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단백질 발굴 기술이전 사업화 성과
9년간 SCI 논문 468건ㆍ특허 출원 315건
9년간 SCI 논문 468건ㆍ특허 출원 315건
■ 21세기 프론티어사업 R&D 새 지평 열다
⒀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 중 물 다음으로 많은 것이 바로 단백질이다. 생체분자인 단백질은 근육, 피부, 머리카락 등 인체의 많은 부분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인체 내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효소,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항체 등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유전자는 정보 전달의 기능을 주로 하는 데 비해 단백질은 거의 모든 생명현상을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단백질 기능 이상은 질환으로 직접 이어진다.
이는 단백질이 인체의 비밀 해독의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질병 진단기술과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됨을 시사한다. 세계의 생명과학자들이 인류의 영원한 꿈인 무병장수를 이뤄내기 위해 단백질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다.
◇변화무쌍한 단백질 총체적 연구=단백질은 인체 내에서 3만여개의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지며, 명령이 내려지면 20개의 아미노산이 블록처럼 만나 복잡한 단백질 분자가 만들어진다.
인체 유전자가 3만여개라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인체 내 단백질의 종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0만개 내외로 예상할 뿐이다. 단백질의 움직임도 변화무쌍하다. 100만분의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다른 단백질 분자와 결합하기도 하고, 중요한 기능을 하는 활성부위의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한다.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화학물질이 붙어서 순식간에 기능을 변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뇌, 간, 근육 등 인체 부위에 따라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생겨나는 양상도 다르다.
과거 단백질을 찾아내 구조와 기능을 파악하면 인체의 비밀을 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다른 방법론을 찾아내야만 했다. 바로 단백질체학 또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다. 게놈이 인간 유전정보의 집합체라면 프로테옴은 특정 세포나 특수 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작용하는 단백질의 총집합이다. 일반적으로 프로테오믹스는 인체 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해명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를 뜻한다.
워낙 종류가 많고 변화가 많아 인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보다는 특정 질병이나 세포 등을 대상으로 단백질의 변화와 기능을 연구하게 된다.
국내 프로테오믹스 연구의 시작을 가져온 연구거점이 바로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의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양은경ㆍ사진)이다. 사업단은 개인의 유전적, 생리적 특성에 맞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맞춤의학에 필요한 바이오마커와 신약 표적 발굴을 목표로 2002년 설립됐다. 사업단을 이끌던 유명희 전 단장이 청와대 미래전략기획관으로 발탁됨에 따라 초기부터 사업단에 참여해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은경 박사가 9월 중순 신임단장으로 선임돼 사업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단백질 1개가 수억달러 기술이전으로=서울 하월곡동 KIST 내에 위치한 사업단에서 만난 양 단장은 "단장을 맡은 지 약 한달이 지나 업무파악을 해가고 있다"며 "이미 연구를 아주 잘 하는 그룹으로 구성돼 있고 서로간의 공동연구도 많이 이뤄진 만큼 연구분야별로 구심점도 잘 갖춰져 있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신약 후보물질까지 개발하는 게 아니라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타깃단백질 발굴까지가 영역으로 선이 그어져 있는 만큼 `기술사업화'라는 21세기 프론티어의 핵심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구조다. 타깃단백질이 신약이나 바이오마커 개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관문도 많다. 그렇지만 발굴된 단백질이 사업화됐을 때의 파급효과는 폭발적으로 커진다. 양 단장은 서울대 묵인희 교수가 발굴한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용 타깃단백질이 바이오회사인 디지탈바이오텍에 기술이전된 후 다시 이 회사가 서울대 약대 이지우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찾아내 해외 이전을 성공시킨 사례를 꼽았다.
