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섭 정보미디어부 차장
1984년 10월, 구한말 서울 종로에 위치한 우정총국에서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등을 중심으로 하는 개화파들은 문벌폐지와 평등권 보장 등을 담은 개혁정강을 발표한다. 조선의 개혁, 개방을 상징하는 우정총국의 개국을 기념하는 축하연에서, 개화파들이 기습적으로 수구 사대부들을 제압하고 개혁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개화파에 의한 갑신정변은 3일 천하로 끝나고 우정총국은 폐쇄됐다. 우정총국은 10여년이 지난 1893년에야 전우총국이란 이름으로 다시 빛을 보게 된다.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갑신정변이 결과적으로, 우정총국의 개국을 지체시키는 악영향을 미쳤지만, 이후 우정총국은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통용돼왔다.
구한말 우정총국에서 제공했던 우편업무는 과거 군주나 소수 관료들이 독점했던 정보를 일반 백성들에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우편제도는 20세기 통신기술과 결합하면서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는 전보, 전화시대를 가져왔고, 급기야 21세기 들어서는 인터넷과 만나면서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정보통신 혁명을 가져왔다. 지구 반대편에서 네티즌들이 올린 소식이 실시간으로 세계인들에 전파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에 연결하면 전 세계 시민들과 공간에 제약없이 끊김없이 소통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으면 하루도 버텨내기 힘든 현대에도, 과거 구한말시대 우정총국에서 비롯된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은 아직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1884년 우정총국 개국일자에 맞춰, 범 정부차원에서 매년 4월22일을`정보통신의 날`로 정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정보통신의 날은 1884년 최초의 우정총국 개설일을 기념하고, 역사적 사건인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을 담기 위해 매년 정부차원의 공식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정보통신의 날에는 이같은 시대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서로 다른 2개 부처가 행사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날로 자리매김 했다. 2008년 MB정부가 정부조직개편을 하면서, 우정사업부문은 지식경제부로, 정보통신 역무는 방송통신위원회로 각각 분리한 때문이다. 1884년, 우정총국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우정사업부문과 정보통신 업무가 서로 다른 부처의 영역으로 ？어지다 보니,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심지어 MB정부 들어 처음 개최된 정보통신의 날 행사에서는 지식경제부와 방통위가 서로 관할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볼성 사나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청와대까지 중재에 나서면서 결국, 정보통신의 날 행사는 두 개 부처가 공동 개최하되 행사주관을 격년마다 돌아가며 벌이고 있다. 그러나 두 부처가 여전히 서로 정통성을 앞세워 논공행상을 하고 있어, 본래 우정총국 설립의 의미는 물론 같은 역사적 배경을 두고 있는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이 상당부분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우정사업부문과 정보통신 업무영역을 효율적으로 통합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우정사업 부문과 정보통신 역무를 분리하고자 했던 MB 정부의 조직개편 목적이 해소됐는지, 또 과거 역사적으로 같은 뿌리인 우정사업 부문과 정보통신 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정부조직 개편 방향은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차기 정부가 어떤 형태의 결정을 하든, 130여년 전 우정총국 설립의 목적과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은 온전히 지켜내는 정부조직 개편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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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갑신정변이 결과적으로, 우정총국의 개국을 지체시키는 악영향을 미쳤지만, 이후 우정총국은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개념으로 통용돼왔다.
구한말 우정총국에서 제공했던 우편업무는 과거 군주나 소수 관료들이 독점했던 정보를 일반 백성들에 전파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우편제도는 20세기 통신기술과 결합하면서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는 전보, 전화시대를 가져왔고, 급기야 21세기 들어서는 인터넷과 만나면서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정보통신 혁명을 가져왔다. 지구 반대편에서 네티즌들이 올린 소식이 실시간으로 세계인들에 전파되고,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에 연결하면 전 세계 시민들과 공간에 제약없이 끊김없이 소통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으면 하루도 버텨내기 힘든 현대에도, 과거 구한말시대 우정총국에서 비롯된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은 아직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1884년 우정총국 개국일자에 맞춰, 범 정부차원에서 매년 4월22일을`정보통신의 날`로 정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정보통신의 날은 1884년 최초의 우정총국 개설일을 기념하고, 역사적 사건인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을 담기 위해 매년 정부차원의 공식 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정보통신의 날에는 이같은 시대정신은 온데간데 없고, 서로 다른 2개 부처가 행사의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날로 자리매김 했다. 2008년 MB정부가 정부조직개편을 하면서, 우정사업부문은 지식경제부로, 정보통신 역무는 방송통신위원회로 각각 분리한 때문이다. 1884년, 우정총국에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우정사업부문과 정보통신 업무가 서로 다른 부처의 영역으로 ？어지다 보니, 갈등의 골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심지어 MB정부 들어 처음 개최된 정보통신의 날 행사에서는 지식경제부와 방통위가 서로 관할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볼성 사나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결국, 상황이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청와대까지 중재에 나서면서 결국, 정보통신의 날 행사는 두 개 부처가 공동 개최하되 행사주관을 격년마다 돌아가며 벌이고 있다. 그러나 두 부처가 여전히 서로 정통성을 앞세워 논공행상을 하고 있어, 본래 우정총국 설립의 의미는 물론 같은 역사적 배경을 두고 있는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이 상당부분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우정사업부문과 정보통신 업무영역을 효율적으로 통합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 우정사업 부문과 정보통신 역무를 분리하고자 했던 MB 정부의 조직개편 목적이 해소됐는지, 또 과거 역사적으로 같은 뿌리인 우정사업 부문과 정보통신 산업의 공동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정부조직 개편 방향은 무엇인지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차기 정부가 어떤 형태의 결정을 하든, 130여년 전 우정총국 설립의 목적과 갑신정변의 시대정신은 온전히 지켜내는 정부조직 개편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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