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지난 해 늦은 봄 무렵이다. 우리 정보보안산업 전체는 국내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물론 산업 내 일부 기업은 이미 직ㆍ간접적으로 수출의 물꼬를 터놓고 있거나 그 기반을 닦고는 있었다. 하지만 수출 규모나 시장의 지속성, 안정성 등의 면으로 볼 때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현실이었다. 해외진출을 원활하게 풀어주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우리 보안산업은 그 무언가를 협회를 통해 찾으려 했다. 해외지역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우리의 오랜 이웃이며 역사적으로 접촉이 가장 많은 나라인 일본부터 시작됐다. 한ㆍ일 양국의 보안협회가 유대를 맺고, 협회 소속 산업체간의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자는 무언의 이해가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우리의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일본 보안협회는 익히 알던 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으며, 우리는 우리대로 답답함을 느꼈다. 5월에 논의가 시작돼 10월 하순에야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질 정도였다. 그것도 회장단 일행이 방문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나서야 도쿄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이뤄졌다.
이 무렵 그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우리와 애초 협의상대였던 일본보안협회(JNSA)는 일본보안감사협회(JASA)까지 소개해줬고, 결국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를 포함해 3자가 협력관계를 맺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과의 교류 폭이 한꺼번에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후 수도 없이 논의되던 한ㆍ일간의 실질적 교류를 위한 행사는 무려 반 년 이상의 협의와 준비 끝에 이뤄졌다. 이듬해인 올해 1월 하순에야 `제1차 한ㆍ일 정보보안 공동 심포지엄'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는 한ㆍ일 양국간의 보안협회 및 산업이 하나돼 서로를 이해하는 디딤돌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보안산업에 있어서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국제 친선교류 행사였다.
동일본 지진의 전조가 있던 시기인 3월 8~10일에도 필자는 일본 협회와의 협의를 위해 도쿄에 있었다. 도쿄에서 열기로 예정한 `제2차 한일 정보보안 심포지엄' 행사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함으로써 더 신속하게 한ㆍ일 정보보안 교류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 날의 협의는 이전보다 훨씬 우호적이며 빠른 진전을 보였다. 역시 여러 차례의 만남과 큰 행사를 같이 치르고 난 뒤의 관계는 이전과 사뭇 달랐다. 전반적으로 이해와 협조가 바탕이 된 협의였고, 오는 10월경 2차 행사를 열기로 하고 귀국했다.
비록 일시적이지만 지금 일본은 그 때처럼 마음만 먹으면 바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곳으로 돼 버렸다. 지진이나 쓰나미보다 더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라는 공포로 인해 더욱 그렇게 됐다.
그러나 그곳에는 같이 부대끼면서 건배를 외치며 한ㆍ일 정보보안의 발전을 이야기하던 그들이 있으며,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 더불어 `한류'를 이야기하며 발전적 한일관계를 이야기하던 추억의 순간도 남아있다. 부디 더 이상의 재난이 없기를 간절히 빈다. 그들이 힘든 것이 곧 우리들의 힘듦이다.
더 이상 그들의 재난으로 인해 파생될 지 모를 우리측의 피해규모를 추산하거나 반사이익 등을 지레 셈하지 말았으면 한다. 만약 우리의 대비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서 해야 하는 것이라면 조금은 미뤄놓았다가 그들이 한 숨 돌리고 나서해도 늦지 않을 일이다. 당장 우리측 경제파급효과와 수출악화 등의 문제로 셈만 하는 얕은 수로 그들을 더 아프게 하지 말자.그들이 우리로 인해 현실을 더 아프게 느끼게 된다면, 그 순간 우리에겐 그들이 재난으로 인해 받은 고통이 뜻하지 않은 응어리로 돌아올 지 모를 일이다.