디지탈바이오텍은 지난 1월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와 2억9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계약을 맺으면서 세계적인 신약개발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 단장은 "단백질은 당장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엄청난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을 없는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세계적인 연구기관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융합연구집단 구성=단백질은 세포 한 개에만도 100만개 정도가 들어있다. 범위를 좁혀 집중하지 않으면 연구는 불가능해진다. 사업단은 세포 내 에너지 대사를 관장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을 연구하는 `미토콘드리아 프로젝트'를 2006년부터 시작, 미토콘드리아 내의 1000개 이상 단백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당뇨병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이번 연구로 당뇨병 진단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과학자, 기초의학자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 전문가, 임상의까지 관련 연구자들을 전국적으로 다 모았다. 서울대, 고려대, 포스텍, 가천의과학대, 서울시립대 등 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삼성서울병원 이수연 교수 등 임상의들이 직접 연구에 뛰어들어 당뇨와 미토콘드리아 단백질간의 관계를 밝히는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양 단장은 "이상이 있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와 정상세포 미토콘드리아에 들어있는 1000여 개의 단백질을 분석하면 당뇨병 조기진단에 쓰이는 단백질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매달 만나 정보를 교류하며 좋은 성과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방대한 생체정보를 처리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IT시스템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 분야에도 투자를 집중했다. 그 결과 서울시립대 백은옥 교수, 고려대 이상원 교수 등이 개발한 정보처리 프로그램은 미국 에너지부 소속 국립연구소인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에서 그대로 가져가 사용하고 있다.
◇통일된 평가잣대 `부담'=사업단은 지난 9년간 총 3797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468건의 과학기술인용색인(SCI) 논문과 315건의 특허출원, 101건의 특허등록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지명도 있는 논문이 많이 발표되고 신희섭, 이서구 등 국가과학자들이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했다. 기술이전과 기술료 징수규모는 낮은 편이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2건의 이전계약이 이뤄졌고, 징수액은 25억여원에 이른다. 후속연구가 이뤄져야 산업화가 가능한 원천기술의 특성상 불가피한 면이 있다.
양은경 단장은 "사업단이 국내에서 프로테오믹스라는 테마로 처음 연구를 시작해 세계적 연구기관들과 협력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사업단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화 성과에 초점을 맞춘 획일적인 평가잣대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공동기획 :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ㆍ디지털타임스
⒀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 중 물 다음으로 많은 것이 바로 단백질이다. 생체분자인 단백질은 근육, 피부, 머리카락 등 인체의 많은 부분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인체 내 화학적 신호를 전달하는 호르몬,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효소,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항체 등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유전자는 정보 전달의 기능을 주로 하는 데 비해 단백질은 거의 모든 생명현상을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단백질 기능 이상은 질환으로 직접 이어진다.
이는 단백질이 인체의 비밀 해독의 `열쇠'가 될 뿐만 아니라 질병 진단기술과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됨을 시사한다. 세계의 생명과학자들이 인류의 영원한 꿈인 무병장수를 이뤄내기 위해 단백질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다.
◇변화무쌍한 단백질 총체적 연구=단백질은 인체 내에서 3만여개의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만들어지며, 명령이 내려지면 20개의 아미노산이 블록처럼 만나 복잡한 단백질 분자가 만들어진다.
인체 유전자가 3만여개라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인체 내 단백질의 종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0만개 내외로 예상할 뿐이다. 단백질의 움직임도 변화무쌍하다. 100만분의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다른 단백질 분자와 결합하기도 하고, 중요한 기능을 하는 활성부위의 움직임이 일어나기도 한다.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화학물질이 붙어서 순식간에 기능을 변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뇌, 간, 근육 등 인체 부위에 따라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생겨나는 양상도 다르다.
과거 단백질을 찾아내 구조와 기능을 파악하면 인체의 비밀을 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다른 방법론을 찾아내야만 했다. 바로 단백질체학 또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다. 게놈이 인간 유전정보의 집합체라면 프로테옴은 특정 세포나 특수 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작용하는 단백질의 총집합이다. 일반적으로 프로테오믹스는 인체 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해명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를 뜻한다.
워낙 종류가 많고 변화가 많아 인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보다는 특정 질병이나 세포 등을 대상으로 단백질의 변화와 기능을 연구하게 된다.
