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과거 정통부 산하에서 공공부문 정보화와 관련되어 운영되는 정부 출연 기관들이 통폐합되어 새로운 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정부 초기에 발안되어, 2년여가 지난 작년 하반기부터 구체적으로 통폐합 사업이 진행된 결과이다. 중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보사회진흥원과 정보문화진흥원이 합쳐지고, 정보보호진흥원과 인터넷진흥원이 합쳐졌으며, 소프트웨어진흥원과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전자거래진흥원과 합쳐져 지경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으로 통폐합이 되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과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그대로 존속되어, 본연의 정보 통신 정책과 기술 연구 개발 업무를 각각 수행하고 있다.
기관 통폐합 실시후 반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이 문제를 야기하는 이유는, 조직의 통폐합은 통폐합까지의 과정보다 그 이후의 관리 과정이 더욱 그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의 M&A는 70% 정도가 실패로 끝난다고 하는데, 공공 부문도 예외가 아니어서, 비록 통폐하의 성과가 민간부문과 같이 수익이나 시장점유율 등과 같이 사업 성과로 발현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조직 구성원들의 만족도나 업무 조정을 통한 일관성 있는 기능 수행 등 보다 내부적인 지표로 성패여부가 측정 가능하다고 한다.
조직 통폐합의 성공을 위한 통폐합 이후의 관리 과정을 PMI(Post-Merger Integration)라고 한다. PMI는 크게 문화, 인사, 기능의 세 가지 활동으로 구성된다. 문화적 이슈는 기관간의 업무 지시 및 수행 방식, 의사소통 방식 등 기관마다 보유한 고유의 색깔을 말한다. 인사 문제는 보다 현실적이다. 월급 및 보상금 체계, 직급 체계 및 승진 제도 등 근무자들의 생계와 복지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능 문제는 기존 조직들이 수행하던 업무나 기능과 관련하여 중복성이 높은 업무와 기능을 조정하고 배제하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 및 효과성의 문제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하고도 또한 경시되는 이슈가 바로 문화적 요소인데, Mercer, A.T. Kearney, Hewitt 등 유명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핵심 실패 요소가 바로 `문화적 부조화(Cultural Incompatibility)'인 것이다. 이러한 우려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문화적 조화를 위하여 통폐합된 정부 출연 기관마다 화학적 융합을 기치로 내걸고 업무를 순환 배치하거나 인사 이동에도 통폐합전 기관별로 공평성을 배려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 정보화 관련 정부 출연 기관들의 통폐합에는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존재한다. 첫째는, 이러한 기관들의 설립에는 애초 `전문성'이 고려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정보 기술은 다양한 전문적 영역이 존재하고, 이러한 영역별로 기관들이 설립되어 그 분야의 전문성 있는 정책, 산업, 연구사업들을 이끌어 왔다. 그 전문성에 맞춰 구성원들의 경력도 개발되어 왔고, 그 전문성에 맞춰 문화와 인사제도와 기능들이 축적되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러한 이질적인 전문적 집단이 합쳐지다 보니, 기관마다의 특정 전문성이 오히려 엷어지게 되지는 않는가 하는 우려가 발생하게 된다. 즉, 조직의 집중과 자원의 재치가 분산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둘째는, 과거 정보화 관련 출연기관은 정통부라는 통합된 통제기구에 있었다는 점이다. 상위 기관이 정통부에서 행안부, 방통위, 지경부, 문광부 등으로 이산 배치되면서 새로운 상위 기관들의 문화에 적응을 하다 보니, 과거 정통부 시절을 그리워하는 향수들도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상위 공무원 조직의 업무 처리 문화를 이식하거나 교육시키려 하기보다는, 이러한 전문가 집단이 어떠한 문화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오히려 상위 기관들이 먼저 이해하고자 하여야 할 것이다. 전문성과 위임이 주였던 출연 기관의 업무 문화와 행정적 업무 처리를 중시하는 상위 기관의 문화는 융합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상위 기관은 무리한 문화적 접목보다는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출연 기관의 자립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애플과 같은 혁신 지향형 조직들은 한결같이 각 사업 부문 나름대로의 문화를 격려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로 조직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육성해나가고 있다.
셋째는, 공무원 조직의 2~3년 순환 보직제와 출연 기관의 인사 제도는 분리되어야 한다. 정부 업무 추진의 투명성을 위하여 2~3년 간격으로 보직을 변경하고 있는데, 이 경우 출연 기관은 꾸준히 전문성을 배양하여 상위 기관 신임 보직자의 전문성 부족을 보완해줘야 한다. 문화적 융합이나 상위 기관 인사 제도에 맞추는 순환적 인사 이동은 적어도 전문성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공공부문 정보화 관련 출연 기관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넷째로는, 공공부문 정보화 전체의 정책, 산업, 연구사업을 총괄적으로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전이다. 예를 들어, 행안부내 정보화 전략실은 적어도 행안부내 각 정보화 관련 출연기관들의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하여야 한다. 그 상위에 행안부, 방통위, 문광부, 지경부마다 진행되는 정보화 관련 정책, 산업, 사업의 컨트롤은 아마도 IT 정책 특보가 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즉, 출연 기관의 전문성 발휘를 위해서 상부의 강력한 계획, 전략, 통제, 조절 기능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보화 관련 출연 기관의 통폐합은 아직 성패를 논하기 이르다. 그 성패는 치밀한 PMI 과정뿐 아니라, 출연 기관들의 상위 기관들의 조율과 통제 능력 배양에도 좌우된다. 정통부 부활론은 적어도 이 두 가지 주문에 대한 향수감 섞인 요청이 아닐까 한다.
