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DT 시론] IT 새 지평 여는 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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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최근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미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중국의 BYD를 선정되었다. 애플과 구글를 재치고 1위로 선정된 BYD는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로 워런버팻이 9.9%지분을 투자하여 주가가 8배 오른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제 자동차회사가 IT회사로 간주되었고,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을 예고한다.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자동차를 출시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한계를 인식하고 선진국에서 탄산가스 배출규제를 의무화하기 시작했으므로 수출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전기자동차를 타보면 성능이 열악하고 가격은 엄청나게 비싸다. 정부가 보조를 하기도 하지만 기존의 자동차 사업에서 생긴 이익으로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 가장 큰 손상을 경험한 기업이 도요타일 것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의 손실을 매꾸기 위해 지나치게 원가절감을 강요하다가 불량 부품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해석이다. 품질의 대명사이던 도요타의 경험이 전기자동차 시대로의 변신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기존의 엔진공장에 투자한 자동차회사가 스스로 엔진 사업을 포기하는 길로 변신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여기에 와해성 변신의 도전이 있다. 그러나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디지털 카메라를 거부하던 코닥이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CD와 인터넷에 의해 대체된 비디오 테이프의 생산회사는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스스로 변신하지 않으면 다른 산업에서 새 시장을 잠식해 버리게 된다.

전기자동차의 미래는 마치 디젤기관차가 고속전철로 대체된 것과 같이 유추될 수 있다. 그런데 자동차는 괘도위만 주행하도록 제한할 수 없으므로 무선전력전송과 배터리를 조합한 기술이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성능향상과 가격인하 노력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리튬배터리의 성능향상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주행중에 도로에서 무선충전받은 온라인 전기자동차 (OLEV)의 개념도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다행히 OLEV의 기술은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기반과 무선충전 기반 전기자동차을 연속선상에서 관찰하면, 가솔린 엔진 차량이 고속도로, 국도, 골목길을 다른 속도로 주행하는 것과 같고 교통량에 따라 차선의 수가 다른 것과 같다. 모든 도로를 고속도로로 만들지 않는 것 같이 모든 도로를 무선충전도로로 만들 필요는 없다. 무선충전 비용과 자동차의 배터리의 비용의 합을 최소화하는 인프라의 설계가 최선이다. 이런 시각으로 볼때, 전기자동차의 기술은 배터리의 기술과 정차중 유선충전기술과 주행중 무선 충전기술이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경쟁의 시대이다.

온라인 전기자동차가 서울대공원에 설치되어 있지만, 외국에서 먼저 적용될 전망이다. 유타주 파크시티의 디젤엔진 열차를 대체하고, 보스톤 공항내 버스의 매연을 없애기 위해 OLEV 채택을 추친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항공기가 공항에서 이륙하지 전까지 대기 시간 30분정도 제트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무선전력 충전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보스톤 공항이 제안하였다. 항공산업의 획기적인 변화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 이런 기회를 외국에서 먼저 적용해야 하는 것인가?

서울 도심에서 가스 폭발의 위험이 없는 온라인 전기버스가 운행되면 좋지 않겠는가? 우리나라 항공산업과 공항 운영이 협력하여 무선전력전송방식을 리드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이폰을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앱과 같은 인프라 사업을 기획하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 IT산업의 약점이라고 반성을 하고 있다. 마찬가지의 기회가 우리 앞에 있지 않는가?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 본다. 100년 전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영국도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기술이 있었다 한다. 그런데 영국은 `붉은 깃발법'이란 법을 제정하여 자동차의 속도의 위험성을 규제하였다. 낮에는 자동차의 앞에서 붉은 깃발을 든 사람이 안내하고, 밤에서 붉은 랜턴으로 밝혀 안전 운행을 하도록 규제하였다. 그 덕분에 마차 산업은 좀 더 연명할 수 있었겠으나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은 미국으로 넘어가게 된다.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창의적인 인프라의 구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오늘날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두고 이런 류의 규제와 견제가 우리에게 없는지 미리 관찰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