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근 웹젠 대표
전국시대 송(宋)나라에 넉넉한 인심으로 술을 만들어 파는 장씨(莊氏)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되를 속이지도 않고 손님에게도 친절했으며, 술 빚는 실력 또한 훌륭했다. 게다가 손님이 멀리서도 술집이라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도록 깃발까지 높이 세워 놓았다. 그러나 그의 술은 언제나 팔리지 않아서 쉬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가 만드는 술의 맛 또한 일품이라는 것은, 그 술을 마셔본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인정하는 바였다. 장씨가 자신이 만드는 술이 잘 팔리지 않는 것이 의아해, 동네 장로인 양천을 찾아 그 이유를 물으니 뜻밖에도 그의 집 앞을 지키는 개가 너무 사나워 술을 사러 도저히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다. 장씨는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술이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탄식하기에 이른다.
한비자에 나오는 구맹주산(狗猛酒酸)에 얽힌 우화다. 이 이야기는 아무리 능력이 타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를 지켜주는 내부의 사나운 개가 있으면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쉬어빠진 술처럼 사장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 어떠한 사람, 혹은 사물의 능력과 가치가 아무리 탁월하다 해도, 이에 수반되는 주변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 진가를 결코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치이다.
비단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만이 아니다. 게임 과몰입을 막겠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규제안들은 이에 대한 실효성을 놓고 볼 때 여러 가지 딜레마를 갖고 있다. 게임은 재미를 기본으로 한 오락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문화로서의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콘텐츠이다. 끊임없는 창작을 필요로 하는 예술이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거두는 수출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시스템을 통한 획일적인 접근이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매커니즘을 지닌 콘텐츠 산업을 중독을 야기하는 매체로 보는 단순 방정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들이 수립되고 있다. 이는 결국 근원적인 처방은 뒤로한 채 산업을 위축시키는 역규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게임 과몰입을 막고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대의' 아래 최근 2~3년 사이에 국회에서 발의된 게임 규제안은 10여 건이 넘는다. 이러한 규제는 이용자와 기업간 선택의 자유를 가로막고 산업의 성숙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자율 시장에서의 선순환 구조 정착을 더디게 한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지난 10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시장규모는 2조 7000억원으로 IT 산업군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따라 한류 수출산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등 신흥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글로벌화가 이어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의 성장을 위협하는 외국 기업들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전은 국내 기업들과 정부가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만한 것이다.
문화 산업의 소비 주체인 청소년을 보호하고 게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규제의 불가피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과 성숙의 시각에서 바라 본 최선의 규제는 최소의 규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자율적 책임의식과 문화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진흥과 규제의 조화를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에 우선하는 것은 게임은 곧 중독이라는 우리사회의 주홍글씨가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놀이 문화로서의 게임 위상에 대한 재정립이다. 게임에 대한 인식의 전환 없이는 이에 대한 규제도 실효성을 갖춘 방향으로 진행되기 힘든 까닭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비자에 나오는 구맹주산(狗猛酒酸)에 얽힌 우화다. 이 이야기는 아무리 능력이 타고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를 지켜주는 내부의 사나운 개가 있으면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쉬어빠진 술처럼 사장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 어떠한 사람, 혹은 사물의 능력과 가치가 아무리 탁월하다 해도, 이에 수반되는 주변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 진가를 결코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치이다.
비단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만이 아니다. 게임 과몰입을 막겠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규제안들은 이에 대한 실효성을 놓고 볼 때 여러 가지 딜레마를 갖고 있다. 게임은 재미를 기본으로 한 오락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문화로서의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콘텐츠이다. 끊임없는 창작을 필요로 하는 예술이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거두는 수출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시스템을 통한 획일적인 접근이 어려운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매커니즘을 지닌 콘텐츠 산업을 중독을 야기하는 매체로 보는 단순 방정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들이 수립되고 있다. 이는 결국 근원적인 처방은 뒤로한 채 산업을 위축시키는 역규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게임 과몰입을 막고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대의' 아래 최근 2~3년 사이에 국회에서 발의된 게임 규제안은 10여 건이 넘는다. 이러한 규제는 이용자와 기업간 선택의 자유를 가로막고 산업의 성숙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자율 시장에서의 선순환 구조 정착을 더디게 한다.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지난 10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시장규모는 2조 7000억원으로 IT 산업군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따라 한류 수출산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등 신흥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글로벌화가 이어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의 성장을 위협하는 외국 기업들의 도전 또한 만만치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러한 도전은 국내 기업들과 정부가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만한 것이다.
문화 산업의 소비 주체인 청소년을 보호하고 게임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의 규제의 불가피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과 성숙의 시각에서 바라 본 최선의 규제는 최소의 규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자율적 책임의식과 문화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진흥과 규제의 조화를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에 우선하는 것은 게임은 곧 중독이라는 우리사회의 주홍글씨가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놀이 문화로서의 게임 위상에 대한 재정립이다. 게임에 대한 인식의 전환 없이는 이에 대한 규제도 실효성을 갖춘 방향으로 진행되기 힘든 까닭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