기관 통폐합 실시후 반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이 문제를 야기하는 이유는, 조직의 통폐합은 통폐합까지의 과정보다 그 이후의 관리 과정이 더욱 그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민간 부문의 M&A는 70% 정도가 실패로 끝난다고 하는데, 공공 부문도 예외가 아니어서, 비록 통폐하의 성과가 민간부문과 같이 수익이나 시장점유율 등과 같이 사업 성과로 발현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조직 구성원들의 만족도나 업무 조정을 통한 일관성 있는 기능 수행 등 보다 내부적인 지표로 성패여부가 측정 가능하다고 한다.
조직 통폐합의 성공을 위한 통폐합 이후의 관리 과정을 PMI(Post-Merger Integration)라고 한다. PMI는 크게 문화, 인사, 기능의 세 가지 활동으로 구성된다. 문화적 이슈는 기관간의 업무 지시 및 수행 방식, 의사소통 방식 등 기관마다 보유한 고유의 색깔을 말한다. 인사 문제는 보다 현실적이다. 월급 및 보상금 체계, 직급 체계 및 승진 제도 등 근무자들의 생계와 복지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능 문제는 기존 조직들이 수행하던 업무나 기능과 관련하여 중복성이 높은 업무와 기능을 조정하고 배제하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 및 효과성의 문제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하고도 또한 경시되는 이슈가 바로 문화적 요소인데, Mercer, A.T. Kearney, Hewitt 등 유명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핵심 실패 요소가 바로 `문화적 부조화(Cultural Incompatibility)'인 것이다. 이러한 우려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문화적 조화를 위하여 통폐합된 정부 출연 기관마다 화학적 융합을 기치로 내걸고 업무를 순환 배치하거나 인사 이동에도 통폐합전 기관별로 공평성을 배려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 정보화 관련 정부 출연 기관들의 통폐합에는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존재한다. 첫째는, 이러한 기관들의 설립에는 애초 `전문성'이 고려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정보 기술은 다양한 전문적 영역이 존재하고, 이러한 영역별로 기관들이 설립되어 그 분야의 전문성 있는 정책, 산업, 연구사업들을 이끌어 왔다. 그 전문성에 맞춰 구성원들의 경력도 개발되어 왔고, 그 전문성에 맞춰 문화와 인사제도와 기능들이 축적되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러한 이질적인 전문적 집단이 합쳐지다 보니, 기관마다의 특정 전문성이 오히려 엷어지게 되지는 않는가 하는 우려가 발생하게 된다. 즉, 조직의 집중과 자원의 재치가 분산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둘째는, 과거 정보화 관련 출연기관은 정통부라는 통합된 통제기구에 있었다는 점이다. 상위 기관이 정통부에서 행안부, 방통위, 지경부, 문광부 등으로 이산 배치되면서 새로운 상위 기관들의 문화에 적응을 하다 보니, 과거 정통부 시절을 그리워하는 향수들도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상위 공무원 조직의 업무 처리 문화를 이식하거나 교육시키려 하기보다는, 이러한 전문가 집단이 어떠한 문화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오히려 상위 기관들이 먼저 이해하고자 하여야 할 것이다. 전문성과 위임이 주였던 출연 기관의 업무 문화와 행정적 업무 처리를 중시하는 상위 기관의 문화는 융합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상위 기관은 무리한 문화적 접목보다는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출연 기관의 자립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애플과 같은 혁신 지향형 조직들은 한결같이 각 사업 부문 나름대로의 문화를 격려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로 조직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육성해나가고 있다.
셋째는, 공무원 조직의 2~3년 순환 보직제와 출연 기관의 인사 제도는 분리되어야 한다. 정부 업무 추진의 투명성을 위하여 2~3년 간격으로 보직을 변경하고 있는데, 이 경우 출연 기관은 꾸준히 전문성을 배양하여 상위 기관 신임 보직자의 전문성 부족을 보완해줘야 한다. 문화적 융합이나 상위 기관 인사 제도에 맞추는 순환적 인사 이동은 적어도 전문성이 우선시되어야 하는 공공부문 정보화 관련 출연 기관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넷째로는, 공공부문 정보화 전체의 정책, 산업, 연구사업을 총괄적으로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전이다. 예를 들어, 행안부내 정보화 전략실은 적어도 행안부내 각 정보화 관련 출연기관들의 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하여야 한다. 그 상위에 행안부, 방통위, 문광부, 지경부마다 진행되는 정보화 관련 정책, 산업, 사업의 컨트롤은 아마도 IT 정책 특보가 하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즉, 출연 기관의 전문성 발휘를 위해서 상부의 강력한 계획, 전략, 통제, 조절 기능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보화 관련 출연 기관의 통폐합은 아직 성패를 논하기 이르다. 그 성패는 치밀한 PMI 과정뿐 아니라, 출연 기관들의 상위 기관들의 조율과 통제 능력 배양에도 좌우된다. 정통부 부활론은 적어도 이 두 가지 주문에 대한 향수감 섞인 요청이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