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제 인터넷은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우리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게임 등 오락을 하고, 혹은 공공기관과의 업무를 처리하는데 인터넷은 매우 편리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이 이렇게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통로는 웹브라우저라는 도구인데 이 시장의 추이는 인터넷 시장에서 일어나는 경쟁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웹브라우저 시장의 강자는 MS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IE)이다.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모자이크이라는 제품이 유일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잠재력을 알아차린 MS사는 뒤늦게 IE를 출시하고서도 윈도의 시장 점유력을 지렛대로 삼아 윈도에 IE를 결합하여 제공해 웹브라우저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게 되었다.
2008년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IE는 68.9%를, 국내 시장에서는 90% 넘게 차지하였다. 한편 최근 세계시장에서 IE는 39.4%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시장에서는 아직도 90% 근처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시장의 점유율의 큰 차이는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웹페이지가 사용하고 있는 기준이 설명하여 준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웹페이지들은 모두 MS사의 IE를 위해 최적화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 IE가 누리고 있는 절대적 시장점유율은 바로 이 사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웹브라우저 산업은 소위 양면적 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불린다. 웹브라우저 시장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보는데 사용하는 브라우저와 정보제공자들이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사용하는 서버로 구성되어 있다. 웹브라우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브라우저의 사용만을 증가시켜서는 안 되고 서버의 사용 역시 증가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한 가지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그에 최적화된 서버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면적인 시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면적 시장에서 공공기관의 웹페이지가 IE 기준에 따라 구축되어 있는 것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공공기관의 웹페이지 사용은 모든 소비자들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모든 인터넷 사용자는 실질적으로 IE의 사용을 강제 당하게 된다.
물론 여러 브라우저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공기관과의 일을 위해 IE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굳이 다른 브라우저를 설치하려 들지 않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버도 IE에 최적화되도록 만든다. 이렇게 대부분의 서버가 IE 에 맞춰 구축되어 있다는 것은 다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은 세계의 추세와는 달리 IE 가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 하에 지속적으로 놓이게 되었다.
모든 기술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새로운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의 인터넷 기술에 관한 한 공공기관의 기준 선택 때문에 혁신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기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그런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장려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웹브라우저 기준 설정은 오히려 혁신을 봉쇄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 있으니 역설적이다.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 익숙한 기술이 있는데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비용이 든다. 이것은 모든 혁신에 공통적인 비용이고 이 비용을 피하려 익숙한 기술만을 고집한다면 조만간 인터넷 시장에서의 후진성이라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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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브라우저 시장의 강자는 MS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 IE)이다.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모자이크이라는 제품이 유일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잠재력을 알아차린 MS사는 뒤늦게 IE를 출시하고서도 윈도의 시장 점유력을 지렛대로 삼아 윈도에 IE를 결합하여 제공해 웹브라우저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게 되었다.
2008년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IE는 68.9%를, 국내 시장에서는 90% 넘게 차지하였다. 한편 최근 세계시장에서 IE는 39.4%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시장에서는 아직도 90% 근처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시장의 점유율의 큰 차이는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웹페이지가 사용하고 있는 기준이 설명하여 준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웹페이지들은 모두 MS사의 IE를 위해 최적화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 IE가 누리고 있는 절대적 시장점유율은 바로 이 사실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웹브라우저 산업은 소위 양면적 시장(two-sided market)이라고 불린다. 웹브라우저 시장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보는데 사용하는 브라우저와 정보제공자들이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사용하는 서버로 구성되어 있다. 웹브라우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브라우저의 사용만을 증가시켜서는 안 되고 서버의 사용 역시 증가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한 가지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그에 최적화된 서버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면적인 시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면적 시장에서 공공기관의 웹페이지가 IE 기준에 따라 구축되어 있는 것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공공기관의 웹페이지 사용은 모든 소비자들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모든 인터넷 사용자는 실질적으로 IE의 사용을 강제 당하게 된다.
물론 여러 브라우저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공기관과의 일을 위해 IE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굳이 다른 브라우저를 설치하려 들지 않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버도 IE에 최적화되도록 만든다. 이렇게 대부분의 서버가 IE 에 맞춰 구축되어 있다는 것은 다시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은 세계의 추세와는 달리 IE 가 절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 하에 지속적으로 놓이게 되었다.
모든 기술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새로운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내의 인터넷 기술에 관한 한 공공기관의 기준 선택 때문에 혁신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기술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 그런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장려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웹브라우저 기준 설정은 오히려 혁신을 봉쇄하는 방향으로 결정되어 있으니 역설적이다.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 익숙한 기술이 있는데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비용이 든다. 이것은 모든 혁신에 공통적인 비용이고 이 비용을 피하려 익숙한 기술만을 고집한다면 조만간 인터넷 시장에서의 후진성이라는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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