국내 프로테오믹스 연구의 시작을 가져온 연구거점이 바로 21세기 프론티어 사업의 `프로테오믹스이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양은경ㆍ사진)이다. 사업단은 개인의 유전적, 생리적 특성에 맞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맞춤의학에 필요한 바이오마커와 신약 표적 발굴을 목표로 2002년 설립됐다. 사업단을 이끌던 유명희 전 단장이 청와대 미래전략기획관으로 발탁됨에 따라 초기부터 사업단에 참여해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은경 박사가 9월 중순 신임단장으로 선임돼 사업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단백질 1개가 수억달러 기술이전으로=서울 하월곡동 KIST 내에 위치한 사업단에서 만난 양 단장은 "단장을 맡은 지 약 한달이 지나 업무파악을 해가고 있다"며 "이미 연구를 아주 잘 하는 그룹으로 구성돼 있고 서로간의 공동연구도 많이 이뤄진 만큼 연구분야별로 구심점도 잘 갖춰져 있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신약 후보물질까지 개발하는 게 아니라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타깃단백질 발굴까지가 영역으로 선이 그어져 있는 만큼 `기술사업화'라는 21세기 프론티어의 핵심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구조다. 타깃단백질이 신약이나 바이오마커 개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관문도 많다. 그렇지만 발굴된 단백질이 사업화됐을 때의 파급효과는 폭발적으로 커진다. 양 단장은 서울대 묵인희 교수가 발굴한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용 타깃단백질이 바이오회사인 디지탈바이오텍에 기술이전된 후 다시 이 회사가 서울대 약대 이지우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후보물질을 찾아내 해외 이전을 성공시킨 사례를 꼽았다.
디지탈바이오텍은 지난 1월 다국적 제약사인 로슈와 2억9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계약을 맺으면서 세계적인 신약개발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 단장은 "단백질은 당장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엄청난 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을 없는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세계적인 연구기관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융합연구집단 구성=단백질은 세포 한 개에만도 100만개 정도가 들어있다. 범위를 좁혀 집중하지 않으면 연구는 불가능해진다. 사업단은 세포 내 에너지 대사를 관장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을 연구하는 `미토콘드리아 프로젝트'를 2006년부터 시작, 미토콘드리아 내의 1000개 이상 단백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이상이 당뇨병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이번 연구로 당뇨병 진단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과학자, 기초의학자뿐만 아니라 정보시스템 전문가, 임상의까지 관련 연구자들을 전국적으로 다 모았다. 서울대, 고려대, 포스텍, 가천의과학대, 서울시립대 등 대학 교수뿐만 아니라 삼성서울병원 이수연 교수 등 임상의들이 직접 연구에 뛰어들어 당뇨와 미토콘드리아 단백질간의 관계를 밝히는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양 단장은 "이상이 있는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와 정상세포 미토콘드리아에 들어있는 1000여 개의 단백질을 분석하면 당뇨병 조기진단에 쓰이는 단백질 발굴이 가능할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매달 만나 정보를 교류하며 좋은 성과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방대한 생체정보를 처리하고 의미 있는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IT시스템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이 분야에도 투자를 집중했다. 그 결과 서울시립대 백은옥 교수, 고려대 이상원 교수 등이 개발한 정보처리 프로그램은 미국 에너지부 소속 국립연구소인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에서 그대로 가져가 사용하고 있다.
◇통일된 평가잣대 `부담'=사업단은 지난 9년간 총 3797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468건의 과학기술인용색인(SCI) 논문과 315건의 특허출원, 101건의 특허등록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지명도 있는 논문이 많이 발표되고 신희섭, 이서구 등 국가과학자들이 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했다. 기술이전과 기술료 징수규모는 낮은 편이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2건의 이전계약이 이뤄졌고, 징수액은 25억여원에 이른다. 후속연구가 이뤄져야 산업화가 가능한 원천기술의 특성상 불가피한 면이 있다.
양은경 단장은 "사업단이 국내에서 프로테오믹스라는 테마로 처음 연구를 시작해 세계적 연구기관들과 협력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사업단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화 성과에 초점을 맞춘 획일적인 평가잣대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공동기획 : 프론티어연구성과지원센터ㆍ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