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ㆍ먹이능력 보고 짝짓기
사랑보다 경제력ㆍ외모 우선
사랑보다 경제력ㆍ외모 우선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결혼시즌이다. 올해는 `흑룡의 해'라서 더욱 많은 결혼식이 있다고 한다. 새로운 가정을 일군 선남선녀 1쌍의 결혼은 가정의 경사요, 국가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암울한 얘기도 나온다. OECD 국가 이혼율 1위, 저출산율 1위 등 우리나라의 결혼생활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결혼비용은 이미 2억원을 넘어섰다. 신혼집 마련이 가장 큰 문제이고,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보육 및 육아환경 등은 순수한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결혼의 전제 조건은 경제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들의 사회에서도 결혼을 위한 배우자 선택이나 이혼은 경제력 또는 양육 능력이 좌우한다. 조류는 대부분 일부일처다. 포유류는 개와 원숭이를 제외하면 90%가 어미가 새끼를 전담해서 키우는데, 조류는 90% 정도가 새끼를 함께 키우고, 오리류와 같이 어미가 전담하는 경우는 8%에 지나지 않는다.
조류는 번식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한쪽 어미가 알을 품고 있으면 다른 쪽이 먹이를 구해주는 것처럼 분업이 잘 되어 있다. 그러나 부모새 한쪽의 양육 또는 먹이제공 능력이 떨어지면 바로 이혼하게 된다. 물총새는 짝짓기 과정에서 수컷의 먹이제공 능력을 보고 암컷이 배우자를 선택한다.
세가락갈매기의 경우 초기 번식쌍의 이혼율이 상당히 높은데, 양육과 먹이제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비의 경우는 수컷의 꼬리깃 길이가 암컷의 배우자 선택에 중요 기준이 된다. 왜냐하면 수컷 꼬리깃이 길면 기생충에 대한 내성이 강해서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사랑보다는 경제력과 외모가 우선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부일처제가 대다수인 조류 세계에서도 바람피우는 경우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제비 수컷의 꼬리를 인위적으로 짧게 자르면 암컷이 바람을 피운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이러한 조류의 결혼 생활 목표는 자기의 유전자를 자식들에게 많이 전달시키는 데 있다. 그래서 조류 세계의 배우자 선택은 전적으로 암컷에게 좌우된다 할 수 있다.
한편 원앙과 호사도요는 조류 세계에서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혼생활을 한다. 원앙 수컷은 발달된 장식깃을 펼쳐서 암컷의 선택을 받아 결혼생활을 하지만, 이후 육아는 암컷이 전담하면서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는다.
이에 반해 호사도요는 원앙과 달리 암컷이 화려하고, 수컷은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암컷은 알을 낳으면 다른 수컷을 찾아 떠나고, 육아는 수컷이 전담하는 희귀한 경우이다. 조류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새끼를 키우고 독립시킨 후 다음 시즌의 번식은 다른 파트너하고 하는 경우도 많다. 원앙처럼 살라면서 신혼부부에게 선물하는 `원앙금침'은 실제 원앙의 부부생활을 잘 몰라서 갖게 된 잘못된 이미지 때문에 생긴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경제력을 전제로 한 계약 결혼의 당사자일 지도 모른다.
다만 고니류, 두루미류 등 대형 조류는 평생을 함께 하는 일부일처제가 많다. 신혼부부들에게 백년회로하라는 의미로 주는 선물은 고니나 두루미와 관련된 종류가 맞을 것 같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러나 암울한 얘기도 나온다. OECD 국가 이혼율 1위, 저출산율 1위 등 우리나라의 결혼생활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결혼비용은 이미 2억원을 넘어섰다. 신혼집 마련이 가장 큰 문제이고,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보육 및 육아환경 등은 순수한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이어가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결혼의 전제 조건은 경제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들의 사회에서도 결혼을 위한 배우자 선택이나 이혼은 경제력 또는 양육 능력이 좌우한다. 조류는 대부분 일부일처다. 포유류는 개와 원숭이를 제외하면 90%가 어미가 새끼를 전담해서 키우는데, 조류는 90% 정도가 새끼를 함께 키우고, 오리류와 같이 어미가 전담하는 경우는 8%에 지나지 않는다.
조류는 번식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한쪽 어미가 알을 품고 있으면 다른 쪽이 먹이를 구해주는 것처럼 분업이 잘 되어 있다. 그러나 부모새 한쪽의 양육 또는 먹이제공 능력이 떨어지면 바로 이혼하게 된다. 물총새는 짝짓기 과정에서 수컷의 먹이제공 능력을 보고 암컷이 배우자를 선택한다.
세가락갈매기의 경우 초기 번식쌍의 이혼율이 상당히 높은데, 양육과 먹이제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제비의 경우는 수컷의 꼬리깃 길이가 암컷의 배우자 선택에 중요 기준이 된다. 왜냐하면 수컷 꼬리깃이 길면 기생충에 대한 내성이 강해서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사랑보다는 경제력과 외모가 우선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부일처제가 대다수인 조류 세계에서도 바람피우는 경우가 있다. 앞서 언급한 제비 수컷의 꼬리를 인위적으로 짧게 자르면 암컷이 바람을 피운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이러한 조류의 결혼 생활 목표는 자기의 유전자를 자식들에게 많이 전달시키는 데 있다. 그래서 조류 세계의 배우자 선택은 전적으로 암컷에게 좌우된다 할 수 있다.
한편 원앙과 호사도요는 조류 세계에서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결혼생활을 한다. 원앙 수컷은 발달된 장식깃을 펼쳐서 암컷의 선택을 받아 결혼생활을 하지만, 이후 육아는 암컷이 전담하면서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는다.
이에 반해 호사도요는 원앙과 달리 암컷이 화려하고, 수컷은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암컷은 알을 낳으면 다른 수컷을 찾아 떠나고, 육아는 수컷이 전담하는 희귀한 경우이다. 조류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새끼를 키우고 독립시킨 후 다음 시즌의 번식은 다른 파트너하고 하는 경우도 많다. 원앙처럼 살라면서 신혼부부에게 선물하는 `원앙금침'은 실제 원앙의 부부생활을 잘 몰라서 갖게 된 잘못된 이미지 때문에 생긴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경제력을 전제로 한 계약 결혼의 당사자일 지도 모른다.
다만 고니류, 두루미류 등 대형 조류는 평생을 함께 하는 일부일처제가 많다. 신혼부부들에게 백년회로하라는 의미로 주는 선물은 고니나 두루미와 관련된 종류가 맞을 것 같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