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 의회의 12일(현지시간) 이행법안 처리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 내 비준 절차가 사실상 끝났다. 2007년 6월30일 양국이 협정에 공식 서명한지 4년 3개월여 만이다.
협정에 공식 서명까지 하고도 미국의 자동차부문, 한국의 농업부문 등 새로운 쟁점들이 제기되면서 양국은 국회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미 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협상개시 선언 5년 8개월만에 한ㆍ미FTA는 미국 내 비준 절차를 사실상 완료했고 바통은 이제 한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미국은 14조 달러의 국민소득에 연간 2조 달러를 수입을 하고 있어 수입시장 규모가 한국 GDP의 두 배나 되는 명실 공히 가장 큰 시장이다. 그런 미국에 한국은 2010년에 500억 달러의 상품을 수출하였다. 따라서 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5% 정도다. 한 때 4% 수준까지 도달하였던 미국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여 왔다. 미국 수입시장이 2조 달러이므로 시장점유율 1%만 증가하여도 200억 달러를 더 수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나라 GDP의 2%에 이르는 큰 금액으로 그만큼 경상수지가 개선되어 외화유동성 문제도 해결되고 성장도 증가하여 연간 약 10만 명 내외의 고용도 창출된다. 공산품에서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FTA 통과로 일본ㆍ대만ㆍ중국 등 경쟁국에 비하여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면 못할 것도 없다. 특히 글로벌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장기불황으로 한국수출도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한ㆍ미FTA 의미는 더욱 크다. 너무 중국시장에 치우친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반면 한국은 서비스와 농축산업 부문에서 열세다. 서비스부문에서는 지적재산권ㆍ여행ㆍ 사업서비스 수지에서 각각 50억~30억 달러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농축산업에서는 쌀은 워낙 가격차가 나고 민감해서 이번에 아예 논의에서 제외된 정도고 쇠고기수입은 촛불시위처럼 한국의 가장 큰 현안과제 중의 하나다.
그러나 여기에 이번 한ㆍ미FTA의 중요한 측면이 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서비스와 농축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1980년대 후반 한국 제조업이 개방압력을 받을 당시 한국의 저항은 지금 농업정도가 아니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동력인 제조업이 그때는 국제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개방과 경쟁으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제조업은 세계일류 경쟁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제조업만으로는 선진국도약에 한계가 있다.
과도한 규제에 묶여 있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여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켜야 내수가 부양되고 선진국 수준의 고임금 직장이 창출되면서 선진국이 된다. 1992년 이후 지난 19년간 매년 평균 7조~8조원의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개방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답보상태인 농축산업도 기업농 육성 등 구조개혁을 통하여 선진농축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선진국은 농가소득이 도시가계소득 보다 많다. 이렇게 서비스산업과 농축산업을 발전시키는 데는 개방과 경쟁만한 처방이 없다. 행여 다가오는 선거철의 표심만 의식한 정치논리가 앞서면 한국의 선진국 도약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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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정에 공식 서명까지 하고도 미국의 자동차부문, 한국의 농업부문 등 새로운 쟁점들이 제기되면서 양국은 국회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미 의회를 통과한 것이다. 협상개시 선언 5년 8개월만에 한ㆍ미FTA는 미국 내 비준 절차를 사실상 완료했고 바통은 이제 한국으로 넘어가게 됐다.
미국은 14조 달러의 국민소득에 연간 2조 달러를 수입을 하고 있어 수입시장 규모가 한국 GDP의 두 배나 되는 명실 공히 가장 큰 시장이다. 그런 미국에 한국은 2010년에 500억 달러의 상품을 수출하였다. 따라서 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5% 정도다. 한 때 4% 수준까지 도달하였던 미국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여 왔다. 미국 수입시장이 2조 달러이므로 시장점유율 1%만 증가하여도 200억 달러를 더 수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우리나라 GDP의 2%에 이르는 큰 금액으로 그만큼 경상수지가 개선되어 외화유동성 문제도 해결되고 성장도 증가하여 연간 약 10만 명 내외의 고용도 창출된다. 공산품에서 세계 일류의 경쟁력을 가진 한국이 FTA 통과로 일본ㆍ대만ㆍ중국 등 경쟁국에 비하여 가격경쟁력에서 앞서면 못할 것도 없다. 특히 글로벌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장기불황으로 한국수출도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한ㆍ미FTA 의미는 더욱 크다. 너무 중국시장에 치우친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반면 한국은 서비스와 농축산업 부문에서 열세다. 서비스부문에서는 지적재산권ㆍ여행ㆍ 사업서비스 수지에서 각각 50억~30억 달러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농축산업에서는 쌀은 워낙 가격차가 나고 민감해서 이번에 아예 논의에서 제외된 정도고 쇠고기수입은 촛불시위처럼 한국의 가장 큰 현안과제 중의 하나다.
그러나 여기에 이번 한ㆍ미FTA의 중요한 측면이 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서비스와 농축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1980년대 후반 한국 제조업이 개방압력을 받을 당시 한국의 저항은 지금 농업정도가 아니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동력인 제조업이 그때는 국제경쟁력이 턱없이 부족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개방과 경쟁으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제조업은 세계일류 경쟁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제조업만으로는 선진국도약에 한계가 있다.
과도한 규제에 묶여 있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여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켜야 내수가 부양되고 선진국 수준의 고임금 직장이 창출되면서 선진국이 된다. 1992년 이후 지난 19년간 매년 평균 7조~8조원의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개방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답보상태인 농축산업도 기업농 육성 등 구조개혁을 통하여 선진농축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선진국은 농가소득이 도시가계소득 보다 많다. 이렇게 서비스산업과 농축산업을 발전시키는 데는 개방과 경쟁만한 처방이 없다. 행여 다가오는 선거철의 표심만 의식한 정치논리가 앞서면 한국의 선진국 도약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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