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현ㆍ조경아ㆍ이승재 교수, 세포 손상 원인 연구중…치료제 개발 기대
부귀영화를 누렸던 역사 속 왕들의 마지막 염원은 `늙지 않는 것'이었다. 중국 진시황은 평생 불로초를 찾아 다녔고,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영원한 젊음을 위해 식초에 진주를 타서 먹고 맥주 거품으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몸이 늙어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평균 수명 100세의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과학자들은 노화의 숨은 비밀을 풀고 그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연구에 땀을 흘리고 있다. 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고 싶다는 인류 공통의 바램을 현실로 바꿔줄 실마리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 것.
노화를 막기 위해선 우선 몸의 노화 정도를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영남대 조경현 교수(생명공학부)는 몸 속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노화의 정도를 진단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조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들과 평균 22세의 청년들 60여 명의 혈액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노화가 진행될수록 고밀도지단백질(HDL)의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입자수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HDL은 조직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체외로 배설하는 `혈관청소부'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신체적 젊음을 나이가 아닌 HDL의 크기와 농도로 확인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었다.
조경현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응용해, 개인들이 노화 정도와 건강상태를 집에서 혈압과 당뇨 검사를 하듯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동전 크기의 바이오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쉽게 병에 걸리는 이유를 밝히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남대 조경아 교수(의학과)는 노인들이 감염질환에 쉽게 걸리는 것이 세포막의 함몰부인 `카베올라'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까지 노인들의 감염질환 증가는 면역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주로 항생제나 백신으로 치료해 왔지만 이런 치료법은 효과가 적거나 오히려 세균의 내성을 키우는 부작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연구과제를 통해,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을 노화된 세포에 감염시켜 정상세포와 비교했다. 그 결과 노화된 숙주세포에 살모넬라균이 훨씬 더 많이 침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그 이유가 세포가 노화되면서 카베올라가 증가해 병원체가 세포 내에 침투하는 것을 돕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조경아 교수는 "카베올라를 이용한 새로운 감염억제 방법을 개발할 것"이라며 "폐렴, 인플루엔자 등 다른 노인용 감염질환에 대해서도 노화에 따른 변화를 연구해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텍 이승재 교수(생명과학과)는 노화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혀온 활성산소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활성산소는 사람이 호흡하는 산소와는 완전히 다르게 산화력이 강해 생체조직을 공격하거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등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식사를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세포 속에 있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이때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주로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이 약간 저하돼 활성산소의 양이 몸에 나쁘지 않을 정도로 증가하면 오히려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적절한 양의 활성산소는 저산소 상태에서만 존재하는 `HIF-1'이라는 단백질을 사라지지 않게 안정화시키는데, 이 단백질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 세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HIF-1이 어떻게 생명을 연장시키는지 비밀을 밝혀내 노화를 방지하는 신약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재 교수는 "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인 암, 당뇨, 심혈관질환의 근본 원인은 노화 그 자체"라며 "노화연구의 목표는 이런 질병들을 예방해 늘어나는 노인 인구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고령화 사회에 대한 사회ㆍ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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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100세의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과학자들은 노화의 숨은 비밀을 풀고 그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연구에 땀을 흘리고 있다. 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살고 싶다는 인류 공통의 바램을 현실로 바꿔줄 실마리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 것.
노화를 막기 위해선 우선 몸의 노화 정도를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영남대 조경현 교수(생명공학부)는 몸 속 콜레스테롤을 이용해 노화의 정도를 진단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조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들과 평균 22세의 청년들 60여 명의 혈액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노화가 진행될수록 고밀도지단백질(HDL)의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입자수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HDL은 조직의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체외로 배설하는 `혈관청소부'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신체적 젊음을 나이가 아닌 HDL의 크기와 농도로 확인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었다.
조경현 교수는 "이 연구결과를 응용해, 개인들이 노화 정도와 건강상태를 집에서 혈압과 당뇨 검사를 하듯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동전 크기의 바이오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쉽게 병에 걸리는 이유를 밝히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남대 조경아 교수(의학과)는 노인들이 감염질환에 쉽게 걸리는 것이 세포막의 함몰부인 `카베올라'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근까지 노인들의 감염질환 증가는 면역기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때문에 주로 항생제나 백신으로 치료해 왔지만 이런 치료법은 효과가 적거나 오히려 세균의 내성을 키우는 부작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연구과제를 통해,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을 노화된 세포에 감염시켜 정상세포와 비교했다. 그 결과 노화된 숙주세포에 살모넬라균이 훨씬 더 많이 침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그 이유가 세포가 노화되면서 카베올라가 증가해 병원체가 세포 내에 침투하는 것을 돕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조경아 교수는 "카베올라를 이용한 새로운 감염억제 방법을 개발할 것"이라며 "폐렴, 인플루엔자 등 다른 노인용 감염질환에 대해서도 노화에 따른 변화를 연구해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텍 이승재 교수(생명과학과)는 노화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혀온 활성산소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활성산소는 사람이 호흡하는 산소와는 완전히 다르게 산화력이 강해 생체조직을 공격하거나 세포를 손상시키는 등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식사를 통해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세포 속에 있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산소와 반응해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이때 활성산소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노화 연구에 주로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미토콘드리아의 활성이 약간 저하돼 활성산소의 양이 몸에 나쁘지 않을 정도로 증가하면 오히려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적절한 양의 활성산소는 저산소 상태에서만 존재하는 `HIF-1'이라는 단백질을 사라지지 않게 안정화시키는데, 이 단백질이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 세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도 나오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HIF-1이 어떻게 생명을 연장시키는지 비밀을 밝혀내 노화를 방지하는 신약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승재 교수는 "노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인 암, 당뇨, 심혈관질환의 근본 원인은 노화 그 자체"라며 "노화연구의 목표는 이런 질병들을 예방해 늘어나는 노인 인구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고령화 사회에 대한 사회ㆍ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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