계열 케이블채널이 프로그램 사용료로 약 800억을 가져가고 있음으로 지상파방송사는 3600억 중 2300억 전체 케이블방송의 프로그램 사용료 중 약 64%를 가져간다. 따라서 184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1300억을 가지고 나누어야 하고 균등 분배할 경우 1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연간 약 7억 정도 가져간다. 최근에는 의무재전송 채널인 종편까지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실 재송신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2010년도 지상파방송의 순이익은 약 2000억 정도이다. 1900만 유료방송 가입가구가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시 CPS가 280원이면 지상파방송은 매년 약 2000억을 재전송 대가로 받게 되어 지상파방송 순이익은 약 4000억 정도가 된다. 아무리 시청자들이 지상파방송을 좋아한다고 해도 수백 개 유료방송 프로그램에게 빈익빈 부익부 방식의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비율은 유료방송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인 PP의 발전을 꾀할 수 없음은 물론이요 다양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유료방송사들의 미래도 밝을 수가 없다.
두 번째 방법은 유료방송사업자가 시청료 수익구조 측면에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는 시청자를 볼모로 방송사 간에 수익논란으로 보여 공공성, 공익성을 우선의 가치로 생각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경쟁 중인 타 유료방송으로 가입자가 빠져나갈 수 있어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할 수도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최근 지상파방송사들이 내년도 CPS를 400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유료방송사업자들 사이에서 시청료 수익구조 측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지상파방송은 더 이상 무료방송이 아니다. 국민들은 공영방송 수신료로 현재 2500원을 지불함과 동시에 유료방송사업자에게도 지상파방송 시청을 위해 일정금액을 또 지불해야 한다.
방송을 담당하는 미래부는 지상파방송사가 요구하는 CPS 280원이 합당한 것인지, 대가 산정 기준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힘의 논리로 지상파측의 일방적인 주장만 관철될 경우 내년도 CPS 가격은 소문이 현실이 될 것이고, 종국에는 공영방송수신료 문제, 직접수신 8% 이하인 지상파방송 주파수 무용론 등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슈들이 등장할 것이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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