또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차제에 발전적 한ㆍ일 관계를 모색해 보자. 역사적 사실을 들춰내서 곱씹기에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너무 아깝다. 선진한국으로 가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으로써 배려와 이해를 이럴 때 함양하고 발휘하자. 대한민국이라는 오랜 이웃의 배려와 도움으로 분연히 털고 일어나는 일본의 가까운 미래를 보고 싶다. 그리고 올해 10월 도쿄의 맑은 가을하늘 아래 개최되는 `제2차 한일 정보보안 심포지엄' 행사장에서 우리 보안산업의 역군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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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보안산업은 그 무언가를 협회를 통해 찾으려 했다. 해외지역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우리의 오랜 이웃이며 역사적으로 접촉이 가장 많은 나라인 일본부터 시작됐다. 한ㆍ일 양국의 보안협회가 유대를 맺고, 협회 소속 산업체간의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자는 무언의 이해가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우리의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일본 보안협회는 익히 알던 대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으며, 우리는 우리대로 답답함을 느꼈다. 5월에 논의가 시작돼 10월 하순에야 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질 정도였다. 그것도 회장단 일행이 방문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나서야 도쿄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이뤄졌다.
이 무렵 그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우리와 애초 협의상대였던 일본보안협회(JNSA)는 일본보안감사협회(JASA)까지 소개해줬고, 결국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를 포함해 3자가 협력관계를 맺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과의 교류 폭이 한꺼번에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후 수도 없이 논의되던 한ㆍ일간의 실질적 교류를 위한 행사는 무려 반 년 이상의 협의와 준비 끝에 이뤄졌다. 이듬해인 올해 1월 하순에야 `제1차 한ㆍ일 정보보안 공동 심포지엄'으로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는 한ㆍ일 양국간의 보안협회 및 산업이 하나돼 서로를 이해하는 디딤돌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고, 보안산업에 있어서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국제 친선교류 행사였다.
동일본 지진의 전조가 있던 시기인 3월 8~10일에도 필자는 일본 협회와의 협의를 위해 도쿄에 있었다. 도쿄에서 열기로 예정한 `제2차 한일 정보보안 심포지엄' 행사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함으로써 더 신속하게 한ㆍ일 정보보안 교류가 일어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 날의 협의는 이전보다 훨씬 우호적이며 빠른 진전을 보였다. 역시 여러 차례의 만남과 큰 행사를 같이 치르고 난 뒤의 관계는 이전과 사뭇 달랐다. 전반적으로 이해와 협조가 바탕이 된 협의였고, 오는 10월경 2차 행사를 열기로 하고 귀국했다.
비록 일시적이지만 지금 일본은 그 때처럼 마음만 먹으면 바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곳으로 돼 버렸다. 지진이나 쓰나미보다 더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라는 공포로 인해 더욱 그렇게 됐다.
그러나 그곳에는 같이 부대끼면서 건배를 외치며 한ㆍ일 정보보안의 발전을 이야기하던 그들이 있으며,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 더불어 `한류'를 이야기하며 발전적 한일관계를 이야기하던 추억의 순간도 남아있다. 부디 더 이상의 재난이 없기를 간절히 빈다. 그들이 힘든 것이 곧 우리들의 힘듦이다.
더 이상 그들의 재난으로 인해 파생될 지 모를 우리측의 피해규모를 추산하거나 반사이익 등을 지레 셈하지 말았으면 한다. 만약 우리의 대비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서 해야 하는 것이라면 조금은 미뤄놓았다가 그들이 한 숨 돌리고 나서해도 늦지 않을 일이다. 당장 우리측 경제파급효과와 수출악화 등의 문제로 셈만 하는 얕은 수로 그들을 더 아프게 하지 말자.그들이 우리로 인해 현실을 더 아프게 느끼게 된다면, 그 순간 우리에겐 그들이 재난으로 인해 받은 고통이 뜻하지 않은 응어리로 돌아올 지 모를 일이다.
또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차제에 발전적 한ㆍ일 관계를 모색해 보자. 역사적 사실을 들춰내서 곱씹기에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너무 아깝다. 선진한국으로 가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으로써 배려와 이해를 이럴 때 함양하고 발휘하자. 대한민국이라는 오랜 이웃의 배려와 도움으로 분연히 털고 일어나는 일본의 가까운 미래를 보고 싶다. 그리고 올해 10월 도쿄의 맑은 가을하늘 아래 개최되는 `제2차 한일 정보보안 심포지엄' 행사장에서 우리 보안산업의 역군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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