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부족ㆍ예산 미확보 실효성 못거둬… 전담조직 제도화 필요
"전담자도 없는 상황에서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의 효과를 내기 어려워 담당자로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2006년 공공부문의 EA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 시행 후 많은 기관이 EA를 도입했지만, 전담자가 없는 곳이 많고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정보시스템 중복 투자 제거, 상호운용성 향상 등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 공공기관 IT부서 관계자는 "많은 공공기관이 법에 따라 EA를 도입했지만, 목적을 이해하지 못한 곳이 많은데다 정부조직 축소 분위기에서 전담조직은커녕 전담자를 두기도 어려워 실효를 거두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임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변화에 정보시스템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는 EA가 나라를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우리나라는 EA 도입에만 신경을 쓰고 효과적인 활용방안에는 관심이 적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09년도 EA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의무도입 대상기관의 80.2%(101개 기관)가 EA를 도입했지만, 도입기관 중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곳이 36.8%이며, 미도입기관의 경우 81.1%가 예산 편성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주요원인은 EA 성과 및 효과 불확실성, EA 필요성 및 중요성 인식 부족, 예산 부족 등으로 조사됐다.
또 도입기관 중 EA 전담조직을 둔 곳은 32.1%에 그쳤으며, EA 담당자를 둔 곳도 81.9%가 타 업무를 겸하게 해 EA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관장의 인식 결여가 인력 부족과 예산 미확보 문제로 이어지고 아키텍처 품질과 EA 활용가치가 저하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환보직 제도에 따라 담당인력이 자주 바뀌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EA의 효과가 떨어지는 원인을 IT부서의 힘이 약화되고 있는데서 찾기도 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보화담당관실의 힘이 약한 기관은 현업 업무의 조정과 관리 역할을 못하고 아키텍처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며 "많은 기관에서 IT 예산이 줄고 정보화담당관실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공공기관에서는 EA 사업의 주부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정보화진흥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공공기관 EA 담당자는 "개별 공공기관 조직 내에서 아무리 EA 인력을 늘려달라고 아우성 쳐도 절대 늘어나지 않는다"며 "행안부에서 각 공공기관에 EA 전담자를 둘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EA 워크숍에 가보면 EA 사업의 잘되는 측면을 설명하고 우수기관이 나와 발표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는다"며 "행안부와 정보화진흥원이 일선 공공기관의 실제 어려움이 뭔지를 충분히 파악하고, EA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IT 컨설팅 전문가는 "EA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별 공공기관을 위한 EA 활용 가이드를 만들어 잘 활용할 수 있게 유도하고, EA 전담자를 둘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일선 공공기관의 EA 도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개선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EA=조직 전체의 주요 업무, 데이터, 기술, 나아갈 방향을 정의한, 정보화 현황과 계획에 대한 종합 설계도이다. 다양한 국가정보화 사업이 추진돼 IT자원관리가 어려워지고, 개별업무 중심의 정보화로 정보시스템의 중복 개발, 시스템간의 복잡한 연계 등의 한계가 나타난 가운데, EA는 시스템간 연계와 통합, 상호운용성 확보, 정보화 사업의 의사결정 정보 제공 등 정보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합관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EA는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부문의 정보를 재활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도입, 운영하고 있다.
강동식기자 dskang@
2006년 공공부문의 EA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 시행 후 많은 기관이 EA를 도입했지만, 전담자가 없는 곳이 많고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정보시스템 중복 투자 제거, 상호운용성 향상 등 본래 목적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 공공기관 IT부서 관계자는 "많은 공공기관이 법에 따라 EA를 도입했지만, 목적을 이해하지 못한 곳이 많은데다 정부조직 축소 분위기에서 전담조직은커녕 전담자를 두기도 어려워 실효를 거두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임원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변화에 정보시스템이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일본에서는 EA가 나라를 살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우리나라는 EA 도입에만 신경을 쓰고 효과적인 활용방안에는 관심이 적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09년도 EA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의무도입 대상기관의 80.2%(101개 기관)가 EA를 도입했지만, 도입기관 중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곳이 36.8%이며, 미도입기관의 경우 81.1%가 예산 편성이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주요원인은 EA 성과 및 효과 불확실성, EA 필요성 및 중요성 인식 부족, 예산 부족 등으로 조사됐다.
또 도입기관 중 EA 전담조직을 둔 곳은 32.1%에 그쳤으며, EA 담당자를 둔 곳도 81.9%가 타 업무를 겸하게 해 EA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관장의 인식 결여가 인력 부족과 예산 미확보 문제로 이어지고 아키텍처 품질과 EA 활용가치가 저하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환보직 제도에 따라 담당인력이 자주 바뀌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운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EA의 효과가 떨어지는 원인을 IT부서의 힘이 약화되고 있는데서 찾기도 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보화담당관실의 힘이 약한 기관은 현업 업무의 조정과 관리 역할을 못하고 아키텍처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며 "많은 기관에서 IT 예산이 줄고 정보화담당관실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공공기관에서는 EA 사업의 주부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정보화진흥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공공기관 EA 담당자는 "개별 공공기관 조직 내에서 아무리 EA 인력을 늘려달라고 아우성 쳐도 절대 늘어나지 않는다"며 "행안부에서 각 공공기관에 EA 전담자를 둘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EA 워크숍에 가보면 EA 사업의 잘되는 측면을 설명하고 우수기관이 나와 발표하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는다"며 "행안부와 정보화진흥원이 일선 공공기관의 실제 어려움이 뭔지를 충분히 파악하고, EA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IT 컨설팅 전문가는 "EA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별 공공기관을 위한 EA 활용 가이드를 만들어 잘 활용할 수 있게 유도하고, EA 전담자를 둘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일선 공공기관의 EA 도입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개선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EA=조직 전체의 주요 업무, 데이터, 기술, 나아갈 방향을 정의한, 정보화 현황과 계획에 대한 종합 설계도이다. 다양한 국가정보화 사업이 추진돼 IT자원관리가 어려워지고, 개별업무 중심의 정보화로 정보시스템의 중복 개발, 시스템간의 복잡한 연계 등의 한계가 나타난 가운데, EA는 시스템간 연계와 통합, 상호운용성 확보, 정보화 사업의 의사결정 정보 제공 등 정보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통합관리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EA는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부문의 정보를 재활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도입, 운영하고 있다.
강동식기자 dskang@
