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Don`t cry for me argentina)'
아르헨티나의 `잔다르크'에서 대통령 영부인까지 오른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은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서정적인 노래로 대중들을 압도한다. 뮤지컬 `에비타(evita)'의 클라이맥스 곡인 이 노래는 지난 1970년대 초연된 이후, 40여년이 넘도록 시대를 초월해 불려지고 있다.
뮤지컬로, 영화로 이처럼 전 세계 사람들에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는 에바 페론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대중영합주의 정치를 뜻하는`포퓰리즘'의 오명을 떠안게 됐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인 후안 페론 대통령과 함께 산업 국유화, 노동입법, 외국자본의 추방, 노동자 임금인상 등 온갖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들이 추진한 개혁은 대중의 인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지,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사정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결국, 에비타의 포퓰리즘 정책은 한때 세계 5대 경제부국이던 아르헨티나를 후진국으로 추락시키는 악수가 됐다.
국내에서도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상보육에서 건강보험 확대적용은 기본이고 서민들의 표심을 겨냥한 묻지마식 대기업 규제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의 국부산업인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도 포퓰리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유권자인 이동통신사용자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권의 표퓰리즘 공방은 더 노골화되고 있다. 특히, 단골메뉴인 이동통신 요금인하는 물론 최근에는 정치권이 카카오톡발 무료인터넷 논란에 가세하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 등 국회의원 13명은 카카오톡 등 무료 mVoIP는 물론 통신요금 인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행정기관 등이 참가하는 중립적 심사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의원입법안으로 제출했다. 현재는 자율적인 경쟁에 의해서 시장자율로 결정되고 있는데,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합의기구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료 mVoIP 논란에서도 정치권은 일방적으로 mVoIP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심지어 한 초선의원은 이통사 건물앞에서 "mVoIP를 전면 허용하라"며 이통사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정치권의 포퓰리즘식 공세 속에는 대한민국 국부산업이 된 ICT 생태계와 시장이 실종돼 있다. ICT 산업은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이어지는 ICT 가치사슬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야 비로서 꽃을 피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스마트폰 빅3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며 국부를 창출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유무선 인프라를 꼽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빠른 속도와 촘촘한 모바일 망을 기반으로, 디지털CDMA를 필두로 삼성의 갤럭시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ICT 산업을 일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발 후폭풍에 이어 이처럼 정치권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ICT 생태계는 큰 상처를 입었다. 당장 통신사들로서는 통신비 인하 압박에다, 무료 mVoIP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패닉상태에 직면했다. 또한 통신사들의 투자비를 자양분으로 하고 있는 통신장비, 단말기, 콘텐츠 등 중소 IT 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스마트TV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통신 3사는 각사별로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과 애플의 무료 영상통화 등을 전면 개방할 경우, ICT 산업의 대동맥은 누가 책임질까. 소비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정치권이 이제 그 질문에 솔직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
포퓰리즘 정책은 뮤지컬 에비타의 선율처럼, 한없이 달콤하고 매력적이다. 그러나 에비타가 아르헨티나에 독이 됐던 것처럼, 최근 정치권의 포퓰리즘 구호가 우리들에 에비타는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다.
최경섭 정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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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잔다르크'에서 대통령 영부인까지 오른 에바 페론(애칭 에비타)은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서정적인 노래로 대중들을 압도한다. 뮤지컬 `에비타(evita)'의 클라이맥스 곡인 이 노래는 지난 1970년대 초연된 이후, 40여년이 넘도록 시대를 초월해 불려지고 있다.
뮤지컬로, 영화로 이처럼 전 세계 사람들에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는 에바 페론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대중영합주의 정치를 뜻하는`포퓰리즘'의 오명을 떠안게 됐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인 후안 페론 대통령과 함께 산업 국유화, 노동입법, 외국자본의 추방, 노동자 임금인상 등 온갖 개혁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들이 추진한 개혁은 대중의 인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지,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사정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결국, 에비타의 포퓰리즘 정책은 한때 세계 5대 경제부국이던 아르헨티나를 후진국으로 추락시키는 악수가 됐다.
국내에서도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무상보육에서 건강보험 확대적용은 기본이고 서민들의 표심을 겨냥한 묻지마식 대기업 규제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민국의 국부산업인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도 포퓰리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유권자인 이동통신사용자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권의 표퓰리즘 공방은 더 노골화되고 있다. 특히, 단골메뉴인 이동통신 요금인하는 물론 최근에는 정치권이 카카오톡발 무료인터넷 논란에 가세하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 등 국회의원 13명은 카카오톡 등 무료 mVoIP는 물론 통신요금 인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 행정기관 등이 참가하는 중립적 심사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의원입법안으로 제출했다. 현재는 자율적인 경쟁에 의해서 시장자율로 결정되고 있는데,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합의기구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료 mVoIP 논란에서도 정치권은 일방적으로 mVoIP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심지어 한 초선의원은 이통사 건물앞에서 "mVoIP를 전면 허용하라"며 이통사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정치권의 포퓰리즘식 공세 속에는 대한민국 국부산업이 된 ICT 생태계와 시장이 실종돼 있다. ICT 산업은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이어지는 ICT 가치사슬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야 비로서 꽃을 피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스마트폰 빅3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며 국부를 창출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유무선 인프라를 꼽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빠른 속도와 촘촘한 모바일 망을 기반으로, 디지털CDMA를 필두로 삼성의 갤럭시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ICT 산업을 일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발 후폭풍에 이어 이처럼 정치권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ICT 생태계는 큰 상처를 입었다. 당장 통신사들로서는 통신비 인하 압박에다, 무료 mVoIP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패닉상태에 직면했다. 또한 통신사들의 투자비를 자양분으로 하고 있는 통신장비, 단말기, 콘텐츠 등 중소 IT 업체들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 스마트TV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통신 3사는 각사별로 수조원대의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보이스톡과 애플의 무료 영상통화 등을 전면 개방할 경우, ICT 산업의 대동맥은 누가 책임질까. 소비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정치권이 이제 그 질문에 솔직한 답을 제시해야 한다.
포퓰리즘 정책은 뮤지컬 에비타의 선율처럼, 한없이 달콤하고 매력적이다. 그러나 에비타가 아르헨티나에 독이 됐던 것처럼, 최근 정치권의 포퓰리즘 구호가 우리들에 에비타는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다.
최경섭 정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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