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격 높인뒤 보조금 지급은 소비자 기만행위"
업계 "시장 이해 못한 조치 행정소송도 불사"
업계 "시장 이해 못한 조치 행정소송도 불사"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과징금 및 보조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기만행위'라며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들은 "시장 몰이해에서 나온 조치로 행정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가 휴대폰 보조금에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의 이중 규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15일 공정위는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해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통신 3사 및 휴대폰 제조 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53억원을 부과했다. 사업자별로 과징금 액수는 SK텔레콤 202억5000만원, KT 51억4000만원, LG유플러스 29억8000만원, 삼성전자 142억8000만원, LG전자 21억8000만원, 팬택 5억원이다.
이와 별개로 SK텔레콤에 대해서는 휴대폰 제조사가 대리점에 휴대폰을 직접 유통하는 것을 방해했다며 시정 명령과 과징금 4억4000만원을 부과했다.
◇"휴대폰 가격 높게 설정한 뒤 보조금 지급"=공정위에 따르면 통신 3사와 휴대폰 3사는 보조금이 많은 휴대폰이 소비자 유인 효과가 높다는 점을 이용, 휴대폰 가격을 높게 설정하고 가격을 부풀려 마련한 보조금을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지급했다.
통신 3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44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해 공급가에 비해 출고가를 높게 책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이 26종, KT 4종, LG유플러스 14종이었다. 44개 모델의 공급가와 출고가 차이는 평균 22만5000원이었다. 제조 3사는 같은 기간 총 209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해 공급가를 높게 책정했다. 삼성전자가 90종으로 가장 많았고 LG전자 69종, 팬택 50종이었다. 209개 휴대폰 모델의 평균 장려금은 23만4000원이었으며 공급가 대비 장려금 비중은 40.3%로 나타났다. 공정위 조사 결과 A제조사의 O모델의 경우 제조사 장려금으로 인해 국내 통신사에 대한 공급가격이 해외 수출 공급가에 비해 31만3000원이 높았다.
공정위는 "휴대폰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조성한 보조금을 지급해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이 은폐됨에 따라 소비자는 고가의 휴대폰을 싸게 사는 것으로 오인했다"며 "이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통신 3사에 대해 공급가와 출고가 차이 내역을, 제조 3사는 월별 판매 장려금 내역을 각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휴대폰의 가격 거품이 사라지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조금 적법성, 법정서 가려질 듯=공정위의 발표에 대해 통신 업계와 휴대폰 업계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휴대폰 가격 책정 구조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 조치라는 것이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행정 소송 의사를 밝혀 휴대폰 보조금에 대한 논란은 법정 다툼으로 번지게 됐다.
SK텔레콤은 "판촉활동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은 휴대폰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의 유통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라며 "이의 신청, 행정소송 등을 통해 법률집행 및 제재의 부당성을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는 물론 부당 거래 행위를 한 적이 없으며 의결서를 받아 검토한 뒤 행정 소송 등 관련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조치는 이중 규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LG유플러스는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이통사는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벌을 받은 바 있으며 동일한 사안에 대해 공정위가 법 위반을 이유로 처벌한 것은 이중규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 제 54조에 따르면 동일한 행위에 대해 동일한 사유로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의 부과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중복 규제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ㆍ박지성기자 mindleㆍjspark@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jspar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5일 공정위는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해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통신 3사 및 휴대폰 제조 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53억원을 부과했다. 사업자별로 과징금 액수는 SK텔레콤 202억5000만원, KT 51억4000만원, LG유플러스 29억8000만원, 삼성전자 142억8000만원, LG전자 21억8000만원, 팬택 5억원이다.
이와 별개로 SK텔레콤에 대해서는 휴대폰 제조사가 대리점에 휴대폰을 직접 유통하는 것을 방해했다며 시정 명령과 과징금 4억4000만원을 부과했다.
◇"휴대폰 가격 높게 설정한 뒤 보조금 지급"=공정위에 따르면 통신 3사와 휴대폰 3사는 보조금이 많은 휴대폰이 소비자 유인 효과가 높다는 점을 이용, 휴대폰 가격을 높게 설정하고 가격을 부풀려 마련한 보조금을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지급했다.
통신 3사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44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해 공급가에 비해 출고가를 높게 책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이 26종, KT 4종, LG유플러스 14종이었다. 44개 모델의 공급가와 출고가 차이는 평균 22만5000원이었다. 제조 3사는 같은 기간 총 209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해 공급가를 높게 책정했다. 삼성전자가 90종으로 가장 많았고 LG전자 69종, 팬택 50종이었다. 209개 휴대폰 모델의 평균 장려금은 23만4000원이었으며 공급가 대비 장려금 비중은 40.3%로 나타났다. 공정위 조사 결과 A제조사의 O모델의 경우 제조사 장려금으로 인해 국내 통신사에 대한 공급가격이 해외 수출 공급가에 비해 31만3000원이 높았다.
공정위는 "휴대폰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조성한 보조금을 지급해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이 은폐됨에 따라 소비자는 고가의 휴대폰을 싸게 사는 것으로 오인했다"며 "이는 불공정거래행위 중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통신 3사에 대해 공급가와 출고가 차이 내역을, 제조 3사는 월별 판매 장려금 내역을 각각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휴대폰의 가격 거품이 사라지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보조금 적법성, 법정서 가려질 듯=공정위의 발표에 대해 통신 업계와 휴대폰 업계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휴대폰 가격 책정 구조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한 조치라는 것이다.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은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행정 소송 의사를 밝혀 휴대폰 보조금에 대한 논란은 법정 다툼으로 번지게 됐다.
SK텔레콤은 "판촉활동의 일환으로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은 휴대폰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의 유통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정상적인 마케팅 활동"이라며 "이의 신청, 행정소송 등을 통해 법률집행 및 제재의 부당성을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는 물론 부당 거래 행위를 한 적이 없으며 의결서를 받아 검토한 뒤 행정 소송 등 관련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조치는 이중 규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LG유플러스는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이통사는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벌을 받은 바 있으며 동일한 사안에 대해 공정위가 법 위반을 이유로 처벌한 것은 이중규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기통신사업법 제 54조에 따르면 동일한 행위에 대해 동일한 사유로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의 부과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중복 규제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ㆍ박지성기자 mindleㆍjspark@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jspar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